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처 2016 업무보고]'증시 불안·경기 둔화' 중국에 기댄 수출 전략..실효성 의문
[경향신문] ㆍ한·중 FTA 활용 나섰지만 중국 내수 침체 땐 연쇄 부진
ㆍ블랙프라이데이 정례화 등 내수 정책, 단기 미봉책 그쳐
14일 경제부처 합동 업무보고에서 정부는 ‘내수와 수출균형을 통한 경제활성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수출 총력 지원’에 방점이 찍혀 있다. 수출을 확대시키지 않고는 성장률과 체감경기를 끌어올릴 수 없다는 절박함이 묻어 있다. 하지만 중국 경제의 침체 전망이 큰 상황에서 과도하게 중국에 기댄 수출진작책을 내놓은 데다가 상당부분은 기존 대책을 재탕해 눈길을 끌 만한 내용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 박근혜 대통령이 14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6 경제 관련 정부 업무보고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믿는 구석은 ‘한·중 FTA’
정부는 한·중 FTA를 활용하기 위해 2만5000개 대중 수출기업에 정보·교육·컨설팅을 집중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다음달 한·중 FTA 종합대전을 열고, 이어 베이징·상하이·칭다오 등에서 현지 FTA 활용설명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FTA 활용이 바이어 요청에 의해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자리를 만들어 주겠다는 것이다.
또 국내 제품의 수출을 막는 통관, 위생 안전 등 주요 비관세장벽을 해소하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이달로 예정된 한·중 FTA 비관세 작업반, 3월 열리는 품질검사검역회의 등 정부채널에서 주요 비관세장벽 철폐가 논의된다. 한국 식품을 중국에 수출할 때 중국이 식품위생증서 발급을 늦추면 신선도가 떨어지기 때문에 사실상 수출할 수 없다. 또 노트북, 휴대폰에 들어가는 리튬이온전지의 경우는 국제표준과 다른 기술적 사항을 요구해서 수출을 하지 못하고 있다.
투자도 ‘믿을맨’은 중국이었다. 정부는 식품, 문화콘텐츠, 카지노 복합리조트 등에서 중국 자본을 중점 유치하기로 했다. 우선 새만금 한·중 산업협력단지는 중국 진출 전진기지로 조성한다. 또 올해 중국인들로부터 1조원의 자금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5억~7억원 이상을 투자한 외국인에게 국내 거주자격을 부여하는 부동산투자이민제를 연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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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것을 지원하고,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4조원을 들여 유통망을 구축해주기로 했다.
화장품, 식료품, 생활용품, 유아용품, 패션의류 등 5대 유망소비재를 육성한다. 콘텐츠, 보건·의료, 기술·브랜드 등은 4조8000억원의 무역금융을 지원한다. 저리대출이 4조5000억원, 무역보험이 3000억원이다. 내수기업 3000여개는 수출기업으로 전환하면 세제지원을 해주기로 했다. 또 글로벌 온라인몰에 국내업체가 많이 입점하도록 입점, 마케팅, 물류, 반품 등 전 과정에 1조5000억원을 쓰기로 했다. 이 돈은 중국 현지에 보세창고 5개를 확보하고 전자상거래 수출신고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쓴다.
하지만 중국 증시가 폭락하는 등 중국 경제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과도하게 중국 중심으로 수출전략이 짜여 있는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자칫 중국 내수가 침체되면 수출감소 폭이 더 커지기 때문이다. 이정희 중앙대 교수는 “향후 중국 경제가 부진해질 가능성이 매우 큰 상황에서 기존의 방식대로 수출을 밀어붙일 수 있는지 우려가 된다”며 “지금까지 잘 팔린 상품이니까 앞으로도 잘 팔릴 것이라는 가정하에서 추진하는 정책은 너무 단순하다”고 말했다.
일본 수출 증대를 위해 한·일 정상회담 재개 등 한·일관계 회복 모멘텀을 활용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위안부 협상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아 장밋빛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절벽, 막아질까
내수진작책으로는 재정조기집행(8조원), 공공기관 투자(6조원), 국민연금 등 연기금 대체투자(10조원) 등을 늘린다는 것이 골자다. 지난해 경제정책 방향에도 담겨 있는 내용들이다.
11월에는 대규모 할인행사(코리아 블랙프라이데이 등)를 정례화하되 2월에도 ‘코리아 그랜드세일’을 열기로 했다. 11월 대규모 할인행사로 소비를 확대시킨 부작용으로 이듬해 상반기 소비가 축소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정은보 기재부 차관보는 “2월 코리아 그랜드세일은 ‘한국 방문의 해’를 맞아 방한한 외국인들을 위한 이벤트”라며 “11월 블랙프라이데이는 국내외 소비자가 모두 참여할 수 있는 국가적 행사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가계소득을 늘리기 위해 가계소득증대세제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월급을 많이 준 기업이 더 많은 법인세 감면을 받게 된다. 또 주택연금과 농지연금을 개선해 주택과 농지를 유동화해서 그 돈을 쓸 수 있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그러나 상환능력만큼 빌리고, 처음부터 나누어 갚는 은행여신심사 방안을 수도권은 2월, 비수도권은 5월부터 시행하기로 하는 등 정부는 돈줄을 죈다는 입장이어서 내수 효과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정희 교수는 “블랙프라이데이류의 소비진작 행사를 한 차례 더 열겠다는 것은 가격 할인을 통해 내수를 회복하겠다는 것이지만 되레 기업의 체질만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재정을 앞당겨 쓴다는 것은 일시적 효과만 발생할 뿐 지속적이지 않다”며 “전반엔 사정이 좀 나아보여도 후반에 악화되는 상황이 반복된다”고 말했다.
<박병률·이윤주·조형국 기자 m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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