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교육 아니라서.." 학대예방 사각지대 '외국인 아동'
[머니투데이 윤준호 기자] [국내 외국인 아동 10만명, 현행 교육법상 보호대상에서 제외…문화적 차이로 시민·기관 예방도 어려워]

# 최근 대전에 살고 있는 외국인 가정 자녀 2명이 프랑스 국적 아버지에게 2년여간 학대 받아온 사실이 밝혀졌다. 아이들은 몽둥이로 맞아 온몸에 피멍이 들고 원형탈모에다 성장판까지 손상됐지만 2년여간 주변의 누구도 학대를 짐작하지 못했다. 떨어져 살던 친모로부터 신고받은 경찰이 뒤늦게 수사에 나섰지만 이미 아이들의 상처는 깊었다. (관련기사☞ [단독]글로벌 기업 한국대표 자녀학대 "6세 아들, 성장판 손상")
이처럼 정부가 장기결석 초등학생을 전수조사하는 등 아동학대 방지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국내 거주중인 외국인 자녀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현행법상 외국인학교는 의무교육 대상에서 빠져있는데다 문화적 특성상 외국인 가정에는 공공기관과 주변 이웃들 모두 섣불리 관여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2일 법무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체류중인 외국인 수는 지난해보다 약 11만명 증가한 186만여명으로 파악됐다. 그중 아동복지법상 아동에 해당하는 18세 미만 외국인은 전체 6% 정도인 10만3305명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0~9세 미만은 5만5000여명으로 전체 아동 가운데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외국인 자녀 학대 역시 늘어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외국인 증가 추세의 그림자다. 가정 내 아동복지법 등 위반으로 검찰에 송치된 외국인 수는 2010년엔 한명도 없다가 △2011년 2명 △2012년 3명 △2013년 7명 △2014년 10명 등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신고되지 않거나, 신고가 접수돼도 혐의를 밝히지 못하는 등 개입이 더 어렵다는 것을 감안하면 "적어도 1년에 십수명 넘는 외국인 아동이 학대받고 있을 것"이라는 게 경찰 관계자의 추측이다.

그러나 외국인 아동은 법적·사회적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최근 '부천 초등생 시신 훼손' 사건 이후 정부가 대대적으로 진행중인 장기결석아동 전수조사나 담임교사 신고제에서 '외국인학교'는 빠져 있다. 이는 현행 초중등교육법상 외국인학교가 국내 다른 국·공·사립 학교와 달리 의무교육대상에 포함되지 않아서다.
최근 잇단 아동학대 사건 후 여당에서 발의한 장기결석 아동 관리 개정안에도 외국인학교를 비롯해 외국인 아동의 사각지대를 줄이기 위한 내용은 담겨있지 않다. 개정안이 시행되거나 담임교사 신고제가 도입돼도 외국인학교는 따를 필요가 없다. 시·도 교육청도 학교장에 출석 독촉이나 결석 실태 조사를 강제할 수 없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직 전수조사가 한창인 데다 향후 대상 범위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외국인학교까지 논하기엔 여력이 없다"며 "법 개정이나 제도 적용 등 부분에 외국인 아동도 포함할지 점차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정안을 발의한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 측 관계자도 "현행법상 의무교육대상에서 빠진 외국인학교까지 법의 테두리 안에 넣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이라고 밝혔다.
이웃들의 자발적인 예방 노력도 외국인 가정에는 미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외국인 가정은 학대 사실이 의심스러워도 언어적·문화적 차이 탓에 한국 주민들이 선뜻 다가가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많다"며 "특히 훈육과 학대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른 경우 아동을 구제하는 건 물론 외국인 부모를 계도하는 데도 상당히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아동복지법상 아동은 내·외국인 관계 없이 18세 미만 '사람'을 의미한다"며 "이 같은 내용을 외국인 부모를 대상으로 꾸준히 교육하 정도가 현재 가능한 방안"이라고 덧붙였다.
윤준호 기자 hi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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