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의 분위기' 문채원 "실제성격 목석..사랑스럽기 어려워"(인터뷰)

김수정 2016. 1. 7.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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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수정 기자] "웃겨달라는 게 사랑스럽게 보이는 것보다 쉬워요."

14일 개봉을 앞둔 영화 '그날의 분위기'(조규장 감독, 영화사 문 제작)는 익히 알려졋듯 '원나잇 스탠드'를 소재로 한다. 부산행 KTX에서 우연히 만난 남녀가 이 '원나잇'을 두고 팽팽한 긴장감을 주고받는 순간, 그 미묘한 공기를 담아냈다. "저 오늘 웬만하면 그쪽이랑 자려고요"라는 실제 상황에서 뺨 맞기 딱 좋은 작업 멘트를 내뱉는 남자 재현은 유연석이, 10년째 연애 중인 철벽녀 수정은 문채원이 연기했다.

"원나잇을 하느냐 마느냐를 소재로 한 비슷한 다른 영화 가운데서 우리 영화가 제일 착하죠. 조미료도 없고, 야한 코드가 많지도 않고. 좋게 말해서 참 착하죠. 솔직히 말하면 초고의 느낌은 지금과 전혀 달랐어요. 조금 더 자극적이고, 약간은 '연애의 목적'(한재림 감독) 같은 느낌이었죠. 여배우 입장에서 망설여지는 야한 장면도 있긴 했지만.(웃음) 다만 제목이 가진 서정적인 느낌과는 거리가 먼 영화였죠. 그런데 어느 순간 여러 사공이 들어오더니 지금의 영화가 나왔죠. 결과적으로 더 좋은 건지 아닌지는 객관적으로 판단하긴 어렵지만, 제목에 맞는 서정적인 느낌의 영화가 나온 것 같아요."

문채원이 연기한 수정은 상대에게 상처 주는 게 두려워 10년간의 연애에 마침표를 찍지 못한다. 애인이 준 노트북도 고장 나기 일보 직전이지만 의리 때문에 버리지 못한다. 착하다면 착하고 답답하다면 답답한 캐릭터. 캐릭터에 대한 공감과는 별개로, 연기하는 배우 입장에서는 포인트가 또렷하지 않은 인물이라 접근하기 꽤 까다로웠단다. 늘 극한의 상황에서 고군분투하는 인물을 그려온 문채원에게 도전이라면 도전이었다.

"연기하지 않은 것 같은 연기를 하는 게 쉽지 않더라고요. 왜, 연기파 선배들도 가끔은 외도처럼 평범한 캐릭터를 연기하잖아요. 그게 내심 부러웠나 봐요. 결함이나 트라우마 같은 꼭짓점이 없는 캐릭터다 보니까 보여줄 만한 요소가 많지 않아 어려웠죠. 이를테면 고춧가루, 설탕, 소금 같은 양념이 없는 인물이니까. 저는 시나리오에 엄청난 메모를 하고 연기하는 편이거든요. 그 메모가 없으면 매 장면의 목적, 제가 놓치지 말아야 할 연기 포인트를 자꾸만 잊더라고요. 이건 드라마 '바람의 화원' 때 류승룡 선배의 빼곡한 대본을 보고 배운 습관이에요. 이번 작품에서도 마찬가지였죠."

조규장 감독이 문채원에게 주문한 바는 딱 한가지 "사랑스러울 것"이었다. 대놓고 귀여운 것 말고 은근한 사랑스러움을 원했다니, 천하의 문채원에게도 쉽지 않은 과제였다.

"제가 애교가 많은 편이 아니에요. 생활 속에서 디테일하지 못하고 다소 목석같은데, 그나마 연기하면서 조금씩 말랑말랑해진 부분이 있죠. 차라리 '오늘의 연애'처럼 까불고 웃겨달라는 주문이 더 쉬웠지, 이런 뭉근한 주문이 더 어려웠어요."

그렇다면 '원나잇'에 대한 문채원의 생각은 어떨까. 문채원은 원나잇으로 끝나는 원나잇은 반대, 그렇지 않은 원나잇이라면 충분히 가능할 일 아니겠냐고 말한다. 그러니 원나잇을 소재로 한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 아니겠냐고.

"원나잇이 오늘뿐만 아니라 매일의 연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 분위기에 따라 충분히 가능할 수도 있겠죠. 단발성으로 끝나는 만남 말고요. 솔직히 영화에서 재현이 "저 오늘 웬만하면 그쪽이랑 자려고요"라고 하잖아요. 멘트가 "저 오늘 그쪽이랑 자고 싶어요"만 됐어도 조금은 괜찮아 보였을 것 같아요. 한국말은 어미에 따라 다르잖아요. 에이, 멘트가 너무 과했어.(좌중폭소)"

문채원은 스스로에 대해 "가랑비에 옷 젖듯 상대에게 빠져드는 스타일"이라고 했다. 그럴싸한 멘트, 분위기로 KO 당하는 타입은 아니라고.

"남자 볼 때 가장 먼저 보는 게 뭐냐고 묻는다면 성격이라고 답하지만 가장 먼저 보이는 게 뭐냐는 질문에는 외모라고 할 수밖에 없죠. 외모 중에서도 눈빛을 봐요. 눈빛이 영롱한지 혼탁한지.(웃음) 여러 번 보다 보면 그 외모가 아니더라도 제가 좋아할 수 있는지를 봐요. 소위 말해서 콩깍지라고 하잖아요. 처음엔 다 좋은 것만 보이니까. 외모를 가리고도 상대방에 대해 더 알고 싶은 게 있는지, 이 사람이 사랑을 받아 버릇하기만 한 게 아니라 주는 사랑을 많이 해봤는지. 그런 걸 보게 되죠."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쇼박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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