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경찰 권유로 동일 '질서유지인' 제시"..경찰 "언급 없었다"(종합)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3일 경찰이 5일 서울 도심 집회와 거리행진에 금지 통보를 내린데 대해 "즉각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고 반발했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합법적인 집회 보장을 위해 당일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염형철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은 경찰이 5일 집회를 '차명집회'로 판단한데 대해 "우리는 490여개 시민단체로 구성됐고 우리나라 주요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다"며 "여기에 종교계와 정당 등까지 집회에 참여해 평화롭게 진행하고, 목소리를 내고 싶은 많은 분들이 참석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반박했다.
특히 경찰이 차명집회의 근거로 집회신고서에 적힌 질서유지인이 지난달 28일 집회를 신청했다가 금지 당한 백남기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의 신고서 명단과 100명 이상 같다는 점을 내세운데 대해 "경찰이 편의상 같은 사람을 명단에 써도 된다고 했다"며 경찰의 태도 변화를 지적했다.
당일 서울지방경찰청 정보과에 집회신고서를 제출한 이 단체 관계자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빨리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전에 집회신고를 했던 명단이 있었다"며 "담당자에게 '이걸 빌미로 불허할 가능성 있지 않냐'고 했더니 '사람 몇명이 중요한게 아니라 숫자가 중요하니 괜찮다'라고 했다. 이것이 집회 신고의 금지될 수 있는지 몰랐다"고 주장했다.
염 위원장은 "우리가 순진해 경찰의 함정에 끌려들어간 것"이라며 "이게 미흡하니 정정하라 요청했으면 두세 시간이면 보냈을 것이다. 그런 터무니없는 핑계로 단체를 모욕하는 것은 경찰 스스로 자신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에 대해 "행진코스 등에 관한 질의만 있었을 뿐 질서유지인 관련은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부인했다. 경찰은 이날 반박자료를 통해 "방문 시부터 신고인이 질서유지인 명단 인쇄본을 지참했다. 신고 접수 중간 정보과 김모 경감이 참여했지만 관련 언급이 없었다"고 밝혔다.
염 위원장은 경찰이 요구한 준법서약서(MOU)에 대해선 "법적 사항이 아닌데다 양심의 자유에 반한다"며 "헌법에 보장된 집회와 시위 권리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고 나쁜 선례를 만드는 것이라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는 "집회가 불허된 상황에서 집회를 개최하긴 어렵겠지만 이미 많은 국민들이 현장에 나오겠다고 하고 있다"며 "그런 분들에 의해 이뤄지는 자발적인 행동과 저항이 물리적으로 전개되지 않도록 시민사회가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평화지대, 평화의 꽃 등을 만들어 평화로운 집회를 진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음에도 세 종류의 서로 다른 성격의 집회가 모두 금지됐다"며 "경찰은 모든 형식의 평화집회를 불허해 12월5일 정부를 향해 정권을 비판하는 얘기를 하거나 자신의 주장을 말하려는 모든 사람을 폭도로 배제하는 공작과 작전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 사무처장은 "(먼저 경찰의 집회금지 통고에 가처분 신청을 한) 백남기 범대위의 결과를 기다릴 것"이라며 "가처분이 기각되면 불허된 단체들이 모여 최종 입장을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전 "연대회의가 투쟁본부 가입 단체는 아니지만 2차 민중총궐기 집회 시간과 장소, 행진코스가 동일하다"라면서 금지의 뜻을 밝혔다.
경찰은 앞서 지난달 28일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30일 백남기 범대위의 집회, 거리행진 신고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5조와 제12조를 근거로 금지 통보했다. 불법 폭력시위로 변질될 우려가 있고, 주요도로 교통질서를 위협한다는 근거를 댔다.
이에 백남기 범대위는 지난 1일 서울행정법원에 옥외집회 금지 통고 처분 취소를 요청한 상태다.
chac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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