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청소기, 아직도 모뉴엘 후유증에 '끙끙'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여전히 모뉴엘 재고 시장교란...그사이 후발 중국업체들은 글로벌시장 장악 나서]

고공성장하던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이 여전히 모뉴엘 사태의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중저가 시장을 주도하는 업체들이 사라지면서 시장은 정체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코백스·샤먼씨베스트테크놀로지 등 후발주자인 중국업체들은 탄탄한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성장, 글로벌시장을 넘보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2012년 11만대, 2013년 15만대까지 급성장했다. 중견업체인 유진로봇·모뉴엘·마미로봇 등이 20만~40만원대 중저가 시장에서 경쟁하고, 삼성·LG가 80만원대 프리미엄급 제품시장에서 대결하는 구도를 형성하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하지만 2014년 모뉴엘 사태가 터지면서 시장성장에 급제동이 걸렸다. 모뉴엘은 2014년 허위수출을 통한 금융기관 대출로 문을 닫았고, 마미로봇 역시 자금난을 겪으면서 사실상 ‘휴업’상태에 접어들었다.
문제는 모뉴엘 로봇청소기의 잔여물량이 현재까지 오픈마켓 등에서 초저가로 판매되면서 시장가격을 교란하고, 애프터서비스(AS) 등으로 전체 로봇청소기 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마미로봇 제품은 일부 오픈마켓에서 9만원대에 팔리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는 지난 9일 막을 내린 미국 가전전시회 'CES 2016'에서 각각 인공지능과 증강현실을 탑재한 로봇청소기 신형 모델을 선보이는 등 지속적으로 프리미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CES에 나온 삼성과 LG 모델의 가격은 최소 80만~100만원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전문가들은 프리미엄시장을 타깃으로 한 대기업의 제품만으로는 모뉴엘 사태 이후 답보상태를 보이는 전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는 역부족이라고 분석한다. 또한 내수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하다보니 유진로봇 정도만 명맥을 유지하고, 대기업을 제외한 중저가 국내 로봇청소기 브랜드의 해외시장 진출은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2000년대 후반부터 제품 판매를 시작한 후발 중국업체들은 저렴한 가격대의 로봇청소기를 앞세워 글로벌시장에서 입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에코백스, 샤먼씨베스트테크놀로지는 1000위안대(10만원대 후반~20만원대 중반) 제품들을 주력으로 유럽·미국·일본·중동 등에 수출을 시작했다.
특히 에코백스는 지난 5년간 연평균 성장률 100%를 기록하며 중국 내 로봇청소기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샤먼씨베스트테크놀로지 역시 직원 20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대기업이다. 이들 기업은 'CES 2016'에서도 단독 부스를 차리고 각종 로봇청소기 모델과 기술을 전시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LG가 기술력을 앞세운 프리미엄제품으로 포지셔닝하는 사이 중국 로봇청소기 업체들이 자국 수요를 기반으로 급성장했다"며 "일반 소비자들이 원하는 기본적인 품질이나 디자인, 가격경쟁력에선 오히려 중국업체가 세계 로봇청소기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계현 기자 unmblu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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