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막겠다며 남자들 턱수염 자른 타지키스탄..속내는 '반정부 세력 차단'
[경향신문] 면도하고 헤자브를 벗으면 테러를 막을 수 있나.
타지키스탄 경찰이 1만3000여명 남성들에게 턱수염을 자르게 하고 전통 무슬림 의상을 파는 가게 160여 개를 폐업시켰다고 20일(현지시간) 알자지라가 보도했다. 무슬림 여성들이 헤자브를 쓰는 것도 금지시켰다.
정부가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는 명분은 이슬람 과격주의를 막겠다는 것이다.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타지키스탄을 비롯해 우즈베키스탄, 체첸, 위구르 등의 무장세력과 연계하기 위해 아프가니스탄 북부지역 장악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타지키스탄의 경찰까지 IS에 가담한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줬다. 경찰 특수부대 지휘관 출신인 굴무로드 하리모프는 지난해 5월 IS 군복을 입고 미국과 성전(지하드)을 벌이겠다고 다짐하는 영상을 유튜브 등에 공개했다. 하리모프는 과거 미국이 대 테러 전술을 가르친 군사 훈련에도 참가한 것으로 확인돼 전술 유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시리아에서 IS 대원으로 활동하는 타지키스탄인은 2000명 정도로 추산된다.

하지만 가게를 문닫게하고 면도와 헤자브 탈의까지 지시한 이번 조치를 단순히 IS 테러와의 전쟁으로만 볼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은 폐쇄정치와 인권탄압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는 인물이다. 2011년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10대 독재자에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반 정부 세력을 차단하기 위한 ‘내부정치용’으로 IS와 이슬람 급진주의 문제를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지난주 국회는 사촌끼리의 결혼을 막고 아랍풍 이름 짓기도 금지하는 법안을 표결에 부쳤다. 현지 언론 라디오 리버티는 라흐몬의 승인으로 법안이 통과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9월29일 타지키스탄 고등법원은 야당인 이슬람부흥당(IRPT)을 테러단체로 규정한다고 판결했다. 법원의 판결에 따라 당을 소개하는 인쇄물이나 영상 등을 배포하는 IRPT의 모든 정당 활동이 금지됐다. 당국은 같은 달 4일 무장조직이 경찰을 공격한 사건의 배후에도 이슬람 세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8월에는 정부를 비판한 언론인에게 여권상의 생일과 실제 생일이 다르다는 이유로 징역 2년을 선고하기도 했다.

라흐몬은 2013년 11월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하며 4번째 연임에 성공했다. 그의 임기는 2020년까지다. 그러나 독재에 대한 반감, 1991년 러시아에서 독립한 이후 계속된 경제난 등은 그의 장기집권 계획에 불안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인접국 우즈베키스탄과 에너지, 물, 소수 민족 문제를 두고 험악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고,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 반군에 의한 안보 위협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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