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디팩트] 가을철 과식으로 소화 안된다면 '토란' 어떠세요
불면증·우울증 등 신경계질환 안정에 도움 … 수산칼슘 영향으로 익혀 먹어야
토란은 외떡잎식물 천남성목 천남성과의 여러해살이풀로 키는 80~120㎝다. 학명은 Colocasia antiquorum var. esculenta다. 땅 속 덩이줄기가 달걀과 모양이 비슷해 땅속의 알이란 뜻의 ‘토란(土卵)’이란 이름을 얻게 됐다. 뿌리에서 두껍고 넓은 방패 모양의 잎이 나온다. 길고 퉁퉁한 잎자루 덕분에 토란잎은 여름철 우산 대용으로 사용하기도 했다. 알뿌리에 영양분을 저장하는 습성이 있어 꽃을 피우는 일이 드물다. 토란꽃은 보는 사람에게 행운을 가져준다며 ‘행운’이란 꽃말을 갖고 있다. 식감은 감자와 비슷하지만 무미(無味)에 가깝다.
토란은 인도, 인도네시아 등 열대아시아 지역이 원산지다. 국내에서는 고려시대 이전에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전남 곡성이 주산지로 전국 토란 재배 면적(280ha)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지난해 국내 토란 생산량은 약 2000t이었다. 한반도 기후 특성상 수확시기가 한정돼 있고 교잡에 의한 품종 개량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생산량은 정체돼 있다. 다른 구황작물에 비해 수분 함량이 높고 점질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가공하기 까다롭다. 고온성 식물로 중부 이북지방에서는 자라지 않으며, 다른 식재료에 비해 새싹이 나오기까지 기간이 비교적 긴 편이다.
기록도 전남 곡성 죽곡반송토란농장 대표는 “토란은 일반적으로 8~11월 수확하며, 그 외 기간에는 저온창고에 보관해 둔 것을 판매하고 있다”며 “봄에 종자를 심어 가을에 수확하며 곡성 토란의 70%는 추석 차례용품, 나머지는 건강식품으로 대부분 판매된다”고 말했다. 이어 “토란은 껍질을 까기 힘들어 기계로 깐 토란의 주문이 많다”며 “상처가 나면 금방 썩기 때문에 구입시 매끈한 것을 고르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추석에는 8월에 나는 햇토란을 이용해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토란국을 먹는다.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에서는 맑게 끓이며, 남쪽에서는 들깨를 넣어 고소한 맛을 살린다. 국내에서 토란국을 먹기 시작한 것은 토란이 소개된 시기와 일치한다. 고려시대 문신 이규보가 지은 시문집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 ‘시골에서 토란국을 끓였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예부터 실속있고 옹골찬 것을 ‘알토란 같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는 껍질을 벗긴 토란의 동글동글하고 알 찬 모양에서 나온 것이다.
토란의 주성분은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의 일종인 ‘멜라토닌’(melatonin)이다. 이 성분은 불면증, 시차피로, 두통, 우울증 등 신경면역계 안정에 도움이 된다. 토란을 잘랐을 때 끈적한 성분은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결합된 복합다당체인 ‘갈락탄’(galactan)이다. 이는 위벽을 감싸면서 위산에 의한 손상을 막아 장을 보호한다. 한방에서는 뱃속의 열을 내리고 위와 장의 원활한 운동을 도와줘 과식으로 인한 배탈 치료에 효과적이다.
토란은 다시마와 함께 먹으면 좋다. 다시마 속 알긴산, 요오드 등 성분은 토란 속 수산칼슘(calcium oxalate, 결석이나 통풍 유발)를 비롯한 유해성분이 체내에서 흡수되는 작용을 억제한다. 다시마의 감칠맛은 토란의 아린맛을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탄수화물 및 지방 대사에 필요한 비타민B₁,B₂가 풍부하다. 열량은 100g당 40㎉로 다른 감자류에 비해 칼로리가 낮아 다이어트 식재료로 알맞다.
토란은 성질이 차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의 급성 염증에 사용한다. 급성 경부임파선염, 종기, 피부염, 치질 등에 토란을 찧어 붙이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설사를 멎게 하고 소변이 잘 나오도록 돕는다. 한방에서는 달여 마시는 것보다 외용약으로 사용했다. 토란 줄기는 임신 중 아랫배가 아플 때 먹으면 도움이 된다. 사상체질 상 몸에 열이 많은 소양인에게 추천되며, 소음인은 과다 섭취를 피해야 한다.
토란에는 독성이 있는 수산칼슘을 함유하고 있다. 이 성분으로 인해 토란을 날로 먹거나 맨손으로 만질 경우 가려움증이 나타난다. 따라서 반드시 끓여서 독성을 제거한 뒤 먹어야 한다. 식초물, 쌀뜨물, 소금물 등에 담가둬도 독성을 어느 정도 없앨 수 있다.
토란은 둥글한 타원형 형태로 눌렀을 때 딱딱하고 단단하며 적당히 촉촉한 게 좋다. 요리 후 남은 토란은 냉해를 입기 쉬워 흙이 묻은 채로 신문지에 싸서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토란에 묻은 흙이 마른 상태라면 젖은 신문지를 이용하는 게 좋다. 취재 = 현정석 엠디팩트 기자 md@mdfac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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