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상인 짐 싸라" 화합 금가는 화개장터
[경향신문] ㆍ하동군, 점포 입점자 재선정
ㆍ호남 거주 상인들 배제 갈등
경남 하동군 화개장터의 점포 입점자 재선정에서 호남지역 상인들이 배제돼 ‘영호남 화합의 장’이라는 상징성이 퇴색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영호남 화합의 장터인 경남 하동군 화개면 화개장터에서 관광객들이 특산품 등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2014년 11월 화재로 불에 탄 화개장터는 지난해 4월 복원 공사를 마치고 다시 개장했다. 하동군 제공 |
하동군은 화개리 답리에 있는 화개장터 점포 입점자들의 3년 임대기간 만료와 난전 정비사업 완료로 재입점 과정을 거쳐 지난 20일 장옥 82칸의 새 입점자를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과정에서 전남 광양시지역 5명과 구례군지역 1명 등 호남 상인 6명이 입점자 재선정 추첨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화개장터는 가수 조영남씨의 대중가요 노랫말처럼 섬진강을 사이에 두고 전라도와 경상도 상인들이 온갖 물건을 가져와 팔았던 곳으로 영호남 화합의 장터로 불렸다.
재입점에서 배제된 호남 상인들은 2007년부터 화개장터 길에서 약재, 농산물 등을 팔았다. 이후 하동군은 2013년 길거리 상점 55곳을 없애고 점포 44곳을 마련하는 정비사업을 하고난 뒤 호남 상인들이 장사를 계속할 수 있도록 했다. 호남 상인들은 연간 각 30만원의 임차료도 냈다.
그러나 하동군은 올해 입점 재선정에서 2008년쯤 만든 ‘하동군에 3년 이상 실제 거주하는 상인’으로 입점자 자격을 제한한 ‘화개장터 운영 규정’을 엄격히 적용했다. 재입점에서 배제된 호남 상인들은 이달 말까지 점포를 비워줘야 한다. 호남 상인들과 광양시·구례군청 관계자들은 하동군을 찾아 재입점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았다.
남 상인 이모씨(71)는 “화개장터를 삶의 터전 삼아 생계를 이어 가는데 하동군이 장터의 역사와 상징성은 외면한 채 지역주민 여론에만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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