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진의 SBS 전망대] 고교생 50% "10억 주면 죄짓고 감옥가도 좋아.."
▷ 한수진/사회자:
만일 당신에게 10억 원이 생긴다면 당신은 죄를 짓고 1년 감옥살이를 할 용의가 있는가? 다소 거칠고 무리한 질문 같아 보이지만요. 대한민국 고등학생 2명 중 1명은 감옥살이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10억 원을 받겠다. 이렇게 응답을 했다고 합니다. 흥사단이 이와 같은 질문들로 우리 청소년들의 정직 지수를 살펴 봤는데요.
해를 거듭할수록 청소년 윤리 의식이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 센터장이시죠. 한세대 안종배 교수 연결해서 관련한 말씀 좀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종배 교수님?
▶ 안종배 한세대 교수/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청소년 정직 지수라는 게 있네요. 해마다 조사하는 모양이네요?
▶ 안종배 한세대 교수/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
네. 저희들이 흥사단 투명사회본부 윤리연구센터에서 2010년부터 전국의 초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청소년들의 정직 윤리 의식을 조사하는 조사를 매년 하고 있고요. 금년에도 9월부터 전국의 14개 지역의 11,000명을 대상으로 윤리 정직 지수에 대한 조사를 하여 이번에 발표를 하게 된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 2010년부터 이렇게 하셨다는 거고요. 올해도 11,000명. 그런데 이 정직 지수라는 게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하시는 건가요?
▶ 안종배 한세대 교수/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
그렇죠.
▷ 한수진/사회자:
그래서 연령별로 정직 지수가 나온 모양이네요?
▶ 안종배 한세대 교수/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
그렇죠. 현재 청소년 전체 정직 지수는 100점 만점에 78점. 초등학생은 88점, 중학생은 78점, 고등학생은 67점으로 학년이 높을수록 정직 윤리 지수가 굉장히 낮아지는 걸 확인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윤리 지수로 보면 초등학생이 점수가 제일 높아요.
▶ 안종배 한세대 교수/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
네
▷ 한수진/사회자:
제가 앞서 잠시 말씀드렸지만 정말 우리 고등학생 2명 중 1명은 1년 감옥살이를 하는 한이 있더라도 10억을 받겠다. 이렇게 응답한 게 사실인가요?
▶ 안종배 한세대 교수/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
정확한 설문 항목은 10억이 생긴다면 잘못을 하고 1년 정도 감옥에 들어가도 괜찮다는 항목이었는데 이 항목에 대해서 초등학생이 17%가 그렇게 해도 괜찮다고 응답을 했고, 39%는 중학생, 고등학교 같은 경우는 56%나 어떻게 보면 돈을 벌기 위해서는 죄를 짓고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할 만큼 굉장히 학년이 올라갈수록 경제적인 이익이 생긴다고 하면 그것은 죄의식보다도 경제적인 이익에 대한 비중을 훨씬 더 높게 생각하고 있다고 하게 된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런 질문을 같은 질문을 해마다 지금 같은 질문을 청소년들에게 하고 있는 거죠. 그러면 매년 비교해보면 어떤가요?
▶ 안종배 한세대 교수/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
2012년 13년 15년을 비교해보면 초등학생의 경우에는 이 질문에 대해서 2012년은 12%였다가 13년에는 16%, 15년에는 17% 조금씩 늘어났고요. 중학생의 경우에는 2012년에 28%였다가 33% 그 다음에 금년에 39%로 늘어났고요.
특히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2012년에는 44%였다가 13년에는 47%, 금년에는 무려 56%. 두 명 중 한 명 이상이 10억 생긴다면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응답을 했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이런 추세라면 내년에 더 늘어날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드네요?
▶ 안종배 한세대 교수/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
그렇게 되지 않도록 노력을 해야 되겠죠, 우리가.
▷ 한수진/사회자:
그러니까요. 교수님 이런 응답율 추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 안종배 한세대 교수/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
기본적으로는 우리 사회가 점점 물질중심적인 사고가 만연해지고 또 한편에서는 최근에 재벌 사건을 포함해서 국회에 대해서 또는 잘못에 대해서 그렇게 엄정하지 못한 사회 시스템이 있다 보니까 이런 죄의식이라든지 감옥 갔다 와도 잘 살더라, 이런 의식이 자꾸 팽배해지는 것이죠.
그래서 이런 것들이 사회적인 부분들에 대한 해결이 동시에 교육과 함께 이루어져야 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청소년이 결국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건데 말이죠. 청소년들의 눈에 우리 사회가 그렇게 비친 모양이네요.
