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됐다 vs 안됐다..'경제민주화 실천' 따져보면

김필규 2016. 1. 19.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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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범/청와대 경제수석 (3일) : 역대 어느 정부도 하지 못한 경제민주화를 실천했습니다.]

[유일호/경제부총리 (11일) : 경제민주화 성과 있다. 성적은 80점 정도]

[김무성/새누리당 대표 (16일) : 경제민주화에 대한 약속은 다 지켜지고 있습니다.]

[앵커]

팩트체크 들어가겠습니다. 보신 것처럼 새해 들어 정부여당에서 "경제민주화 공약이 잘 이행됐다"는 이야기가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나온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경제민주화가 얼마나 진전됐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진전이 안 됐다, 이렇게 부정적인 응답이 무려 78%나 됐습니다. 대부분 그렇게 대답했다는 얘기죠. 도대체 어느 말이 맞는 건지 오늘(19일) 팩트체크에서 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유일호 부총리는 현 정부 경제민주화에 대해서 80점까지 점수를 줬는데 여론조사 결과에서는 80% 가까운 분들이 아니라고 대답을 하고 있네요. 어떤 기준으로 평가한 걸까요?

[기자]

먼저 정부 쪽 이야기 살펴보면요.

지난 연말 '경제민주화가 역행하고 있다'는 한 일간지 기사가 나가자 공정거래위원회에서 해명자료를 내서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경제민주화 법안 20개 중에 13개의 입법을 마쳤다. 나머지 법안도 국회에 계류 중이라 곧 입법이 될 거다"라면서 그동안 대기업의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했고, 불공정 관행도 개선한 데다 나머지 과제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있으니 경제민주화는 잘 이행되고 있다고 평가한 겁니다.

청와대나 여당도 이 내용을 인용해서 같은 이야기를 하는 거고요

[앵커]

20개 법안 중에 13개 법안에 대해서 입법 완료됐다. 그럼 최소한 65%는 완성됐다는 얘기잖아요. 그러니까 임기 5년 중의 3년 동안 65%를 했다면 그건 제대로 하고 있는 거 아닌가요?

[기자]

그런데 정부에서 이야기하는 20개 과제라는 게 뭘 기준으로 했느냐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건 대선 당시 공약을 가지고 한 게 아니라 대통령 취임 후 2013년 5월 국무조정실에서 정부 국정과제 140개를 발표하면서 그중 일부로 나온 겁니다.

이 과정에서 당초 약속했던 징벌적 손해배상제나 집단소송제 도입 같은 내용은 빠졌고, 한편 원래 공약집에서 다른 항목에 있던 내용이 당선 후에 경제민주화 국정과제에 포함돼 정부 성과로 합산된 경우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그래서 이런 전문가 지적이 나옵니다.

[김광두/국가미래연구원장 : 그게 이제 기준이 뭐냐 가지고 얘기가 달라질 수 있는 성격 아니겠어요? 선거 공약을 면밀히 살펴보고, 공약이 그 20개(과제)로써 다 커버가 되는지를 먼저 봐야 돼요. 왜냐면 선거 국면에서는 과감한 약속들을 했지 않느냐 싶은데, 20개라고 하는 건 언제 기준으로 20개가 다라고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앵커]

그러니까 선거 때는 경제민주화 관련해 상당히 많은 내용을 공약으로 이야기했는데 정작 당선 후에는 정부가 수정된 내용으로 국정과제를 만들어 그걸 기준으로 삼았다는 거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마치 제가 방송 전에 "1년 내내 팩트체크를 하겠습니다"라는 약속을 하고 시작해 놓고선, 자체적으론 한 달에 한 번씩만 하겠다는 기준을 세우고, 1년이 지나고 나선 "약속을 잘 이행했다" 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는 셈이죠.

경제민주화의 경우 이런 정부 자체 기준이 아니라 당초 공약을 기준으로 해서 보면, 정부 정책 중 실제 공약이 반영된 것은 33.5%에 불과하다는 조사 결과(경제개혁연구소)도 있습니다.

조금 전에 이야기했던 그 80점하고는 상당히 차이가 나는 그런 내용이죠. 그러니 국민들이 체감하기 힘들 수 있다는 건데요.

또 여기에 대기업의 신규순환출자 금지같이 정부가 이렇게 어렵게 해냈다라고 강조했던 분야에 대해서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화면으로 한번 직접 보시죠.

[김종인 선대위원장/더민주당 : 경제 성적표가 별로 내세울 게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애매모호하게 경제민주화를 제일 많이 했다고 하는데. 처음에는 기존 출자까지 해소하는 식으로 법을 만들자고 했는데. 그걸 신규출자라고 말을 바꿔서. 지금 경제형편이 (기업들이) 순환출자를 할 수 있는 실정이 아니에요.]

[앵커]

그런데 어쨌든 정부 입장에서 보자면, 이 정도라도 해서 사실 굉장히 여러 가지로 경제적 여건도 좋지 않았고 또 재계 쪽의 요구도 물론 있었을 테고요. 그래서 이 정도에서 성과를 낸 것은 아니냐라는 주장은 가능한 것 아닌가요?

[기자]

그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제 청와대가 내놓은 보도 참고자료를 보면 '진정한 경제민주화는 경제활성화와 함께 가며 일자리와 소득으로 결실을 맺는 건데, 야당의 발목잡기로 법안이 통과 안 돼 경제민주화 성과가 위협받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당초 공약집에서 말한 경제민주화는 '모든 경제주체들이 성장의 결실을 골고루 나누면서,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질서를 확립하며, 균등한 기회와 정당한 보상이 이뤄지는 행복한 경제시스템'이라고 했었습니다.

이걸 기억하고 있는 국민들에겐 지금 추진되는 상황이 미진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인데요.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의 경제교사로 불렸던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죠?

"할 것 다 했다고 말하기보단 차라리 노력했지만 경제여건이 나빠서 계획대로 못 했다고 하는 게 낫겠다"라는 조언, 정부여당이 귀 기울일 만할 것 같습니다.

[앵커]

아무튼 그래서 여론조사에서도 80%에 가까운 사람들이 경제민주화가 아직 안 됐다라고 주장하는 것이겠죠.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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