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화 찬성 시국선언'도 법리검토?..면죄부 수순

CBS노컷뉴스 박종환 기자 입력 2015. 11. 8.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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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화 저지 교사행동' 집회 참가자 전수 조사
보수단체 회원들이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지지' 기자회견을 갖고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교육부가 보수단체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찬성 시국선언의 위법성 여부에 대한 법리검토작업을 벌이고 있으나, 이는 면죄부를 주기 위한 수순으로 해석된다.

교육부는 특히, 국정화 반대 시국선언 교사는 물론 반대 집회 참가교사에 대한 강도높은 징계를 벌일 방침이다.

법리검토 작업의 대상은 공교육살리기 교장연합과 바른교육 교사연합 등 보수단체 소속 교장·교사 등 1천명의 시국선언이다.

이들은 9월 2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행 검인정 한국사 교과서는 '대한민국의 역사교과서'가 아니라고 선언하고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를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다분히 국정화 반대 시국선언 교사들만 징계하는 데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면죄부를 주기 위한 수순으로 해석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이들에 대한 자체 법률검토는 물론 법률자문도 추진하고 하고 있으며, 다음 주에는 결과가 나올 것"이라면서도 "이들의 경우 명백히 정치적인 견해가 나타내져 있지 않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행정을 하는 입장에서 형평성을 고려하기 위해서 (보수단체의 시국선언에 대한 법률 검토) 이야기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같은 구색맞추기식 요식행위를 거치면서, 다음주에 10월 29일 전교조 국정화 반대 시국선언 서명교사 2만1722명에 대한 징계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시국선언 핵심주동자 및 적극가담자, 단순가담자(단순 서명교원)로 나눠 처벌 기준을 정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한 뒤 시도교육감에게 시국선언 참여교사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기로 했다.

현직 역사교사 등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관계자들이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교사 선언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규탄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반대 시국선언을 주도한 변성호 전교조 위원장 등 집행부를 포함한 노조 전임자 84명을 검찰에 고발한 데 뒤이은 조치다.

교육부는 특히, 지난달 27일 전국 시도교육청에 공문을 내려보내 "10월 23일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교사행동' 집회에 참가한 교원 및 복무관리자의 관리 의무 위반여부를 확인해 보고"하도록 각 시도교육청에 지시했다.

공문에 따르면, 10월 23일 결근·무단결근·조퇴·연가를 한 교원이 있는지 초·중·고등학교는 물론 유치원까지 전수 조사하도록 했다.

전교조 홈페이지를 통해 명단을 파악할 수 있는 '전교조 시국선언 서명교사'와는 달리, 현황파악이 안되는 '국정화 저지 교사행동' 집회 참가자들을 전수조사해 색출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당일 출근하지 않은 명확한 사유를 밝히지 않은 교사에 대해서는 집회 참가 인원에 포함시켜 명단을 제출하도록 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공문은 결근이나 조퇴, 연가를 사용한 교원이 '집회 참가 여부 확인을 거부할 경우, 복무위반 혐의를 두고 조사할 예정'임을 고지하고, 집회 참가 인원에 포함시켜 명단을 제출하도록 했다.

실제로 서울시 교육청의 잠정 조사결과, 일부 교사는 10월 23일 조퇴를 했으나 사유에 대해서는 미확인으로 답변했다.

특히, 집회 참가를 허가한 복무관리자(학교장 또는 교감)에 대해서는 참여자 명단에 포함해 제출하도록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집회에 나가겠다고 신청한 것에 대해서 결재를 했다면 복무관리를 잘 못한 것인 만큼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집회에 참가한 교사가 있는 학교의 교장이나 교감에 대해 관리책임을 물어 징계할 방침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시도교육감 중 상당수는 시국선언 서명 교사 및 집회 참가 교사에 대한 징계가 필요하다는 교육부의 입장과는 달리, 징계의 명분이 뚜렷하지 않다며 교사 징계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병희 강원도 교육감은 2일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한 교사를 징계할 명분이 없다"며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사들을 징계하겠다는 교육부의 방침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강원도 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감 방침이 그러니까(징계는 힘들다는 입장이니까) 거기에 따라서 처리를 해야 된다"고 밝혔다.

전국 17명의 시도교육감 중 14명은 정부가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확정 고시하자 고시 철회를 요구하거나 유감을 표시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앞서,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의 비협조로 지난 4월 24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공적연금 강화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 등을 요구하며 연가 투쟁에 나선 교사들을 파악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부는 지난 4월 24일 첫 공문을 보낸 이후 5월 14일 유치원 교사까지 조사대상에 포함시키라는 수정보완 공문을 보낸 뒤 7월 10일과 23일 독촉 공문을 보내고서야 겨우 참가교사 명단을 취합할 수 있었다.

교육부는 연가투쟁이 참가했거나 참가한 것으로 의심되는 교원들은 6백여명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교육부는 연가투쟁 참가자 파악 때와 마찬가지로 '국정화 저지 교사행동' 집회 참가 교사 명단을 파악하는데도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CBS노컷뉴스 박종환 기자] cbs2000@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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