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우대 직장어린이집, 역차별에 우는 '워킹대디'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대부분 대기업 직장어린이집 '여직원 자녀 우선순위' 선발기준 고수]

# 대기업 직원 남모씨(38)는 올해 초 사내어린이집에 자녀를 맡기려다 낭패를 봤다. 여직원 자녀를 우선 선발한다는 지침 때문에 결국 지역의 검증되지 않은 신설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겼다. 남씨는 "퇴근할 때 아이를 찾으러 가는 거리가 늘어난 것도 억울하지만, 같은 직장에서 같은 월급 받으며 일하는데 여직원을 우대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 지난 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 일·가정 양립지표'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맞벌이 가구수는 518만6000가구로 배우자가 있는 가구 1182만5000가구 중 43.9%를 차지했다. 2013년 10월보다 0.1%p 늘어난 수치다. 30~39세의 맞벌이 가구 비율은 42.1%, 40~49세는 51.8%였다.
최근 맞벌이 가구 수가 증가하며 남성 역시 육아 부담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지만, 대부분 기업의 직장어린이집은 여직원 우선순위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소 우선순위에 밀려 직장어린이집 혜택을 받지 못하는 남성들은 시대착오적인 역차별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대부분 직장어린이집 '여직원 자녀 우선 선발' 11일 머니투데이가 분석한 10대그룹 주요 계열사 어린이집 이용 직원 현황에 따르면 대부분 계열사 직원 중 여성 비율보다 어린이집 이용 여직원 비율이 더 높았다. 이는 대부분 직장어린이집 우선선발 기준에 '여직원 자녀' 조항이 있기 때문이다.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하는 10대그룹 중 여직원 우대가 없는 곳은 현대중공업이 유일하다.
한 그룹 관계자는 "여성의 경제활동을 우선시하는 사회적 합의가 모성보호법 등으로 강제되기 때문에 대부분 직장어린이집은 1순위가 여직원 자녀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보건복지부 '2015 보육사업안내'에 따르면 어린이집 입소 우선순위는 영유아보육법 제28조, 시행령 제21조의3, 시행규칙 제29조에 의거한다.
관계법령에 따르면 한부모가정, 장애부모, 맞벌이 또는 맞벌이 준비 중인 부모, 다문화가정, 다자녀 등을 1순위로 규정하고 있다. 2순위 역시 입양아, 해당어린이집 재원 중인 아동의 형제·자매 등만 해당된다. 여직원 자녀 우선 조항은 없다.
보건복지부 보육정책과 관계자는 "직장어린이집과 부모협동조합어린이집은 임직원 복지·일부 부모의 자발적 공동육아 등의 목적으로 만든 것이라 해당법에서도 우선순위 미준수시 제재 대상에서 제외된다"며 "여직원 자녀 우선선발 조항 등은 해당 직장어린이집들이 자체 판단에 의거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어린이집 "현실적으로 여직원 퇴사 방지가 우선" 직장어린이집 관계자들은 여직원 자녀 우선선발 방침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직장어린이집 관계자는 "맞벌이 부부라 할지라도 현실적으로 여직원이 느끼는 육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며 "남직원들은 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지 못해도 육아휴직을 사용하거나 퇴사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주요 목적은 여직원 육아부담을 줄여줘 육아휴직, 퇴사 등으로 인한 경력 단절을 방지하는 것"이라며 "여직원 자녀 우선선발 기준을 바꿀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이에 한 대기업 남성 직원은 "요즘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맞벌이하는데, 아이 봐줄 사람 없는 남자 직원들은 여직원 자녀 다 뽑고 남는 일부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해야 겨우 자녀 입소시킨다"며 "사내어린이집이 없으면 모를까, 눈앞에 두고 혜택에서 배제당하는 기분은 불쾌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성비 조사대상이 된 10대그룹 직장어린이집은 현대자동차그룹(서울 양재사옥 등 5곳), SK그룹(SK하이닉스 본사 등 4곳), LG그룹(트윈타워 등 2곳), 롯데그룹(롯데백화점 본점 등 7곳), 포스코(광양제철소 등 3곳), 현대중공업그룹(울산 본사 등 4곳), GS그룹(GS타워 인근 지예슬 어린이집 등 4곳), 한화그룹(태평로사옥 등 2곳) 산하에 있다.
한진그룹은 주요계열사의 운수업·물류업·해운업 특성상 단위사업장 직원 밀집도가 낮아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하지 않으며 임직원에게 어린이집 비용을 실비로 지원하고 있다. 39곳의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삼성그룹은 이용 직원 성비를 공개하지 않았다.
최우영 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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