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병 회수거부로 이어지나..주류업계, 취급수수료 두고 갈등

(서울=뉴스1) 양종곤 기자 = 주류 판매상과 주류회사(주류제조사)가 취급수수료 인상을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취급수수료는 주류회사가 빈병을 수거해 준 주류 도소매상에게 지불하는 비용이다.
판매상 측은 "수거비용 현실화에 맞게 수수료를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주류회사는 수수료 인상 수준이 과도하면 주류 판매가 인상요인이 된다"고 맞서고 있다.
이 갈등은 자칫 가정용주류 도소매상, 고물상의 빈병 회수거부 움직임을 촉발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21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19일 열린 빈 병 취급수수료 업계간 자율협상 1차 회의는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 자리에는 8만 여개 슈퍼마켓, 편의점 등 가정용 주류 도소매상을 대표하는 한국체인사업협동조합,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한국공병자원순환협회, 한국편의점산업협회, 한국체인스토협회가 참석했다. 주류회사 측에서는 제주소주만 논의테이블에 앉았다.
가정용 주류 도소매상이 참석을 요청한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주류, 무학, 금복주, 보해양조, 충북소주, 대선주조가 불참하면서 회의는 파행됐다.
두 업계가 갈등을 빚게 된 이유는 지난해 환경부의 취급수수료 인상안이 규제개혁위원회로 반대로 무산돼서다. 환경부는 수수료를 현재 보다 두 배 수준인 33원으로 인상할 계획이었지만 규개위는 업계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라고 환경부에 권고했다.
이에 환경부는 19일 빈용기보증금 제도개선 계획을 발표하면서 취급수수료를 업계 간 자율결정에 맡긴다고 입장을 공식화했다. 환경부는 불가피한 경우에만 취급수수료 인상에 대해 직접 개입할 뜻을 밝혔다.
현재 취급수수료는 소주병 16원, 맥주병 19원이다. 가정용 주류 도소매상은 소주병은 46원(400ml 미만), 맥주병(400m 이상)은 55원으로 인상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체인사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인건비, 빈병 보관비 등을 계산하면 실제 회수원가는 50원으로 소주병 1병 당 34원의 손해를 보고 있다"며 "취급수수료는 10년 간 13원에서 16원으로 3원 인상에 그쳤다"고 말했다.
반면 주류회사 측은 가정용 주류 도소매상 주장 보다 20원 가량 낮은 정부 인상안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비용 부담이 큰데다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류가격 인상 요인이 될 수 있어서다.
주류회사 입장을 대변하는 한국주류산업협회 측은 "현재의 두 배 수준인 34원으로 취급수수료가 인상되면 17원이 원가에 반영되는 것"이라며 "이 경우 출고가는 33원 가량 더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변수는 업소용 주류의 빈병 수거를 맡고 있는 전국종합주류도매업중앙회 측의 입장이다. 도매업중앙회는 가정용 주류 도소매상과 별개로 주류회사와 취급수수료 인상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도매업중앙회 관계자는 "가정용 주류 도소매상, 주류회사와 인상안에 대해 아직 논의하지 않았다"며 "주류회사와 (개별적으로) 인상 수준에 대해 논의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주류협회 측도 업소용 빈 병과 가정용 빈 병은 수거 비율이 다른만큼 구분해 협상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주류협회 관계자는 "도매업중앙회 측이 전체 빈 병에서 수거하는 비중이 60% 후반대에 달한다"며 "이들과 협상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정용 주류 도소매상 주장만 들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주류협회 관계자는 "양 측 단체와 충분한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인상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주류회사는 자율적으로 각 권역 주류 도소매상과 취급수수료 수준을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권역별로 납득하지 못하는 수준의 차별적 취급수수료가 결정된다면 또 다른 갈등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
업계 간 취급수수료 자율협상 2차 회의는 29일로 예정된다. 가정용 주류 도소매상 측은 2차 회의에서도 협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환경부에 중재를 요청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중재 요청이 들어올 경우 30일 간 업계 합의를 유도한다.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최종적으로 환경부장관이 취급수수료를 정한다.
가정용 주류 도소매상 측은 환경부의 최종 결정안이 당초 인상안인 33원 밑으로 확정되면 빈병 회수 거부까지 검토하고 있다. 가정용 주류 도소매상은 전체 빈병의 약 40%를 수거하고 있다.
체인사업협동조합 관계자는 "취급수수료가 인상되지 않으면 과태료를 감수하고서라도 빈병 거부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7월부터 빈병을 받지 않는 소매점에 300만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한다.
ggm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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