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살 앞둔 문근영, 이젠 때가 됐다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영화 ‘어린 신부’에서 ‘난 아직 사랑을 몰라’로 국민 여동생으로 등극한 문근영이 30살을 앞두고 있다. 이제는 ‘국민 여동생’으로 봐주는 사람이 없다고 말할 만큼 오랜 시간이 흘렀다. 그렇기에 문근영은 이제 때가 됐다고 말했다.
문근영은 2013년 드라마 ‘불의 여신 정이’ 이후로 2년 만에 다시 안방극장을 찾았다. 그의 2년 만의 복귀작은 SBS 수목 드라마 ‘마을-아치아라의 비밀’(연출 이용석 극본 도현정, 이하 ‘마을’)이다. 장르 드라마이기 때문에 문근영에게는 도전과 다름 없는 작품이다.
그렇기에 문근영은 대본을 보자마자 “빨리 작가와 감독을 만나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장르 드라마이기도 하고 극 중 김혜진(장희진)을 죽인 범인을 모른 채 연기를 해야 하기 때문에 확신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는 “작가님과 이야기를 하고 나서 큰 그림이 명확하게 있다고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마을’은 어린 시절 성폭행을 당한 한 여자의 비극사를 다른 드라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이지 않은 사건들이 연이어 등장해 충격을 준다. 문근영은 드라마가 다루는 소재들이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불편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마을’은 친절한 드라마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런 마음 때문에 확신을 가지고 연기를 하면서도 이야기가 어떻게 마무리 될 지 궁금함과 걱정스러움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16부 대본을 받는 순간 만족스러운 마무리가 된 것 같아서 뿌듯했다고 말했다.
“보통 드라마 한 회를 보면 이야기가 마무리 지어져야 해요. 하지만 우리 드라마는 매 번 떡밥을 던져 놓기만 하다가 15회 16회에서 떡밥에 대한 것들이 풀리기 시작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그때부터 사람들이 흥미를 더 느껴서 시청률이 늘지 않았나 생각이 되요. 시청률이 잘 나오지 않았지만 체감적인 시청률은 20% 나오는 드라마 같았어요.”

문근영이 연기한 소윤은 마을 아치아라에서 발견된 시체가 자신의 언니 김혜진으로 밝혀지자 그의 죽음을 파헤치는 인물이다. 문근영은 자신이 연기한 소윤이 특별했음을 고백했다.
배우들은 일반적으로 연기하는 인물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다. 문근영 역시도 그렇게 연기를 해왔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 연기한 소윤은 자신 스스로 놀랄 정도로 객관적이고 3자의 입장에서 바라보게 됐다.
이에 대해 문근영은 소윤이라는 캐릭터가 내레이터 역할을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마을’은 마을의 사람들이 가진 사연을 하나씩 풀어 놓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그 과정에서 각자의 사연이 촘촘히 얽히고 설켜 각 사건의 인과율이 만들어진다. 그 안에 소윤이라는 외지인이 전달자 역할을 했다. 소윤은 진실을 파헤칠 때마다 사람들의 사연을 듣는 역할을 해왔다.
그렇기에 문근영은 “본격적인 소윤의 감정이 15회 16회에서 드러나면서 드디어 소윤의 이야기가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드라마적 특성 때문에 문근영은 15회, 16회가 되고서 소윤을 떠나 보내는 것에 대한 헛헛한 마음을 직면하게 됐다. 그렇기에 자신의 SNS를 통해 아쉬운 마음을 전하기도 했던 것이다.
소윤이 전달자 역할을 하는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문근영은 소윤의 감정을 표출하거나 드러내기 보다는 되려 다른 인물들의 진실을 마주할 때 감정, 과거의 일을 고백할 때 감정이 잘 드러날 수 있는데 초점을 맞췄다.
그렇기 때문에 문근영이 연기한 소윤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그 부분에 대해서 그는 단호하게 “꼭 돋보여야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빛나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작품을 우선으로 생각했다. 오히려 “제가 ‘마을’에서 돋보였다면 문제가 있는 연기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는 그는 주변에서 자신의 캐릭터가 잘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점에 대해 고마운 마음도 있는 한 편, “문근영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 자체가 주는 속상한 마음이 없지는 않았다고 솔직히 답변했다.

문근영은 올해가 20대의 마지막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30대를 기대하기 보다는 20대의 마지막을 아쉬워한다. 하지만 그는 30살이 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더구나 “빨리 나이가 먹고 싶었다”고 했다. 그 이유에 대해 자신에게 따라 붙은 꼬리표 ‘국민 여동생’을 언급했다.
“제가 아무리 국민 여동생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내 노력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그리고 대중들에게도 제가 이젠 국민 여동생이 아니라는 걸 받아 드릴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나이가 드는 것 보다는 빨리 시간이 지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한 해씩 국민 여동생의 이미지를 벗겨 내며 16년을 달려온 문근영이다. 그는 자신을 두고 “이제 딜레마에 빠질 시점”이라고 했다. 누구나 그렇듯 처음에는 어리바리하고 혼나기 일쑤다. 그리고 어느 순간 일이 익숙해지기 마련이다. 문근영은 그 시간마저 지나면 위험한 순간이라는 것이고 했다.
더구나 16년이라는 연기 경력에서 위안을 삼는 것이 안일한 생각이자 위험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그렇기에 늘 “자극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에 문근영은 자신에게 자극을 주기 위해 어떤 역할이든 부딪히려고 했다. 문근영이 영화 ‘사도’에서 60대 분장을 하고 연기를 한 것도 이러한 마음가짐에서 비롯됐다.
무엇보다 그는 “지금까지 잘 기다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 더 이상 국민 여동생이라 생각하지 않은 지금이야 말로 뭐든 해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그렇기에 본격적으로 다시 작품을 하는 것에 발동을 걸기 시작했다.
차기작을 묻는 질문에 “나는 준비가 됐는데 작품이 준비 되지 않아서 대기를 하고 있다”고 말하며 웃음을 터트렸다. 그는 “우리 나라 드라마의 주인공은 다 뻔하다”고 조금은 당찬 발언을 했다. 이런 이야기를 한 것도 많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드라마의 비중보다는 단순하게 작품 자체, 캐릭터 자체에 집중해 작품을 선택하지 않을까 싶어요. 다양한 작품에서 많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대중의 기대치가 있을 수 있지만 그래도 제가 하고 싶은 거 막 할래요.”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나무엑터스]
마을-아치아라의 비밀 | 문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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