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레터 2016] "오겡끼데스까가 아직도 유행어라고요?"(인터뷰) ①

김수정 2016. 1. 17.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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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수정 기자] "오겡끼데스까"

일본어를 모르는 이에게도 익숙한 "잘 지내시나요"라는 뜻을 지닌 이 문장은 영화 '러브레터'의 명대사다. 설원 위에서 지금은 세상을 떠나고 없는 첫사랑에게 "오겡끼 데스까"라고 외치는 여인의 모습은 21년 전 수많은 한국 관객들의 마음을 움켜쥐었다. 그렇게 '러브레터'는 많은 이의 가슴속에 겨울, 눈, 첫사랑을 대표하는 영화로 자리 잡았다.

'러브레터'는 지난 14일 개봉 21주년을 맞아 재개봉했다. 이와이 슌지 감독의 대표작인 '러브레터'는 1999년 개봉 당시 일본영화 최초로 140만 관객을 동원하며 신드롬을 일으켰다. '러브레터'는 일본문화에 보수적이었던 국내 대중의 마음을 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영화는 여주인공 와타나베 히로코(나카야마 미호)가 세상을 떠난 첫사랑 후지이 이츠키에게 편지를 받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이와이 슌지 감독 특유의 섬세한 영상미로 그려냈다. 잔잔하지만 후반부 휘몰아치는 감정이 돋보이는 작품. 나카야마 미호의 1인 2역 설정 역시 화제를 모았다.

'4월 이야기',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 '릴리 슈슈의 모든 것', '하나와 앨리스' 등 매 작품 세상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현미경을 들이밀어 스크린 안에 은은하게 풀어낸 이와이 슌지. '러브레터'는 감독 스스로도 "내 안의 중심을 그려낸 작품"이라고 밝혔을 만큼 감독의 작품 세계의 진수가 담긴 영화다. 

지난달 기획전을 맞아 내한한 이와이 슌지 감독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러브레터'의 재개봉 소감과 그의 작품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 다음은 이와이 슌지 감독과의 서면 인터뷰

-'러브레터'가 개봉 21주년을 맞았다.

눈 깜짝할 사이에 시간이 흘렀다. 잘 해왔구나 싶기도 하고, 계속 영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러브레터'는 로보트라는 제작사에서 만들었고, 내가 직접 차린 제작사 록웰아이즈의 첫 작품은 '스왈로우테일 버터플라이'였다. 당시 함께 작업한 멤버 중 하나가 나가사 마사히코 감독, 또 한 명은 프로듀서가 된 쿠보타 오사무 씨인데, 두 사람 모두 일본영화계에서 맹활약하고 있다.

-'러브레터'를 기점으로 한일 대중문화 교류가 활성화됐다. '러브레터'가 유독 한국에서 인기를 끈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나

연인을 잃고, 시간이 흐르고, 편지를 통해 마음이 치유되는 테마가 한국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던 게 아닐까.

-'러브레터'의 명대사 '오겡끼 데스까'가 지금도 한국에서 유행어라는 걸 알고 있나

아, 아직도?

-'러브레터'를 만들게 된 계기가 있다면? 이 영화로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었나

20대 때부터 편지를 모티브로 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이건 신작 '립 반 윙클의 신부'까지도 내 필모그래피에서 공통적으로 이어온 테마다. 가까이 있지 않는 사람들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은 내게 아주 큰 테마인 셈이다. 이곳이 아닌 어딘가, 지금이 아닌 언젠가라는 화두는 내 필모그래피를 관통하는 주제다. 말하자면 내 안에서 가장 중심에 있는 것을 만든 영화가 '러브레터'다.

-이제는 손편지가 아닌 SNS의 시대다. 아날로그를 대표하는 이와이 슌지 감독이 만든 SNS 시대의 사랑은 어떤 느낌일까

신작 '립 반 윙클의 신부'가 바로 SNS 시대의 사랑을 그린 영화다. 

-감독에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것은 뭔가? 

대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 그다지 친하지 않은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이야기를 들을 때 무척 흥미롭고 실제로 영화의 소재로 이어지기도 한다. 친한 사람보다 잘 모르는 사람이 하는 이야기, 부모님의 이야기, 일상 이야기가 재밌다. 그래서 그런지 점점 타인의 이야기를 조금이라도 더 들으려고 하고 파고드는 경향이 있다.

-10년 만에 '하나와 앨리스' 속편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다.

'하나와 앨리스'를 만든 이듬해 문득 하나의 '꽃귀신 집'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더라. 하나가 왜 은둔형 외톨이가 됐는지, 하나와 앨리스가 어떻게 만났는지 그리고 싶었다. 아오이 유우, 스즈키 안이 출연하는 실사 영화로 만들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프리퀄이라 과거 이야기다 보니 캐스팅이 힘들 것 같더라. 그래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게 된 것도 있지만, 원래도 애니메이션을 해보고 싶기도 했다.

-'하나와 앨리스' 당시 아오이 유우의 어떤 점에 끌려 캐스팅했나

배우를 캐스팅할 땐 배우의 잠재력을 본다. 아오이 유우는 수많은 잠재적 능력과 매력을 가진 배우였다.

-본인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애착 가는 영화는 뭔가

모든 영화에 매번 진심을 담기 때문에 딱 한 작품을 고를 수는 없다. 영화를 만드는 일은 연애하고, 결혼하고, 이별하는 것과 비슷한 일이다. 지금은 개봉 준비 중인 '립 반 윙클의 신부'와 연애 절정의 시기라 할 수 있겠지. 개봉 뒤에는 이별이 기다리고 있고.

-장르나 소재적으로도 어둡거나 밝은 면 양극단을 오간다. 

그런 얘길 자주 듣는데, 나는 내 작품을 그런 식으로 이분법으로 나눠 생각하지 않는다. 모든 작품마다 나름의 다른 색과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본다.

-인상 깊게 본 한국영화가 있나

최근 김기덕 감독의 DVD를 몇 편 샀다. 친구가 추천해줬거든.

-차기작 계획은

영화화를 위해 준비해둔 기획이 몇 편 있긴 한데, 어떤 작품을 먼저 하게 될지는 미정이다. 신작 '립 반 윙클의 신부' 홍보차 한국을 한 번 더 오게 될 것 같다. 그때 한국 관객들과 또 즐거운 시간을 갖길 기대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러브레터' 스틸 및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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