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팔리는 과일소주, 남아도는 원재료 어쩌나

장도민 기자 2016. 1. 26.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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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사-도매상, 넘쳐나는 과일소주 물량 '미루기' 쌓여가는 재고, 제조사 3분기 재무제표에 반영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장도민 기자 = 지난해 하반기부터 과일소주(리큐르)의 인기가 꺾이면서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원액(오일) 등의 원재료가 쌓여가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부터 급속도로 성장한 과일소주 시장 규모는 쪼그라드는 속도 역시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재고가 쌓인채 팔리지 않는 '계륵'이 됐다.

시장에서 외면받다보니 제조를 위해 구입한 원재료 역시 창고에서 거의 줄어들지 않고 있다. 생산 물량을 넘기려는 제조사와 받지 않으려는 도매업자 사이의 신경전도 벌어지는 상태다.

이는 결국 일부 주류 제조사의 실적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26일 A마트의 집계에 따르면 소주 총 매출 비중에서 과일소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7월 12.9%까지 치솟은 뒤 꾸준히 하향세를 기록했다.

정점을 찍은 지 두 달만인 9월 6.3%를 기록해 '반토막'이 났고 이후에도 매달 0.5~0.7%p 씩 내려앉았다. 같은 해 11월에는 4%수준까지 하락했다.

과일소주 열풍은 롯데주류가 '순하리 처음처럼'을 선보인 직후부터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잇따라 '미투제품(유사제품)'이 출시되면서 싫증을 느낀 소비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제살깎기식' 경쟁이 소비자들의 인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현재는 주류도매점마다 서로 과일소주 물량을 받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태다.

물건을 받아도 소진이 어렵기 때문인데 제조사에서는 다른 주종의 마진을 줄이더라도 과일소주 재고를 소진하려 하고 있어 도매상과의 상반된 입장이 극에 달했다.

이에 따라 과일소주를 제조하기 위해 쌓아뒀던 원재료 역시 처리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

한 주류제조사 관계자는 "일정량 이상의 과일소주가 지속적으로 생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재고가 소진되지 않고 있다보니 원재료도 처리하기 난감한 상황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과일소주 시장에서 가장 적극성을 보였던 A업체의 지난 3분기 재고자산은 5억8000만원 수준이다. 연결기준으로는 약 4억원의 재고자산이 늘었다.

이는 전년 동기 약 33억원의 재고 감소를 기록한 것과 비교되는 수치다. 이 회사는 지난해와 2014년에도 각각 200억원과 120여억원에 달하는 재고자산을 줄였다.

주류부문 원료 보유현황도 지난해 3분기 7억2000만원을 기록했는데 전년동기 6억4000만원보다 소폭 늘어났다.

B과일소주 생산업체 역시 지난해 2분기 약 54억원의 재고 소진을 기록했지만 열풍이 꺾이기 시작한 같은해 3분기에는 3억2000만원의 재고가 늘었다.

과일소주 재고가 남아돌면서 원재료 역시 쌓여가고 있는 것을 방증하는 수치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작년에는 원료(오일)가 모자라 과일소주를 생산하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졌었는데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혹시모를 원재료 부족사태에 대비해 쌓아둔 재고가 더디게 소진되고 있어서 애만 태우고 있다"고 말했다.

jd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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