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 '5자회담' 반나절 만에 '후퇴'..한·중관계 악화는 불보듯

유신모 기자·워싱턴 | 손제민 특파원 2016. 1. 24.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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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박 대통령 ‘6자회담 무용론’ 국내외 파장 확산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2일 북핵 6자회담 무용론을 펴면서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것이 국내외적으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청와대는 ‘6자회담 틀 내에서의 5자 공조’를 강화하자는 뜻이었다고 뒤늦게 물러섰지만, 한·중관계 악화 등의 후유증은 불가피해 보인다.

6자회담 무용론과 5자회담은 그동안 한·미 보수층이 수차례 제기했던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북한을 제외한 ‘1 대 5’의 대립구도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또 북핵 당사자인 북한을 빼고 해법을 논의하는 것은 의미를 갖기 어렵다.

특히 북한이 국제무대에서 유일하게 문서로 핵폐기를 약속한 것이 6자회담장이었다는 점, 북한의 핵능력은 6자회담이 중단된 기간에 급속히 증가했다는 점 등 때문에 6자회담 참가국들은 제재를 통해 북한을 6자회담에 복귀시키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있다.

실제로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2일 브리핑에서 “6자회담을 조속히 재개해야 한다”며 박 대통령의 언급을 즉각 반박했다. 파장이 커질 조짐을 보이자 청와대는 22일 밤 서면자료를 내고 6자회담 폐기가 아니라 6자회담 틀 내 5자 공조를 강화해 대북압박을 높이자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6자 틀 안에서의 5자 공조’라는 청와대의 해명은 6자회담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5자회담 추진을 언급한 박 대통령의 원래 발언과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따라서 청와대의 해명은 사실상 박 대통령의 발언을 거둬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주한 미국대사관이 23일 “박 대통령의 5자회담 제안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는 북한을 뺀 5자회담을 지지한다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가 해명을 통해 바로잡은 ‘6자 틀 내에서의 5자공조’를 지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미 국무부는 23일(현지시간) “미국도 북한을 제외한 5자회담을 원하느냐”는 경향신문의 질문에 “주말이 지난 이후에 답을 주겠다”며 피해갔다.

청와대가 박 대통령의 이번 발언을 반나절 만에 거둬들임으로써 이번 일은 해프닝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지만 그동안 박근혜 정부가 공을 들여온 한·중관계에는 상당한 악영향이 미칠 수밖에 없다. 또한 북핵 문제에 대한 박 대통령의 속내가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점도 향후 북핵 외교에서는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교소식통은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북한과의 대화에 대한 거부감과 6자회담에 대한 뿌리 깊은 불신이 4차 핵실험을 계기로 표출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소식통은 박 대통령이 업무보고에서 5자회담을 언급하며 ‘북핵 문제의 궁극적 해결은 결국 통일’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제재와 압박의 목적이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이끌어 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북한을 붕괴시키기 위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유신모 기자·워싱턴 | 손제민 특파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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