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복면시위 못하게"..SNS "복면가왕도 막아라"

입력 2015. 11. 24.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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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민중대회 언급하며 “복면시위 못하게 해야”
“IS도 얼굴 감추고…” 테러리스트에 비유
SNS “국정교과서 숨어 집필…역사테러범들”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국무회의에서 11·14 민중총궐기 대회를 ‘불법 폭력 사태’라고 규정하며 “복면 시위를 못하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죽음의 문턱에 이른 농민에 대해선 한 마디도 언급하지 않아 “인륜을 갖추지 못한 발언”이라는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14일 서울 도심 민중총궐기 대회를 두고 “구속영장이 발부된 민노총 위원장이 시위 현장에 나타나서 나라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자며 폭력집회를 주도했다”며 “대한민국의 체제 전복을 기도한 통진당의 부활을 주장하고, 이석기 전 위원 석방을 요구하는 정치적 구호까지 등장했다”고 언급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복면 시위는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IS(이슬람국가)도 지금 얼굴을 감추고 그렇게 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대통령이 집회 참가 시위대를 ‘IS 테러리스트’에 비유해가며 집회에서의 ‘복면착용 금지법’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또 “민주노총 위원장이 수배 중인 상황에서 공권력을 무시하고 계속 불법집회를 주도하는 것은 정부로서 결코 묵과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정부는 국민을 불안에 몰아넣고 국가경제를 위축시키며 국제적 위상을 떨어뜨리는 불법 폭력 행위를 뿌리뽑기 위해서 강력한 대책을 마련해서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에야말로 배후에서 불법을 조종하고, 폭력을 부추기는 세력들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하게 처리해서 불법과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우리나라는 테러 관련 입법이 14년간이나 지연이 되고 있다”며 “테러방지법, 통신비밀보호법, 사이버테러방지법 등 국회에 계류된 테러 관련 법안들의 처리에 국회가 나서지 않고 잠재우고 있는데 정작 사고가 터지면 정부에 대한 비난과 성토가 극심하다”고 국회를 비판했다. 이어 “테러 관련 입법들이 이번에는 통과되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대해 비판이 이어졌다. 가톨릭농민회·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전국농민회총연맹 등 세 단체 대표들은 논평을 내어 “박 대통령은 독재의 산성을 더욱 높이겠다는 것이고, 이에 반대하는 국민들은 IS 세력을 대하듯 소탕하겠다는 것”이라며 “공권력에 의해 죽음에 문턱에 이른 농민에게 어떠한 언급도 없음으로써 최소한의 인륜도 갖추지 못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은 트위터(@mindgood)에 “박근혜 대통령이 복면시위를 IS와 유사하다 했다”며 “그렇다면 국정 교과서를 몰래 숨어서 집필(복면 집필)하는 사람들도 역사 테러범들”이라고 지적했다.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트위터(@yookihong)에 “박근혜 대통령, 물대포 얘기는 없이 IS도 복면 쓰니 시위 때 복면(실은 마스크) 쓰지 마라? 곧 복면가왕도 방송 금지되고, 할로윈축제, 봉산탈춤도 불법? 박근혜 정부부터 민주주의와 민생의 가면을 벗으시지요”라고 적었다.

박수진 기자 jjinp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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