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검장 "강영원 무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유희곤 기자 2016. 1. 11.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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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단호하게 항소”…기소 피의자 잇단 ‘무죄’에 불만 표출
ㆍ법원 “법리 검토 끝 결정 존중 받아야…설전은 부적절”

검찰의 실질적 서열 2위인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58·사법연수원 18기·사진)이 강영원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65)에게 무죄를 선고한 법원을 향해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고검장 인사가 법원의 1심 선고를 공개적으로 문제 삼은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최근 중요 사건 피의자가 잇따라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검찰이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는 뜻을 작정하고 표출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지검장은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기자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강 전 사장이) 아무런 실사 없이 3일 만에 묻지마식 계약을 하고 이사회에 허위 보고하여 1조원이 넘는 손해를 (석유공사에) 입혔는데, 이 이상으로 무엇이 더 있어야 배임이 되느냐”면서 무리한 기소였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단호하게 항소해 판결의 부당성을 다투겠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는 캐나다 자원개발업체 부실 인수로 석유공사에 손실을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강 전 사장을 지난해 7월 구속기소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김동아 부장판사)는 “석유공사가 아닌 강 전 사장 개인에게 책임을 묻는 것은 적절치 않고 판단 과정에서 과오는 있었지만 배임죄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며 지난 8일 강 전 사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 수사는 지난해 검찰의 대표적 수사 중 하나였다. 그러나 강 전 사장과 김신종 전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66·불구속)을 재판에 넘기는 데 그쳐 ‘부실 수사’라는 비판을 받았고, 이마저도 강 전 사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검찰은 단단히 체면을 구겼다.

이날 긴급 브리핑은 검찰의 위기의식을 방증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검찰이 배임 혐의로 기소한 주요 피의자가 지난해부터 잇따라 무죄로 풀려나거나 항소심에서 1심 결과가 뒤집히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법원의 최근 판결이 올해 출범하는 검찰총장 직속의 부패범죄특별수사단에도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고 있다. 특별수사단은 민간기업보다는 공공기관이나 공기업을 주요 타깃으로 할 가능성이 높은데, ‘부실 경영’을 이유로 재판에 넘긴 피의자가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는다면 특별수사단의 수사 동력은 떨어질 수 있다.

반면 법원은 검찰의 ‘장외전’에 불쾌한 기색을 나타냈다. 법원 관계자는 “재판부가 8개월간의 법리 검토 끝에 내린 결정은 존중받아야 하며 재판정 밖에서의 설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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