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대란]부모에 비용 전가 위법인가 아닌가
[경향신문] ㆍ정부 “가능” 시민단체 “불가”
보육대란이 시작되면서 일부 지역 사립유치원들이 학부모에게 비용 부담을 요구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한 적법성을 두고 정부와 시·도교육청들 사이에 상반된 해석이 나오며 현장의 혼란만 가중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유아교육법 24조에 따르면 취학 직전 3년의 유아교육(누리과정)은 무상(無償)으로 실시하도록 돼 있다. 그리고 그 비용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시행령에 근거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충당하게 돼 있다. 하지만 해당 법령에 학부모 부담을 금지하는 내용의 명문 규정은 들어 있지 않다.
교육부는 학부모 부담을 금지하는 규정이 없다는 점을 들어 학부모의 비용 부담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누리과정 지원금은 학부모에게 직접 지원되고 그 돈이 유치원에 지급되는 방식이라 유치원은 사실상 학부모로부터 계속 돈을 받아온 셈”이라며 “명백히 위법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교육비분과장 이광철 변호사는 “ ‘무상’이라는 규정에 학부모 부담을 금지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명백한 위법이라고 말했다.
교육청 간에도 해석이 갈리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유아교육법 24조는 ‘무상’을 규정하고 있지만 25조는 유치원이 학부모로부터 원비를 받을 수 있다고 돼 있어 금지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유치원비를 인상한다는 개념으로 해석될 수 있어 위법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반면 광주시교육청은 “무상보육이기 때문에 유치원에서 학부모에게 부담시키는 것은 안된다”는 입장이다.
결국 교육부와 교육청들이 제대로 된 법리 검토 한번 하지 않은 채 제각각 해석만 내놓으면서 학부모들이 관련 비용을 부담하게 되는 사태가 벌어질 경우 소송 등 또 다른 혼란이 우려된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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