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대표팀 장기계획수립 미룰 수 없다

김진성 입력 2015. 11. 23.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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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2015 WBSC(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 프리미어12 초대 챔피언에 등극한 한국 야구대표팀. 이번 대회는 그 어느 국제대회보다 힘겨웠다. 포스트시즌 직후 열리면서 대표팀이 완전체로 충분히 손발을 맞추지 못했다. 부상과 도박 스캔들로 마운드 전력은 역대 최약체였다. 설상가상 WBSC는 대회 기간 내내 비상식적인 운영을 선보였다. 피해는 고스란히 김인식호가 떠안았다. 이런 어려움들을 극복하고 우승을 일궈냈다. 그래서 의미가 더욱 크다.

이미 소속팀에서 많은 경기를 치렀던 선수들이(두산의 경우 최대 158경기) 녹초가 된 상황서 대표팀에 합류했지만, 오히려 애국심으로 똘똘 뭉쳤다. 여기에 김 감독 특유의 리더십과 지도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한국야구에 김 감독 같은 거목의 존재감이 크다는 게 다시 한번 입증됐다.

그러나 반문해보자. 한국야구가 언제까지 선수들의 애국심과 김인식 감독의 지도력에만 의지할 것인가. 선수들의 애국심과 감독의 지도력은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그러나 그 필수조건이 모든 국제대회서 갖춰지려면 야구계의 체계적인 시스템이 뒷받침돼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을 갖고 대표팀을 체계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 현 시점에서 KBO를 비롯한 야구관계자들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임감독제

대표팀 전임감독제는 최근 수년간 야구계의 화두였다. 상식적인 차원에서 접근해보자. 거대한 프로스포츠를 갖고 있는 종목에서 대표팀 전임감독제를 운영하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발상이다. 프로 감독이 대표팀을 겸임하는 건 확실히 무리다. 육체적, 심리적 스트레스가 너무나도 크다. 대표팀이 국제대회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건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대표팀에만 집중해도 좋은 성적을 내는 건 쉽지 않다.

김인식호가 이번 대회서 좋은 성적을 낸 건 김인식 감독이 프로 지휘봉을 잡지 않은 상황서 시즌 내내 KBO 기술위원장 자격으로 꼼꼼하게 대회를 준비했기 때문이다. 객관적 시각으로 10개 구단 선수들을 파악했다. 만약 김 감독이 프로 사령탑이었다면 대회 준비에 그 정도로 신경을 쏟을 수 있었을까. 201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사령탑을 맡았던 삼성 류중일 감독은 수 차례 두 집 살림의 어려움과 스트레스를 호소했다.

일단 전임감독제가 실시되면 1년 내내 대표팀 체제가 유지된다. 감독, 전력분석팀 등 실무자들에 대한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축구보다 A매치가 적은 야구대표팀으로선 비상식적인 비용 발생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프로 감독의 대표팀 겸임 부작용이 너무 크다. 김인식 감독도 "1~2회 WBC를 맡았을 때 한화 감독이었다. 부담이 컸다. 젊은 감독들이 전임 감독을 맡았으면 좋겠다. 전임감독제는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했다.

▲대표팀 장기플랜

결정적으로 KBO가 전임감독제를 운영할 능력이 없는 것도 아니다. 여타 체육단체와는 달리 이미 대표팀 운영의 전권을 쥐고 있고, 자금력도 충분하다. 유일한 문제는 대표팀 일정이 없거나 눈 앞에 치를 대회가 없을 때의 감독 업무공백. 그런데 이 부분도 KBO가 적절히 관련 업무를 맡기면 얼마든지 해결될 수 있다.

그래서 전임감독제를 도입하는 동시에 대표팀 장기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다. 일본은 프리미어12 3위를 차지했지만, 일찌감치 고쿠보 히로키 감독 체제로 2020년 도쿄올림픽을 준비 중이다. 일본은 단순히 이번 대회만을 보고 대표팀을 운영하지 않았다. 이번 일본대표팀에는 유독 젊은 선수들이 많았다. 도쿄올림픽을 내다본 결정이었다. 한국의 경우 세대교체에 어느 정도 성공했지만, 여전히 완벽히 정착한 건 아니다.

프리미어12 2회 대회는 2019년에 열린다. 올림픽에서 야구가 부활하면 거의 매년 국제대회가 열린다고 봐야 한다. 프리미어12가 올림픽 예선을 겸한다고 해도, 어차피 지역예선을 따로 치러야 한다. 내년 정도만 국제대회가 없고, 2017년 2~3월에 4회 WBC가 개최된다. 이후 2018년 자카르타 아시안게임, 2019년 프리미어12와 도쿄올림픽 지역예선(야구가 올림픽에서 부활한다면), 2020년 도쿄올림픽, 2021년 WBC가 이어진다. 숨 돌릴 틈 없이 국제대회가 개최되는 상황서 대표팀 장기계획 수립은 필수다.

장기계획을 수립해야 오타니 쇼헤이 같은 대형투수가 등장한다는 게 야구관계자들의 견해다. 한 관계자는 "한국야구의 DNA는 강하다. 하지만, 프로 구단들과 아마추어 야구의 연계와 교류는 여전히 제한적이다. 대표팀 차원에서 청소년, 아마야구까지 관리해야 인재를 발굴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프리미어12 우승이 일회성 기쁨이 되지 않기 위해선 동일선상에서 전임감독제와 대표팀 장기계획 수립이 이뤄져야 한다.

[야구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pres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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