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몰린 이머징 외화채권 "금융위기 때 능가"

황윤정 기자 2016. 1. 25.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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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국 채권시장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 AFP=News1

(서울=뉴스1) 황윤정 기자 = 부실화 위험에 직면한 신흥국들의 외화채권의 규모가 금융위기 당시를 능가, 사상 최대규모로 불어났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4일(현지시간) 부실위험채권 규모가 증가하며 신흥국의 채무불이행 위기가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또한 자금 유출이 가속화되면서 신흥국의 채권 금리가 뛰고 있다고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부실위험채권(stressed)은 미 국채수익률과의 수익률 차이가 700~999bp 수준인 채권을 뜻한다. 이 채권에 실제 문제가 생기거나 해서 수익률 차이가 10%p 이상으로 벌어지게 되면 부실채권(distressed)으로 분류된다. 시장이 악화되는 시기에는 통상 부실가능채권과 미 국채 간의 수익률 차이가 확대된 뒤 부실채권의 스프레드도 따라서 벌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ICBC은행의 신흥시장 전략담당 데이비드 스페겔은 “외화로 발행된 신흥국 정부 및 기업들의 부실가능채권과 부실채권의 규모가 지난 15일 기준으로 2210억달러에 달했다”며 “지난 2008년 12월 금융위기 당시(2130억달러)보다 많아졌다”고 지적했다.

스페겔은 “주목할 점은 최근 부실가능채권이 증가했다는 점”이라며 “투자자들이 매우 낮은 가격에도 채권을 팔아치워 부실가능채권이 부실채권으로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지난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의 자본 흐름이 당초 예상보다 더 좋지 않다”며 “지난해 7590억달러의 자금이 유출됐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하이일드(고수익회사채) 시장에서 부실채권 기업 수가 증가한 것과는 달리, 신흥국에서는 부실채권 발행 기업 수가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러나 브라질의 페트로브라스와 러시아의 가즈프롬 등 대기업들의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있는 상황이라 올해에는 이머징에서도 부실채권 발행기업 수가 급증할 것이라고 FT는 진단했다.

신흥국 부실위험채권 및 부실채권의 절대 액수가 금융위기 때에 비해 증가하긴 했으나 전체 신흥국 채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낮아졌다. 스페겔에 따르면, 2008년 12월 중 68%에 달했던 부실위험 및 부실채권 비중은 현재 19% 수준이다.

하지만 스페겔은 채권거래가 줄어들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이렇게 유동성이 사라진 상황에서 매물이 나오게 되면 시장이 순식간에 엉망이 되어버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FT는 "신흥국채권펀드의 현금 비중이 3%로 금융위기 직전의 절반수준에 불과하다"면서 "투자자들의 환매요구가 늘어날 경우 펀드들이 신흥국 채권을 본격적으로 매도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y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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