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새오 고양이애오"..누리꾼 인기 말투는?

권혜민 기자 2015. 12. 24.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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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하오체' 2010년대 '음슴체' 이어 최근 '새오체' '휴먼아재체' 등 인기

[머니투데이 권혜민 기자] [2000년대 '하오체' 2010년대 '음슴체' 이어 최근 '새오체' '휴먼아재체' 등 인기]

/사진=페이스북 '안녕하새오' 페이지 캡처

인터넷 게시판에는 누리꾼들만의 독특한 말투가 있다. 일상 생활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지만 인터넷 게시판에 게시물이나 댓글을 달 때에는 많이 쓰는 말투다. 2000년대 초기 '하오체', 2010년대 '음슴체' 등에 이어 최근에는 '새오체' 등이 인기다. 요즘 누리꾼들의 놀이 문화를 이해하고 즐기기 위해 필수적으로 알아야 하는 말투다.

24일 페이스북과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 따르면 최근에 유행하는 말투에는 '새오체', '휴먼아재체', '휴먼급식체' 등이 있다.

'새오체'는 문장 어미에 '~새오' , '~에오' 등을 붙여 끝내는 말투다. 제대로 새오체를 구사하려면 어린 아이가 쓴 것처럼 문장 내에서 맞춤법을 의도적으로 서툴게 사용해야 한다. 손글씨로 쓸 때는 최대한 삐뚤빼뚤한 글씨로 표현해야 맛이 산다.

'새오체'는 일본 작가 온다 리쿠의 '나와 춤을'에 실린 단편소설의 한 장면에서 시작됐다. 책에서 존은 반려견의 시점에서 자신을 길러준 주인에게 '안녕하새오 신세 만아오 주인님 산책 공놀이 늘 고맙스이다'(안녕하세요 신세 많아요 주인님 산책 공놀이 늘 고맙습니다)라는 내용의 편지를 쓴다. 작가가 반려견 시점임을 고려해 의도적으로 맞춤법을 오기한 것이다.

'새오체'는 누리꾼들 사이의 새로운 놀이 문화로 퍼졌다. 지난달 7일 개설된 페이스북의 '안녕하새오' 페이지는 새오체의 유행을 이끌어냈다. '안녕하새요' 페이지에는 립스틱, 삼각김밥, 열쇠 등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사물의 소리를 듣는다는 콘셉트로, 사물들의 시점에서 새오체를 활용해 서툰 언어로 표현한 생각들을 그림과 함께 게시한다.

누리꾼들에게 '귀엽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날 기준 6만명 이상의 '좋아요'를 기록하고 있다.

새오체는 단순한 놀이를 넘어 풍자에도 쓰인다. 지난 9일 고려대학교 정경대학 후문에 부착된 대자보에도 새오체가 등장한다. 김수영 시인의 시 '김일성 만세'를 쓴 대자보 아래에 '안녕하새오 고양이에오 판사님 이거 제가 썻어오 주인님 자바가지 마라오'(주인님 잡아가지 말아요)라는 글이 더해졌다. 새오체를 통해 정치적으로 민감한 말을 고양이의 입을 빌어 풍자한 것이다.

'휴먼아재체'는 문서작성 프로그램의 기본 글꼴로 사용되는 '휴먼체'에서 이름을 따 왔다. '아재'는 본래 아저씨의 낮춤말 혹은 경상도 사투리로 아저씨를 부르는 말이다.

인터넷 상에선 젊은 세대들과 세대 차이를 느끼는 누리꾼들이 스스로 혹은 상대를 아재라 부르면서 유행하기 시작했다. 즉 휴먼아재체는 나이든 중년 남성이 인터넷 상에서 사용하는 말투를 하나의 문체로 구분한 것이다.

휴먼아재체의 특징은 이모티콘을 남용하고 물결 표시나 말줄임표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여기에 아재들의 구수한 욕설을 덧붙인다. 아재들의 일상 말투를 그대로 인터넷 상에 옮겨와 맞춤법을 지키지 않고 발음 그대로 표기하는 것도 특징이다.

/사진=디시인사이드 임창정갤러리 캡처

휴먼아재체를 가장 잘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은 가수 임창정이다. 그는 디시인사이드 임창정갤러리에서 팬들과 자주 소통하는 것으로 유명한데, 그가 게시글이나 댓글에서 쓰는 말투가 전형적인 휴먼아재체다.

자신의 생일에 "생일 축하한다~!! 키키키키키 우헤헤헤헤~!!! 뭐 갖고싶냐~~!!? 에헤라 디여~~~ 자진~~방아~~를~-??/~♧=♤☆{"과 같은 글을 쓰는 식이다.

'휴먼아재체'가 있다면 '휴먼급식체'도 있다. 10대들이 인터넷 상에서 사용하는 언어를 말한다. 학교에서 급식을 먹는 학생들의 언어라는 뜻에서 이름 붙여졌다.

휴먼급식체의 특징은 모든 말을 최대한 줄여 표현한다는 점이다. 'ㅂㅂㅂㄱ'(반박불가), 'ㅇㄱㄹㅇ'(이거레알), 'ㄹㅇㅍㅌ'(리얼팩트) 'ㅇㅈ?'(인정?)등 주로 게임 채팅 중에 빠르게 내용만 전달하기 위해 초성만을 활용한다.

문장 어미에는 '~각', '~하는 부분이냐?'등의 표현을 붙인다. "오늘 끝나는 각?", "이거 가능한 부분이냐?"와 같은 식으로 쓰인다.

권혜민 기자 aevin5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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