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원 환수하자고 1930원짜리 등기 발송..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권기정 기자 2016. 1. 1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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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부산의 환경운동단체인 ‘습지와 새들의 친구’의 김경철 사무국장(55)은 최근 부산시로부터 등기우편 한 통을 받았다.

등기우편 안에는 고지서 한 장이 들어있었다. 부산시 지원금에 대한 이자 환수 고지서였다. 납부기한은 1월21일, 과목은 기타이자수입, 납기 내 금액은 ‘80원’이었다.

다시 편지 겉봉을 살펴본 김 국장은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1월6일자로 발송한 등기우편으로 우편요금은 1930원이었기 때문이다. 김 국장은 “80원을 환수하기 위해 1930원짜리 등기를 보낸다는 게 상식적인가”라고 말했다.

부산시의 보조금 이자 수익 환수 고지서. 등기 우편요금은 1930원(위 사진), 납부액은 기타이자수입 80원이다.

‘습지와 새들의 친구’는 지난해 부산시로부터 지원금 576만원을 받아 환경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지원금은 ‘습지와 새들의 친구’ 명의의 통장으로 입금됐고 활동비와 경비 등으로 모두 사용했으나 지난해 연말까지 88원의 이자가 발생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자를 환수하기 위해 고지서를 보낸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 법률 제31조 ‘보조금의 반환’ 조항에는 ‘이미 교부된 보조금과 이로 인하여 발생한 이자를 더한 금액이 그 확정된 금액을 초과한 경우에는 기한을 정하여 그 초과액의 반환을 명하여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단, 국고금 관리법에 따라 1원 단위는 절삭(계산에서 제외)한 것이었다. 이 법률 제47조 ‘국고금의 끝수 계산’ 조항은 ‘국고금의 수입 또는 지출에서 10원 미만의 끝수가 있을 때에는 그 끝수는 계산하지 아니하고, 전액이 10원 미만일 때에도 그 전액을 계산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부산시는 관련법에 따라 88원 이자 가운데 8원을 제외한 80원의 이자를 환수하기 위해 등기우편 비용 1930원과 지로용지 비용을 쓴 셈이다. 시 관계자는 “쓸데없는 행정력 낭비라는 비난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법상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권기정 기자 kw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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