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서 환대 못받는 시리아 난민들 "우리가 축구공인가"

2016. 1. 15.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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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에른서 베를린 총리청사로 갔다가 거부돼 되돌아가.."정치적으로 이용"

바이에른서 베를린 총리청사로 갔다가 거부돼 되돌아가…"정치적으로 이용"

(베를린=연합뉴스) 고형규 특파원 = "우리는 베를린과 바이에른 사이에서 차인 축구공 신세다."

14일 오후 6시께(현지시간) 독일 수도 베를린청사 앞에선 씁쓸한 진풍경이 벌어졌다.

바이에른주(州) 남동부에 있는 '란츠후트'라는 지방자치단체가 더는 난민을 받지 못하겠다며 출발시킨 난민버스가 8시간 550㎞를 달려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집무실이 있는 총리청사에 도착했다.

버스에는 21∼45세 연령의 시리아 출신 난민신청자 31명이 타고 있었다.

이들이 장거리 이동에 나선 것은 페터 드라이어 란츠후트 단체장의 정치적 퍼포먼스 때문이었다.

그는 지난해 10월 "더는 난민 유입을 감당할 수 없다"며 메르켈 총리에게 편지와 전화통화를 통해 이번 정치적 행동계획을 사전에 알렸고, 이를 이번에 실행한 것이다.

현장에는 취재진 100명이 몰렸고 메르켈 총리의 난민정책을 반대하는 이들이 뒤섞인 상황에서 난민들은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고 AFP 통신은 보도했다.

베를린 당국은 다른 버스로 옮겨타 난민 임시거처로 옮겨갈 것을 제안했지만, 난민들은 거부했다.

그렇게 2시간을 승강이하다가 결국 버스는 경찰의 호위 아래 베를린 북부 외곽의 한 호텔로 이동했다고 일간 디 벨트는 전했다.

드라이어 단체장은 숙박비와 버스 이동 비용을 개인적으로 부담하겠다면서 난민들과 함께 현장을 떠났다.

그러나 문제는 미래의 불안에 떨고 있는 이들 난민이 입은 정신적 상처였다.

한 난민은 뉴스전문채널 n24에 "우리는 베를린과 바이에른 사이에 차인 축구공"이라고 했고, 다른 난민은 "우리가 이용당한 느낌"이라고 했다.

별도 차량으로 이동한 드라이어 단체장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우리는 베를린 총리실에서 환영받고 아파트로 가게 될 것"이라고까지 이동난민들에게 말했다고 AFP는 소개했다.

실상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베를린행 버스에 몸을 맡겼던 난민들은 결국, 호텔에서 하룻밤을 묵고는 15일 오전 다시 바이에른으로 이동해야만 했다.

다만, 난민 1명은 베를린에 머물 수 있게 됐고 다른 1명은 브레멘으로 계속 이동하는 것으로 정리됐다고 dpa 통신이 전했다.

앞서 베를린으로 이동하던 도중에는 난민 1명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사라져 한 차례 버스를 되돌리기도 했다.

난민지원단체인 '프로 아질'의 귄터 부르크하르트 대표는 난민들이 언론노출에 이용당했다면서 "이런 행위로는 문제를 풀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미하엘 뮐러 베를린시장 역시 연대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가세했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정부 대변인은 각 지역이 넘치는 난민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을 안다면서 난민 대응을 위해 연방정부가 주정부에 지원하는 예산을 적시하는 선에서 대응했다.

하지만 란츠후트 지자체의 엘마어 슈퇴트너 대변인은 AP 통신에 "난민 31명은 모두 망명이 허가된 이들로 이번 베를린 이동을 자원했다"고 방어했다.

한편, 베를린행 버스가 출발하기 직전까지 이동 난민은 51명으로 알려졌지만 20명이 마음을 바꿔 최종적으로는 31명만이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un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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