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제재 해제> 핵협상 타결 6개월만에 '일사천리'

2016. 1. 17.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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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앞둔 오바마-총선 임박 로하니 이해관계 일치
핵 타결 기뻐하는 이란 시민들 (테헤란 AP=연합뉴스) 이란 핵 타결 소식이 전해진 14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거리에서 시민들이 노래부르며 국기를 흔들고 있다. marshal@yna.c.kr 2015.7.14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고위대표(왼쪽)와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이 16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행일 개시를 선언하고 있다. (EAP=연합뉴스)

퇴임 앞둔 오바마-총선 임박 로하니 이해관계 일치

(두바이=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지난해 7월14일 역사적인 이란 핵협상이 타결될 때만 해도 대(對) 이란 제재가 해제되는 '이행일'(Implementation Day)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 중일 것으로 예측됐다.

핵협상을 마땅치 않게 여겼던 미국의 공화당과 이란의 보수파의 반발이 컸던 데다 이란이 약속한 원심분리기 감축, 저농축 우라늄 국외 반출, 아라크 중수로 설계변경 등을 이행하는 데 물리적으로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게 전반적인 관측이었다.

핵협상에 직접 참여했던 필립 해먼드 영국 외무장관도 지난해 8월 "이르면 내년(2016년) 봄쯤 제재 해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란의 국제사회 복귀를 경계하는 사우디아라비아를 위시한 미국의 전통적인 우방인 중동의 수니파 진영이 반대도 걸림돌이었다.

지난해 12월15일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란이 2009년 이후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중단했다는 보고서(PMD 보고서)를 내자 이란 정부는 올해 1월 안으로 제재가 해제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서방 언론에선 "이란이 핵합의안(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의 조건을 이행하려면 최소한 2∼3개월은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이런 분석이 무색할 정도로 핵합의안(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이행은 그야말로 거침없이 착착 진행됐다.

결국 모두의 예상을 깨고 핵협상이 타결된 지 단 6개월 만인 16일(현지시간) 이행일이 선언됐다.

대(對) 이란 제재가 이렇게 신속히 해제된 것은 무엇보다 이란 정부의 성실한 JCPOA 이행 덕분이다.

이란이 2013년 11월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유럽연합(EU)과 핵협상을 잠정 합의한 뒤부터 제재 해제의 대가로 이들이 요구하는 핵프로그램 제한 의무를 중단없이 이행했다는 방증이다.

대부분 전문가가 이란이 JCPOA상 의무를 본격적으로 이행하기 시작하는 시기를 지난해 12월15일 IAEA의 보고서 발표 이후일 것으로 봤지만 이란 정부는 이미 상당 부분 의무 이행을 진척시켜놓았던 셈이다.

이란 보수파 의회의 제동이 종종 있었지만 핵협상을 결심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하산 로하니 정부의 추진력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특히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강경한 반미 정책을 유지하겠다면서 국내 보수파를 달래는 동시에 로하니 정부가 국제사회와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변함없이 지지를 보내 균형을 유지했다.

JCPOA가 이렇게 빠른 시기에 이행된 것은 임기 막바지에 접어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총선을 앞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면도 있다.

중동 정책이 실패했다는 비판 속에 유일한 중동 내 외교 성과인 이란 핵합의의 결실을 임기 내에 맺어야 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이를 반대하는 공화당과 민주당 일부 의원을 직접 접촉,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로하니 대통령도 2월26일 총선을 앞두고 보수파 일변도의 의회 구도를 자신에게 유리한 중도·개혁 성향으로 바꿔야 내년 재선에 절대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는 입장이다.

그러려면 보수파가 반대하는 핵합의의 최대 결과물인 제재 해제를 총선 전으로 최대한 앞당겨 유권자에게 직접 그 열매의 '단맛'을 보여줘야 했다.

이행일이 예상보다 이른 시점에 선언된 상황을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이란의 과거·현재 핵무기 개발 의혹에 대한 IAEA의 PMD 보고서 문제가 뜻밖에 쉽게 풀렸던 점을 들 수 있다.

이 보고서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터는 의미였던 터라 JCPOA 이행의 최대 고비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란이 IAEA의 직접 사찰을 한사코 거부하면서 핵협상 내내 이란과 서방이 가장 대립했던 사안이었던 파르친 군기지에 대한 사찰이 다소 '허술하게' 진행되면서 술술 진행됐다.

IAEA 사찰단은 핵무기 개발의 핵심 기술은 고폭장치 시험 시설이 있는 파르친 군기지를 이란의 뜻대로 직접 방문하지 않고 9월 이란 측이 일방적으로 제출한 지질·생물학적 표본만으로 사찰을 마무리 지었다.

사실상 '뒤통수'를 맞은 미국의 반대파의 비판이 거셌지만 기울어진 대세를 뒤집을 수는 없었다.

h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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