"아베는 보고 있는가? 위안소에서 칼질·매질 당한 우리들의 몸을"

도쿄 | 윤희일 특파원 2016. 1. 26.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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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이옥선·강일출 할머니 도쿄서 피해 참상 증언 “소녀상 누구도 손 못대”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직접 사죄하고, 일본 정부가 법적 배상에 나서는 겁니다. 우리의 정당한 요구를 외면한 한·일 합의는 인정할 수 없습니다.”

26일 일본 도쿄 지요다구 중의원 제1의원회관. 휠체어를 타고 기자회견에 나온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씨(90)와 강일출씨(89)가 내·외신 기자들 앞에서 한·일 정부의 위안부 합의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씨는 “피해자는 뒤로 물러서 있게 해놓고 돈 몇푼 쥐여주고 입을 막으려 한다. 너무 분하다”면서 당사자인 자신들이 배제된 채 이뤄진 합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씨(오른쪽)가 26일 오후 일본 도쿄 중의원 제1의원회관에서 “당사자인 위안부 피해자를 배제한 채 이루어진 한·일 합의는 인정할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왼쪽은 강일출씨. 윤희일 특파원 yhi@kyunghyang.com

그는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에 대해 “누구도 손 못 댄다, 우리가 살아 있는데 왜 없애려 하느냐”고 말했다. 강씨는 “아베는 뭐하는 것이냐. 아베가 무릎 꿇고 사죄하고 배상해야 한다”면서 위안부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라고 촉구했다.

두 할머니는 강제로 위안소로 끌려간 과정과 위안소에서 겪은 고통스러운 일들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강씨는 “남의 집 식모로 일하면서 심부름을 다녀오는데 남자 2명이 갑자기 나타나 팔을 하나씩 붙잡고 끌고 갔다”며 강제로 끌어갔음을 강조했다. 그는 “위안소에 있는 동안 수시로 칼질과 매질을 당해 매일 피투성이가 되곤 했다”고 말했다. 온몸에 난 상처를 직접 보여주면서 처참했던 위안소 생활을 증언한 이씨는 자신을 도와준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다 복받치는 슬픔으로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을 훔쳤다.

할머니들이 위안부 생활을 증언하는 그 시간, 아베 총리는 국회의사당에서 야당 대표의 질문에 답하면서 “여성이 활약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밝히고 있었다.

<도쿄 | 윤희일 특파원 yh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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