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탄저균 배달 사고' 조사 "아무도 위험에 노출 안돼" 결론
[경향신문] 미국 육군은 지난해 오산 공군기지 등에 산 채로 배달된 탄저균 사건을 ‘체계적인 부주의’에서 비롯됐다고 결론 짓고 당시 책임자 등을 징계 조치할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이는 미군이 당초 탄저균 처리 절차에 대한 과학적 합의가 돼있지 않은데서 비롯된 문제로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고 한 중간조사 결과와는 다른 것이다.
탄저균 부실 관리와 부주의한 배송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2009~2011년 유타주 더그웨이 실험장을 책임진 윌리엄 킹 준장 등 12명이다.
미군은 당시 대령이었던 킹 준장이 “자신이 지휘한 작업들을 더 깊이 들여다 보지 않았고, 결국 안주하는 분위기를 영속화하는데 기여했다”며 “조사를 진행하는 동안에도 이 사건의 엄중함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밝혔다.
탄저균은 인체에 조금만 노출되어도 치명적이어서 다른 곳으로 옮길 때 방사선 등으로 비활성화해야 한다. 하지만 지난해 5월 더그웨이 실험장에서 다른 미군기지나 민간 연구소에 배달된 탄저균의 상당수가 살아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미군이 이날 국방부 청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 따르면 탄저균 배달된 곳은 미국 내 50개 주와 한국, 일본, 독일 등 9개 외국의 194개 연구소다.
폴 오스트로우스키 육군 소장은 이날 회견에서 “실험실 기술자들이나 미국 국민들 어느 누구도 이 부주의한 배달 때문에 위험에 처한 사람은 없다”고 단언했다. 모두들 방호복을 착용했고, 유리병에 액체 상태로 탄저균을 배송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오산기지에 배달된 탄저균에 대한 조사 결과를 묻는 질문에 “우리의 조사 범위에 속하지 않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 육군 조사팀은 더그웨이 실험장 내부의 관리 실태에 대해서만 조사했다고 말했다.
더그웨이 실험장에서 1차로 배달된 곳은 88개 실험실이고, 이 실험실들이 탄저균을 쪼개서 2차로 배달된 곳은 106개이다. 3차로 배달된 곳이 있을 가능성을 미군은 배제하지 않았다. 따라서 오산기지 등 해외에 배달된 살아있는 탄저균이 해당 국가와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아직 분명히 정리되지 않은 셈이다.
미군은 지난해 5월 이 사실이 처음 알려진 뒤 더그웨이 실험장의 탄저균 생산과 배송을 중단했다. 하지만 미군의 생화학무기 연구는 계속 되어야 한다며 더그웨이 실험 내에서 탄저균 실험은 계속 할 것이라고 오스트로우스키 소장은 밝혔다. 다만 더그웨이 실험장 밖으로 배송하는 것은 계속 중단할 것이라고 했다.
미군은 이 같은 탄저균 배송을 “10여년 간” 해왔다고 밝혔다.
<워싱턴|손제민 특파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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