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꼼한 경제] 휴대폰 반값에..단통법 15개월 '암시장 창궐'
[앵커]
같은 휴대전화는 전국 어디서나 같은 가격에 팔겠다는 단말기유통법, 이른바 단통법이 시행된지 1년 3개월이 넘었습니다. 정말 그렇게 공평하게 팔리고 있는 걸까요. 먼저 기사 첫머리에 나오는 내용을 살펴보면 선뜻 동의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꼼꼼한 경제 이새누리 기자입니다.
[기자]
휴대전화 시장에서 실제로 떠도는 메시지들.
시민들에게 해석이 가능한지 직접 물어봤습니다.
[복건호/서울 창전동 : 전부 현아씨와 미팅 가능해? 현아를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 아닐까요?]
[김재헌·이애숙/서울 신대방동 : 무슨 말인지 모르겠는데요.]
[류광선/충남 태안군 태안읍 : 일단 아이폰6…가 이건 잘 모르겠고요.]
이 문장들을 해석해 볼까요.
아이폰6는 11만원, 갤럭시S6 64기가는 10만원대 중반, 모두 현금 완납 조건이란 뜻입니다.
이 문장은 현금 완납 대신 25만원을 페이백, 즉 돌려받기로 했다는 말입니다.
이렇게 아무런 관련도 없는 연예인 이름까지 등장하는 이유는 뭘까요.
단통법이 시행되고 있는데도 암호 같은 은어를 통해, 혹은 알음알음으로, 여전히 불법 거래가 성행하는 겁니다.
[권민정·양현지/부산 북구 구포2동 : 나는 제값 주고 샀는데, 그 사람은 싸게 사니까 기분 나쁘죠.]
권모 씨 역시 지난해 10월 지인의 단체 채팅 초대를 통해 70만원대 당시 최신 모델을 28만원에 구입했습니다.
[권모 씨 : 단체 채팅방에서 판매자가 정보를 공유해요. 제가 원하는 기종이나 원하는 가격대가 나오면 바로 개인 채팅으로 언제 가겠다고 해요.]
휴대전화 판매점이 모여있는 서울의 한 쇼핑몰에서 직접 상담을 받아봤습니다.
특정 모델을 언급하자 곧장 현금 완납 여부를 묻습니다.
[판매점 직원 : 완납하실 거예요? (네?) 완납하실 거예요? (현금으로요?) 네.]
불법지원금을 신고하는 이른바 폰파라치를 의식한 듯 가격은 입밖에 내지 않고 계산기를 두드려 보여주기만 합니다.
일반 대리점보다 수십만 원씩 낮은 가격입니다.
같은 모델이라도 불과 5분 사이에 가격이 뒤바뀌기도 합니다.
[판매점 직원 : (삼성갤럭시 S6 얼마였죠?) 가격이 또 오르잖아요. 오른다니까요. 제가 아까 이렇게 얘기했잖아요. 지금 이거예요. 5분 사이에도 올라요.]
업계 관계자들은 대물림식 판매장려금을 원인으로 지목합니다.
[판매업주 : (본사가) 직영점에 리베이트를 제공해요. 그 직영점에 관할 대리점이 있어요. 관할 대리점은 또 저희 같은 판매업주한테 리베이트를 뿌려요.]
저렴한 가격을 찾다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보조금이 유행하던 2012년. 색깔이 들어간 글자의 개수가 곧 보조금 규모인 것처럼 해놓고, 24억원을 받아챙긴 거성 모바일 사태가 대표적입니다.
[박대진/거성모바일 피해자대표 : (당시 온라인 판매자가) KT 공식 대리점에서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저희들이 더 의심할 수가 없었습니다.]
당시 온라인 판매업자는 결국 징역 2년을 선고받았고 피해자들은 현재 통신사와 대리점을 상대로 민사 소송까지 벌이고 있습니다.
[김성일/변호사 : 통신사 간 과다 경쟁으로 인해 대리점에 리베이트를 주고, 리베이트를 받기 위해 대리점간 경쟁 과정에서 이렇게 페이백 사기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단통법 이후 불법 보조금 경쟁은 겉으론 잠잠해진 모습이지만, 여전히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법이 시장에 잘 정착했는지, 소비자에게 정말 이익이 되고 있는지, 점검이 시급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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