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톺아보기] 국정교과서 여론 절반 반대에도 정국 못 뒤집는 야당

정재호 입력 2015. 11. 9. 0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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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국정교과서 대치 국면을 풀고 국회로 돌아갔지만 표정이 밝지 못하다. 국민의 절반 이상이 국정교과서를 반대하는 상황에서도 당 지지율은 오히려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정국을 한번에 뒤집을 수 있는 이슈를 창의적으로 활용하기는커녕 반사이익마저 챙기지 못한 결과다. 지도부의 전략 부족과 일점돌파를 방해하는 고질적인 당내 계파갈등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문재인 대표 체제의 새정치민주연합에선 무기력증이 일상화됐다. 한국갤럽의 정당별 지지율 추이에 따르면 올 7월 국가정보원의 해킹 및 민간인 사찰 의혹이 제기됐을 때 새정치연합은 전달보다 0.6%포인트나 빠진 22.6%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지난 달 정부 여당의 국정교과서 강행으로 여론이 악화일로에 있을 때도 당 지지율은 또 다시 0.4%포인트 빠진 22.2%를 기록했다. 급기야 이달 들어 첫 주엔 주간 기록으로도 올해 최저치인 20%로 내려앉았다. 같은 시기 국정교과서 반대 여론이 10월2주차에 비해 11%나 상승한 53%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론의 절반도 당의 지지율로 흡수하지 못한 셈이다.

새정치연합의 지지율 이반의 통계학적 흐름은 매번 유사했다. 20% 안팎의 야당 골수 지지층을 제외하면, 정부·여당에 반대하는 의견을 강하게 표출하는 20~40대와 무당파 층이 끝내 야당 손을 들어주지 않는 구도다. 11월1주차 지지율을 분석해 보면 20~40대는 정부의 국정화 강행에 대해 72.3%가 반대하고, 야당의 장외투쟁에 대해서도 59%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우호적으로 답했다. 그러나 20대의 새정치연합 지지율은 26%, 30대는 30%, 40대는 24%에 머물렀다.

정치전문가들은 야당의 지리멸렬한 모습이 대안세력으로 확신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윤태곤 정치평론가는 “과거 야당과 달리, 주류-비주류 갈등이 상시적인 새정치연합의 경우 정부·여당을 반대하는 세력을 끌어들일 정치적 대표성이 떨어졌다고 판단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선거 개혁, 노동 문제 등 최근 이슈 그 어디에도 새정치연합이 명확하게 결론을 내며 대안을 제시한 적이 없는데 반사이익이 새정치연합으로 갈 이유는 없다”고 지적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이런 흐름이 지속된다면 내년 20대 총선은 필패라는 우려가 팽배한 가운데 해법은 야권통합뿐이라는 지적이 비등하다. 윤희웅 오피니언 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지금의 상황이 이어지면 선거 전 아무리 호재가 나오더라도 야당 지지율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신속하게 3개 축이 포함되는 야권통합의 장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야권통합에 앞서 새정치연합의 내분을 봉합하는 문제도 선결과제도 거론된다. 김용복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야권의 주류 vs 비주류, 천정배 신당 모두 식상한 구도라 국민들 관심을 다시 끌기에는 역부족”이라며 “현 구도를 뛰어넘는 새로운 프레임을 만드는 노력이 필요한데, 주류와 비주류 모두 과감한 양보를 통해 새로운 통합의 방식을 추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야권통합 방법론에서는 다소 편차를 보이고 있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국민이 정당을 볼 때 정당 전체가 아니라 당 대표를 중심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며 “문 대표가 혁신위와 비슷한 성격의 선대위를 (해법으로) 내놓는다면 야권통합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문 대표는 이에 대해 “때가 되면 이야기 하자”며 즉답을 피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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