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 모든 중·고교에 친일인명사전 비치된다

최민지 기자 입력 2015. 11. 8.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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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등재 인물 중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도 포함.."친일 논란 국정 교과서 대신 좋은 참고 자료될 것"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사전 등재 인물 중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도 포함…"친일 논란 국정 교과서 대신 좋은 참고 자료될 것"]

친일인명사전 총 3권.

국정 교과서 논란으로 역사 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서울시교육청이 일부 학부모의 반발 등으로 미뤄왔던 친일인명사전 배포 사업을 다음 달 중에 추진한다. 이르면 내년 초 서울 관내에 있는 모든 중·고교 도서관에는 시교육청이 교부한 친일인명사전이 비치될 예정이다.

8일 김문수 서울시의원(교육위원장, 새정치민주연합)과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다음 달부터 서울 내 중·고교 551개교에 친일인명사전을 배포하는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김문수 의원은 "이번 달 중순에 열릴 시교육청 행정감사에 앞서 친일인명사전 배포 현황을 질의한 결과 '12월 중에 사업을 추진한다'는 답변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12월 '2015년도 서울시 교육비특별회계 예산안'을 통과시키며 1억7550만원을 증액해 서울 시내 모든 중·고등학교에 친일인명사전을 배포하기로 한 바 있다.

김문수 의원에게 서울시교육청이 제출한 감사 답변서.

예산 통과 후 약 1년이 지나도록 사업이 추진될 수 없었던 이유 중 하나는 반대 여론 때문이다. 올 초 '교육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연합' 등 일부 시민단체는 "친일인명사전을 학교 도서관에 비치하거나 학습 참고자료로 활용한다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고발하겠다"며 크게 반발했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올해 내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지위가 재판으로 인해 흔들렸던 만큼 교육청 입장에서도 여론을 무시한 채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민족문제연구소의 책을 무조건 배포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친일인명사전은 지난 2009년 민족문제연구소가 편찬한 책이다. 책에 수록된 친일 인사는 총 4389명이며, 이 중에는 박근혜 대통령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 방응모 조선일보 전 사장, 음악인 안익태(애국가 작곡가) 등 유명 인사가 대거 포함돼 있다. 때문에 각종 보수 단체로부터 '좌편향됐다'는 지적을 들어왔다.

교육청은 올초부터 도서 구매를 위해 친일인명사전을 보유한 학교 수를 파악하는 등 사전 조사를 진행해 왔다. 김문수 의원에 따르면 교부 대상이 되는 학교는 서울 시내 700여개교 중 해당 책자를 비치하고 있지 않은 551개교(중학교 333개교, 고등학교 218개교)이며, 이를 위해 1억6530만원이 지출될 예정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다음달 중 도서 구입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이에 대한 교육감 최종 승인을 남겨둔 상태"라며 "교부 시기는 '학기 초가 좋을 것'이란 의견이 있어 학교별 배치 일자가 각각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사 교과서가 국정 체제로 발행되며 친일·독재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교육청이 현장 역사 교육에 예산을 직접 투입하자 진보 진영에서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송재혁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대변인은 "부끄러운 역사일수록 계속 기억하고 교육해야만 불행한 과거가 되풀이되지 않는 것"이라며 "국정 교과서로 인해 친일과 독재의 역사가 묻힐 형국에서 친일인명사전이 비치되는 것은 분명 교육적으로 도움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한 고교의 역사 교사는 "친일인명사전이 도서관에 비치되는 것만으로도 교육의 정치적 중립이 흔들린다는 주장이야말로 지나치게 정치적인 발상"이라며 "책 분량이 많아 수업에서는 어차피 활용이 불가능하지만 학생 개개인이 일제시대에 대한 궁금증을 풀기에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민지 기자 mj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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