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교육부, 국정화 행정예고 마지막 날 밤 직원들에 문자.."국정화 찬성 20만부 온다..밤새워 분류하라"

송현숙 기자 입력 2015. 11. 16. 06:00 수정 2015. 11. 16.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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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서 구체적 숫자 사전 파악..교육부 "적법한 절차"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행정예고 마지막 날인 지난 2일 찬성 의견서(사진)가 대량으로 도착하리라는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도착할 찬성 의견서의 대략적인 숫자까지 공지하며 직원들에게 분류 작업을 위한 동원령을 내렸다. ‘올바른 역사교과서 국민운동본부’라는 정체불명의 단체가 막판에 트럭에 실어온 박스들( ▶[단독]국정화 찬성 서명 ‘차떼기’ 조작·동원 의혹)이 정부 측과 교감이 있었던 찬성 의견서였을 개연성을 보여준다.

정부 관계자는 15일 “교육부가 행정예고 마지막 날인 지난 2일 오후 10시쯤 직원들에게 찬성 의견서 분류 작업을 위한 동원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직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찬성 쪽에서 보내는 의견서 20만부가량이 도착하니 밤새워서 내일(3일) 고시 전까지 분류하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예고 마감 한 시간 전인 2일 오후 11시쯤 수십개의 박스를 실은 트럭이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 도착했다. 교육부는 3일 국정화 고시 브리핑에서 “2일 도착한 의견들은 직원들이 새벽까지 분류했다”고 밝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야당 보좌관 5명은 지난 11일 교육부에 접수된 국정화 찬성 의견서를 확인한 결과 “상당수 의견서가 똑같은 양식·내용으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한 보좌관은 “일반 박스로 분류된 1~62번 박스 중 10~62번 박스엔 새 종이나 다름없는 A4용지들이 인쇄물로 채워져 있었다”며 “누가 봐도 한눈에 의아했던 것은 한 명이 보낸 의견서가 9~10장으로 동일했고, 의견서 제목이나 형식, 찬성 이유가 판박이나 다름없었다”고 전했다. 그는 “이 의견서들은 ‘중·고등학교 교과용도서 국·검·인정 구분(안) 의견서’라는 큰 제목 밑에 ‘제목: 중·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적극 찬성’과 ‘성명·주소·전화번호’란 표를 만들고, 그 밑에 박스로 ‘국정 찬성 이유’를 적었다”며 “동일한 포맷이 신상만 바꿔 반복되고, 한 사람의 9~10장 의견서가 묶이지도 않고 모두 낱장으로 제출됐다. 한곳에서 이름만 바꿔 출력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또 다른 보좌관은 “1~9번 박스에는 찬반 의견서가 섞여 있었는데, 찬성 의견서는 거의 없었다”며 “찬성 의견서는 대부분 2일 밤 트럭으로 실려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직원들에게 작업 동원령을 내리며 밝힌 ‘20만부’는 한 사람당 9~10장씩 제출된 찬성 의견서 1만4882건과 찬성 서명지들을 합친 전체 페이지 숫자일 것으로 추정했다.

강희용 새정치민주연합 부대변인은 “여론을 왜곡하기 위해 ‘조작된 서명부’를 작성한 것은 명백한 공무집행방해죄에 해당한다”며 “‘올바른 역사교과서 국민운동본부’라는 정체불명의 집단이 찬성 작업을 주도하면서 다수 선량한 국민의 명의를 도용했다면 사법당국이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14일 경향신문 보도 후 해명자료를 내고 “개인별 성명·주소 및 연락처를 동반한 의견서 제출이 개인의 자유의지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적법한 방법과 절차에 따라 이루어진 행정부의 행정행위에 대해 조작·동원 등의 용어로 국민들의 불신을 조장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송현숙 기자 so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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