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폭력시위'에 대응하는 경찰의 '폭력적' 자세

신희은 기자 입력 2015. 11. 15. 12:30 수정 2015. 11. 15.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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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여담]폭력시위·초강경 대응에 희석된 '교과서 국정화·노동개혁'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취재여담]폭력시위·초강경 대응에 희석된 '교과서 국정화·노동개혁' ]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네거리에서 민중총궐기 투쟁대회를 마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경찰과 충돌하자 경찰이 캡사이신을 섞은 물대포를 쏘고 있다. /사진제공=뉴스1.

'밧줄, 쇠파이프, 벽돌, 횃불…'(시위대)
'차벽, 캡사이신, 물대포, 채증…'(경찰)

지난 14일밤 광화문 광장 일대는 심한 몸살을 앓았습니다.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이 격화되면서 시위대 51명이 연행되고 부상자도 속출했습니다.

시위대는 과격한 방식으로 광화문광장 진출을 시도했고, 경찰은 초강경 대응으로 이를 저지하는 위험천만한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 농민은 경찰이 직사한 물대포에 맞아 의식불명에 빠졌고 뇌수술까지 받고 생명을 위협받는 위독한 상황에 놓였습니다.

지난 14일 서울 도심에서 노동·농민·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민중총궐기 투쟁본부가 주최한 대규모 집회가 주최측 추산 13만명(경찰 추산 6만4000명)이 참여한 가운데 자정 가까운 시간까지 개최됐습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집회 이후 최대 규모였던 이번 집회는 주최측이 사전에 '광화문광장과 청와대 진출'을 예고하면서 물리적 충돌이 우려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경찰은 '필요 최소한의 수준'에서 차벽을 설치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더 나아가 경찰버스 700여대와 트럭 20여대 등을 동원해 청계광장에서 동화면세점을 잇는 동서 방향으로 차벽을 미리 설치했습니다. 또 경력으로 겹겹이 에워싸 시위대의 진출을 원천 차단했습니다.

시위대는 오후 4시50분쯤부터 쇠파이프로 경찰버스의 창문을 부수고 밧줄을 바퀴와 창틀 등에 묶어 차량을 끌어당기는 방식으로 차벽 붕괴를 시도했습니다. 경찰은 이를 저지하기 위해 캡사이신을 고농도로 섞은 물대포를 시위대를 향해 직사 살포하기 시작했습니다. 충격이 훨씬 심한 캡사이신 살수총을 시위대를 향해 직접 쏘기도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오후 7시쯤 종로구청입구 사거리에서 경찰버스를 밧줄로 끌어당기던 전남 보성농민회 소속 농민 백모씨(69)가 경찰이 3m 안팎의 거리에서 직사로 쏜 물대포에 맞아 뒤로 쓰러졌습니다.

물대포는 백씨가 쓰러져 의식을 잃고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도 백씨를 향하고 있었습니다. 주변에 있던 시위대가 백씨를 돕기 위해 나선 상황에도 물대포는 계속됐습니다. 병원 응급실로 향한 백씨는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고 늦은 밤 뇌수술을 받고 회복 중이지만 여전히 위독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백씨의 위독 소식이 알려진 한참 후까지도 경찰의 물대포 분사가 계속됐고, 시위대를 향해 직사하는 행태도 개선되지 않았습니다. 부상자를 싣고 가기 위해 도착한 응급차량이 경찰의 저지로 이동하지 못하는 사태도 발생했습니다.

경찰장비 사용기준상 물대포는 가까운 거리에서 사람을 향해 직접 분사하지 못하도록 명시하고 있습니다. 시위대를 불법폭력행위자로 규정하더라도 경찰의 이 같은 공권력 행사는 시민의 생명까지 위협할 수준이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려워보입니다.

물론 경찰관을 위협하는 시위대의 폭력행위도 문제입니다. 일부 시위대가 보도블럭이나 횃불을 경찰관을 향해 집어 던지고 방패를 강제로 빼앗는 등 과격한 행동을 보였습니다.

시위대의 폭력행위와 이에 대한 경찰의 초강경 대응으로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와 노동개혁, 쌀값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한 이번 집회의 취지가 희석되고 이를 지지하는 여론에까지 찬물을 끼얹은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신희은 기자 gorg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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