▶ 안종배 한세대 교수/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
네
▷ 한수진/사회자:
지금 이 질문 외에도 이웃과의 관계에 대한 질문도 있었습니까?
▶ 안종배 한세대 교수/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
특히 사회 공동체와 타인에 대한 배려 이런 부분이 중요하기 때문에 관련한 질문이 있었는데 예를 들어서 이웃의 어려움과 관계없이 나만 잘 살면 된다.
이 응답에 대해서도 초등학교가 19%가 그렇게 생각했고, 중학생은 30%, 고등학생은 45%가 결국은 개인의 삶이 중요하고 타인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무관심할 수 있다고 응답을 할 만큼 굉장히 개인주의적인 의식 또 타인에 대한 배려가 굉장히 낮아지고 있는 그런 상황을 볼 수가 있고요.
특히 친구 관계에 대해서도 참고서를 빌려주기 싫어서 없다고 거짓말을 한다. 이 응답에 대해서도 초등학생이 18%, 고등학교 학생이 44%. 결국은 친구도 이제는 경쟁의 상대로 특히 학급 올라갈수록 그런 상황을 볼 수 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참고서가 없는데도 빌려주기 싫어서 없다고 친구에게 없다고 거짓말을 한다. 또 고교생의 44%가 그렇다. 나는 그런다.
▶ 안종배 한세대 교수/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
입시 경쟁자로 보고 있는 거죠, 친구들을.
▷ 한수진/사회자:
그리고 숙제를 베껴서 내도 괜찮다. 이런 응답도 있었다면서요?
▶ 안종배 한세대 교수/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
그렇죠. 이게 조금은 일부 재밌기도 한데 시험을 보면서 컨닝한다는 것은 굉장히 엄격하게 나왔어요. 95% 이상들이 하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친구의 숙제를 베껴도 된다는 것은 초등학교 15%가 괜찮다고 했고 중학교는 58%, 고등학생은 75%가 괜찮다고 했습니다.
이것은 시험을 보고 컨닝하면 처벌이 강하니까 이 부분은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친구 숙제를 베껴서 내는 것은 처벌도 약할 뿐만 아니라 들킬 가능성도 없다고 생각해서 굉장히 이 부분에 대해서는 스스로가 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거죠.
▷ 한수진/사회자:
하긴 뭐 사회에서 어른들이 표절 논란 이런 거 에서 계속 알 만한 사람들이 다 이런 무슨 표절 논란하는 걸 지켜보면서 학생들이 어떤 생각 했겠습니까. 그런 생각도 드네요. 그런데 또 인터넷에서 영화 또는 음악 파일을 불법으로 다운로드 한다. 그런 내용에 대해서도 응답이 나왔고
▶ 안종배 한세대 교수/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
정보화 사회의 여러 가지 스마트 사회에 대한 그런 부분들에 대해서도 아직 정보 윤리 또는 스마트 윤리가 전혀 생기지 못해서 인터넷에서 불법 다운로드를 포함한 이 부분에 굉장히 그렇게 큰 문제의식 없이 이런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것을 저희들이 이번에 발견하게 됐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법을 지킨다는 게 뭔가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되는데 말이죠. 어쨌든 아이들 어른들과 사회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아이들만 탓할 문제는 아닌 거죠?
▶ 안종배 한세대 교수/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
기본적으로는 우리 사회가 어떤 의미에서 왜곡된 자본주의에서 물질주의 개인주의가 팽배해지고 교육도 경쟁 또는 성공 이런 것들이 교육의 중심이 되다 보니까 결국은 우리 사회 전반적으로 정직이나 윤리적인 가치가 점점 우선순위에서 물러나면서 결국 나만 잘 살면 된다.
또는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서 어떤 잘못을 해도 된다는 인식이 사회 전반에 있고 이 사회가 그런 의식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보면 교육을 통해서라도 개선을 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하다 보니까 어른들 또는 사회의 가치관들이 자연스럽게 청소년들에게 점점 이전돼서 미래가 어떤 의미에서는 굉장히 힘들어지는 어려워지는 이런 상황이 되고
▷ 한수진/사회자:
그러네요
▶ 안종배 한세대 교수/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
사회 전반적인 가치관이
▷ 한수진/사회자:
흔들리고 있다
▶ 안종배 한세대 교수/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
그런 상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우리 청소년들의 자화상 참 씁쓸하게 살펴봤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안종배 한세대 교수/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
감사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한세대 안종배 교수였습니다.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