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권, 작지만 소중한 권리] (31) 남산 터널 미납 통행료 '너무 짧은' 납부 기한
[경향신문] ㆍ“일주일 지났다고 4배 과태료는 가혹”
ㆍ고속도로 통행료는 3~4개월
ㆍ서울시 “조례 위반, 즉시 부과”
서울 강남에서 종로로 출퇴근하는 ㄱ씨(41)는 얼마전 남산 3호 터널을 통과하면서 통행료를 내지 못했다. 지갑을 집에 두고 나왔기 때문이다. ㄱ씨는 어쩔 수 없이 창구 직원에게 일주일 안에 미납한 통행료 2000원을 입금하겠다는 약정서를 써준 뒤 일터로 향했다. 하지만 ㄱ씨는 마감이 임박한 프로젝트에 몰두하느라 그 사실을 잊어버렸고. 2주일가량 지난 뒤에야 서울시설관리공단에 연락을 했다. 하지만 그는 납부 기한을 넘겼다는 이유로 통행료의 4배에 이르는 금액을 물어야 했다. ㄱ씨는 “고속도로 통행료를 미납하면 몇 개월의 유예 기간을 주는데 일주일 안에 미납 요금을 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4배의 금액을 청구하는 것은 좀 심하지 않으냐”고 했다.

서울시는 남산 1호 터널과 3호 터널에서 통행료를 내지 못한 운전자들에게 일주일 안에 후불하겠다는 약정서를 받는다. 그리고 일주일 내에 운전자가 통행료를 입금하지 않으면 곧바로 원래 금액의 4배에 달하는 과태료를 물린다. 1차 고지를 거쳐 독촉장 발송까지 3~4개월의 지불 유예 기간을 주고 나서 과태료를 부과하는 고속도로 통행료와 비교하면 너무 가혹하다는 불만이 시민들 사이에서 종종 나온다.
서울시는 고속도로 통행료를 제때 내지 못하는 것은 도로 사용료의 지불을 유예하는 것이지만 혼잡통행료 미납은 자치단체의 조례를 위반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즉시 과태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담당자는 “질서위반행위규제법상에는 법률뿐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를 위반하는 행위도 질서 위반 행위로 규정돼 있다”며 “혼잡통행료 미납은 서울시 조례를 위반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미납 즉시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되는 게 원칙”이라고 했다. 주정차 위반 행위에 바로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이라는 것이다. 다만 “시민 편의를 위해 일주일의 지불 유예 기간을 주는 것”이라고 담당자는 말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14일 “시민들 대다수는 남산 1·3호 터널의 통행료를 ‘혼잡 도로를 이용하는 사용료’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며 “혼잡을 방지하기 위한 통행료라면 도심으로 들어올 때에만 징수하는 게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경향신문·참여연대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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