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펄즈, '못' 나빠 본 여자 셋 또 나쁜 '척'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전혀 세 보이지 않는다. 웃는 모습은 순박하며 수다스럽다. 심지어는 허당끼도 있다. 이런 퍼펄즈(건희, 은용, 우영)가 또 한 번 ‘나쁜 여자’가 되기로 했다. ‘못’ 나빠 본 여자 셋의 세 번째 ‘센 척’ ‘나쁜 척’이다.
17일 공개된 신곡 ‘나쁜 여자’는 지난 9월 발매한 ‘나쁜 짓’에 이은 퍼펄즈와 작곡가 귓방망이의 두 버내 ‘배드(BAD) 콜라보레이션’이다. 펑키한 사운드에 복고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레트로 댄스곡으로 세 멤버의 개성 있는 보컬과, 데뷔 이후 처음 도전하는 랩이 인상적인 곡이다. 이전 곡들이 섹시함을 강조했다면 이번에는 발랄함도 추가됐다.
제목 ‘나쁜 여자’가 주는 느낌처럼 가사 내용도 강렬하다. 연애 따로, 결혼 따로인 남자들의 이중적인 심리를 따끔하게 지적한다. 이에 대해 건희는 “나쁜 남자에 일침을 가하며 여성들에게 통쾌함을 선사한다”라고, 우영은 “나쁜 남자한테 데인 상황이다. 그래서 나쁘게 변할 수밖에 없었던 여자를 당당히 표현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나쁜 여자’는 지난해 10월 공개한 데뷔곡 ‘원.투.쓰리(1.2.3)’와 두 번째 싱글 ‘나쁜짓’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느낌도 준다. ‘원.투.쓰리’에서 나쁜 남자에게 이용당한 여자에게 ‘자존감을 가지라’고 충고했던 퍼펄즈는, ‘나쁜 짓’을 통해 나쁜 남자의 이기적인 행동 깨닫고 제대로 각성했다. ‘나쁜 여자’는 결국 이런 남자들에게 폭발한 여자의 강력한 한방을 보여주는 완결판이 됐다.
이렇듯 퍼펄즈는 연달아 ‘나쁜 남자’에 얽힌 노래를 불렀다. 주로 훈계하고, 일침을 가하는 ‘센 언니’ 쪽이었다. 사랑에 아픈 상처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법한 표현력이 돋보였다. 혹은 진짜 ‘센 언니’가 아닐까라는 추측도 일게 했다.
그러나 가사는 가사일 뿐이었다. 퍼펄즈는 사랑에 있어서도 삶에 있어서도 별로 나빠 본 적 없는 여자들이었다. 연애에 있어서는 ‘절대 을’에 가까웠고, 이십대 중반의 나이에 해본 가장 큰 일탈은 ‘여행 시도’였다.
은용은 “나는 연애할 때 한 사람에게 올인 하는 스타일이다. 그렇지만 올인 했다가 데인 기억이 있다. 이런 노래를 부르며 나도 이렇게 당당한 여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상처받은 경험이 있으니 이제는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는 생각”이라며 노래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건희는 “주변에서 내가 ‘나쁜 짓’ ‘나쁜 여자’ 등을 부를 때 ‘너는 뭘 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평상시에 네가 하는 모습을 무대에서 그냥 보여주라’고 하더라”며 웃어보였다.
이어 “나는 나쁜 여자가 아닌데 주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한다. 이미지 탓인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사랑에 상처 받은 적이 많고, 크게 데인적도 있다. 세 다리를 걸친 남자가 있었다”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건희는 “그래도 그 분이 곡을 표현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오히려 이별의 아픈 경험을 녹일 수 있어 값지다고 생각한다”는 쿨한 면모를 보였다.
막내 우영은 “연애 경험이 별로 없다”며 아쉬워했다. 우영은 “씁쓸하지만 상상을 많이 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 같다. 이번은 내가 진짜 ‘나쁜 여자’라고 생각하고 노래를 불렀다”라고 덧붙였다.

‘일탈’과 관련한 이야기는 ‘웃픈’(웃기지만 슬픈) 공감을 자아냈다. 건희는 “연습생 때 너무 힘들었다. 정말 힘들고 답답했고, 아무 생각이 안나 무(無)의 경지에 이르렀을 때가 있었다. 그래서 ‘우리 안 되겠다.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건희는 “그런데 떠나기 전에 생각할 게 너무 많더라. 그런 생각을 하니 소심해졌다. 바로 떠나야했는데 기차표를 알아보고, 좌석을 정하고, 부모님께 허락을 받는 문제를 놓고 한 시간을 고민했었다”며 “고민 끝 부모님께 허락을 구했는데 혼이 났다.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가 진짜 일탈을 원했으면 그냥 앞 뒤 안 보고 떠났어야 했다. 부모님 말 한 마디에 ‘이러지 말자’라는 결론을 내렸다니”라며 무릎은 쳤다.
우영은 “두 번째로 놀이 공원 일탈을 기획했던 적이 있다”라며 또 다른 일탈 시도를 전했다. 우영은 “연습실에서 몰래 나와서 지하철을 탄 후에 선생님한테 전화를 걸어 허락을 구했다. 역시 혼이 났고, 그대로 다시 지하철을 타고 돌아왔다”라며 “결국은 다시 연습실로 돌아와서 연습을 했었다”며 배꼽을 잡았다.

퍼펄즈의 이런 ‘일탈 시도’들은 다 추억이 됐다. 은용은 “돌이켜보면 참 귀여웠다. 그 상황만 벗어나면 되겠지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지금 드는 생각은 ‘그렇게 했으면 우리 퍼펄즈가 나올 수 있었을까’다. 그냥 기차표를 알아보고, 지하철을 잠깐 탔던 것만으로도 설렜던 것 같다”고 결론을 내렸다.
결국 셋은 함께하는 무대에서 답을 찾아냈다. 아직도 ‘일탈’을 못 해봤다며 아쉬워하면서도 “데뷔 후 지방 행사를 뛰다보니 함께 하는 여행은 자연스레 해결이 됐다. 지역마다 특성이 다르고 매력이 있다. 일을 하러 간다는 느낌보다는 놀러간다는 느낌”이라고 했다. 퍼펄즈답다는 느낌을 주는 답이었다.
퍼펄즈에게 많은 스케줄은 곧 인지도였다. 2개월 만에 다시 앨범을 들고 나온 것 역시 대중에 퍼펄즈를 각인시키고 싶어서였다. 퍼펄즈는 “우리는 무지개처럼 많은 색을 가진 그룹이다. 보여드릴 게 많다. ‘원.투.쓰리’가 검정색, ‘나쁜 짓’이 고동색의 느낌을 줬다면 ‘나쁜 여자’는 빨강이다. 잘 어울린다는 판단 하에 센 콘셉트를 잡았지만 흰색과 핑크색 느낌의 퍼펄즈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이는 퍼펄즈가 완성해나갈 무지개를 기대케했다.

[티브이데일리 김지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크레센도뮤직]
나쁜 여자 | 퍼펄즈
[ Copyright ⓒ * 세계속에 新한류를 * 연예전문 온라인미디어 티브이데일리 (www.tvdaily.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Copyright © 티브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