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수급비 아껴 2년째 기부금 내놓은 79세 할머니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부산 영도구 청학동에 사는 A(79) 할머니는 21일 평소 가깝게 지내는 통장 B(65)씨를 찾았다.
A 할머니는 100만원이 든 봉투를 내밀며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으로 써달라고 말했다.
통장은 "본인도 살기가 어려운데 그럴 필요가 있느냐"고 만류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그동안 나라의 도움을 많이 받았으니 죽기 전에 이웃을 위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다"며 한사코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그러면서 이름은 밝히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A 할머니의 선행은 이번만이 아니었다.
지난해 1월에도 힘든 이웃에게 사용해달라며 200만원을 구청에 내놓은 적이 있었다.
오래전 남편과 사별하고 홀로 사는 A 할머니는 현재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다.
영도로 시집 와서 조선소에서 배의 녹을 긁어내는 일명 '깡깡이' 일을 하며 남편과 자녀의 뒷바라지를 하며 신산한 삶을 살았다.
구청으로부터 받는 매달 50여만원의 기초생활보장 수급비 등을 아껴 10만원씩 꼬박꼬박 모아서 2년째 훈훈한 기부를 하는 있는 것이다.
셋방살이를 하는 할머니는 "집주인이 밑반찬 등 먹을거리를 나눠 먹어서 생활비가 거의 들지 않아 돈을 조금씩 모으게 됐다"고 말했다.
영도구청은 25일 구청장실에서 할머니를 모시고 장학금 전달식을 하기로 했다.
영도구 관계자는 "돈 액수를 떠나 힘든 상황에서 어렵게 모은 돈을 기부하려는 할머니의 마음이 너무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할머니가 기부한 돈은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win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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