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대 이준구 교수, "국정화는 현대판 분서갱유" 또 일갈

김용출 입력 2015. 11. 9.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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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여당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역사를 쓰는 일은 역사학자에 맡겨라”고 일침했던 서울대 경제학부 이준구 명예교수가 최근 국정화 확정고시 발표에 대해 “현대판 분서갱유”라고 비유하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 교수는 국정화 확정고시 발표 직후인 지난 4일자 개인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린 ‘이명박 박근혜-반쪽짜리 대통령’이라는 제하의 글에서 “국사 교과서 국정화는 현대판 '분서갱유'(焚書坑儒)에 해당하는 끔찍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면서 “전문가들이 공들여 써놓은 검인정 국사 교과서들을 죄편향이라는 얼토당토 않은 이유를 대서 모두 폐기해 버릴 텐데, 그것이 진시황이 책을 태워버린 '분서'와 무엇이 다를 게 있겠느냐”고 물었다.

또 “이 땅의 명망 있는 모든 역사학자들이 국사 교과서 집필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스스로 구덩이를 파고 숨어버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선비들을 구덩이에 파묻은 진시황의 '갱유'와 전혀 다를 바 없는 일”이라고도 했다.

이 교수는 “어제 국정화 확정 고시가 발표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장지연 선생의 ‘시일야 방성대곡’(是日也 放聲大哭)이란 말이 문득 머리에 떠올랐다"고 “저들은 역사전쟁에서 승리를 거두었다고 축배를 들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역사의 죄인'이 되어 두고두고 손가락질을 받을 자충수를 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4대강 사업도 함께 거론하면서 “이 두 대통령은 모두 자신을 철벽처럼 지지하는 절반의 국민에 기대어 나머지 절반의 국민을 헌신짝처럼 내버렸다"며 “지지층의 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고 그와 다른 소리에는 귀를 막는다면 대통령의 자격이 눈꼽만큼도 없는 셈”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김용출 기자 kimgij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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