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실험 후폭풍] 북한군 '통신 신호체계' 급변경..대북정보 1개월 넘게 '깜깜'

박성진 기자 2016. 1. 11.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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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작년 11월 ‘SLBM 2차 발사 실패’ 외부 공개되자 바꿔
ㆍ‘북한 4차 핵실험’ 징후 포착 못한 것에도 영향 미친 듯
ㆍ군사 첩보 노출 후 국방부·합참 등 ‘보안 서약서’ 받아

북한이 지난달 북한군 내 통신 신호체계를 전면적으로 바꾸면서 남측 정보당국의 ‘시긴트(SIGINT·신호정보)’ 수집체계가 상당 기간 무너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징후 포착 실패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친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군사첩보가 노출되자 국방부와 합참, 육해공군은 이달 초 전 근무자를 대상으로 ‘보안 서약서’를 제출토록 했다. 보안 서약서를 제출한 직원들은 군 수사기관이 요구하면 자신의 휴대전화 통화 목록 등을 자진 제출해야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11일 “한·미 정보당국이 수집한 북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 2차 발사 관련 첩보가 외부에 노출되면서 북한군이 신호·통신체계를 전면적으로 바꿨다”면서 “이에 따라 대북정보 수집에 심각한 지장이 초래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11월28일 북한의 SLBM 시험발사 실패 사실이 국내 언론에 세세하게 보도된 이후 발생했다.

이 관계자는 정보기관의 대북 신호 수집체계가 복구됐는지에 대해서는 확인을 거부했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된 정보가 군이 아닌 외부 기관에서 흘러나간 정황을 확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군 정보당국은 미 군사위성이 수집하는 우주신호정보를 비롯해 휴전선 인근까지 비행하는 백두·금강 정찰기, 제777부대(대북감청부대) 등이 수집한 첩보를 바탕으로 ‘블랙북(대북첩보 일일보고서)’을 작성하고 있다.

관련 첩보 상당수는 시긴트 핵심인 ‘SI(Special Intelligence) 첩보’에서 나온다. 이는 북한에 대한 인적정보(Humint·휴민트)가 터무니없이 부족할뿐더러 탈북자들이 내놓는 정보는 정확도가 현저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군은 지난 8일 북한이 조선중앙TV를 통해 내보낸 지난달 21일의 3차 SLBM 사출시험 영상을 분석한 결과 SLBM 기술이 일부 개선됐으며 당초 예상보다 1년 단축된 3~4년 내에 전력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군은 SLBM이 하늘로 높이 솟아오르는 장면은 조작된 것으로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SLBM 발사 영상을 공개한 것은 ‘수소탄’ 실험 성공 주장에 이어 핵무기 소형화와 경량화로 SLBM에 탑재할 수 있다는 ‘협박성’ 메시지를 외부에 전달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했다. 잠수함장 출신인 문근식 잠수함 전문가는 “북한이 공개한 영상이 조작된 것은 맞지만 이미 SLBM 기술을 90% 이상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유도탄이 목표물까지 비행하는 기술은 이미 대포동(미사일)에서 다 됐다고 볼 수 있는 상황에서 SLBM 사출시험만 성공하면 위협이 현실화된다는 것이다. 그는 북이 역량을 집중할 경우 신포급 잠수함에서 미사일 1발만 발사하는 수준은 1년 내에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군 당국은 북한 SLBM이 실전 배치될 경우 북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킬 체인(Kill Chain)’과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박성진 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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