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안방극장 신스틸러..안세하의 4가지 반전(인터뷰)

김현록 기자 2015. 11. 5.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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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의 안세하 인터뷰
[스타뉴스 김현록 기자]
배우 안세하 / 사진=김창현 기자
배우 안세하 / 사진=김창현 기자

개성 강한 외모와 톡톡 튀는 캐릭터로 어느덧 브라운관의 신스틸러로 안착한 배우 안세하(29). 한창 인기리에 방송 중인 MBC 수목 미니시리즈 '그녀는 예뻤다'(극본 정대윤·연출 정대윤)에서는 전혀 '모스트'스럽지 않은 잡지기자 김풍호 역을 맡아 색다른 재미를 안겼다. 심지어 베일에 가려져 있던 회장님 아들이란 정체가 공개돼 드라마 안팎을 충격에 빠뜨렸다. 그러나 그의 반전은 이게 전부가 아니다.

◆반전1 "내가 회장아들이라니, 얼떨떨하네요"

지난 4일 방송된 '그녀는 예뻤다'에서 뿔테 안경을 벗은 김풍호가 연단에 올라 로열패밀리 핏줄을 공개하는 순간, 꽤 많은 이들이 경악했다. 그도 그럴 것이 안세하가 연기한 김풍호는 여러 회장아들 후보군들 사이에서도 가장 '럭셔리'와 멀리 떨어져 있던 인물이었다. 마감 탓에 며칠은 안 씻은 듯한 모양새를 하고 효자손으로 온 몸 구석구석을 긁어가며 편집실을 지키곤 했다. 안세하조차 대본을 받아들기 전까진 꿈도 꾸지 않은 반전의 전개였다.

"누구도 귀띔하지 않았고, 아무도 몰랐죠. 저는 그냥 저는 제외돼 있다고 생각했어요. 현장에서도 농담 삼아 '만약에 풍호가 회장 아들이라면 (극 중 고모가 되는) 라라(황석정 분) 선배님과 닮아서 그럴 것이라는 이야기만 했죠. 저 같은 경우엔 제가 회장 후보라는 것 자체를 모르는 사람이 꽤 있었어요. 전에 본방사수 하는 친구한테 '나도 후보'라고 했더니 '알겠고~' 하고 넘어가더라고요."

안세하는 김풍호를 연기하며 '나그네' 같은 인물을 떠올렸다. 조용조용하게 지내면서 씻지도 않고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으로 그를 그리고 싶었다. 늙수그레한 느낌을 더하는 줄 달린 뿔테안경은 그가 직접 경남 창원의 집에서 가져온 것. 덕분에 10살은 늙어 보이는 비주얼이 완성됐다. 분신이나 다름없는 효자손은 대본부터 포함돼 있었다고. 실제 찾아갔던 잡지사에서 효자손을 손처럼 쓰는 에디터가 있단 이야기를 듣고 디테일을 그대로 살렸다.

대본으로 먼저 김풍호가 회장 아들임을 알게 됐던 안세하는 자신이 반전의 주인공임을 기뻐하는 대신 캐릭터를 먼저 살폈다. 그는 "이전 연기 톤이 비슷했나, 전에 쌓아왔던 데서 반전이 생기나를 생각했다"며 "회장 아들과는 너무 거리가 먼 연기를 했는데 갑자기 이러면 보는 사람이 이해가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렇기에 안세하의 김풍호는 이후에도 '풍호 스타일' 그대로 간다. 얼마 남지 않은 결말이 점점 더 흥미로워진다.

'그녀는 예뻤다'의 안세하 / 사진제공=iMBC
'그녀는 예뻤다'의 안세하 / 사진제공=iMBC

◆반전2. "86년 1월생..실제로는 황정음이 1살 누나"

그러나 관계자들 사이에서 안세하의 진짜 반전은 '나이'로 꼽혔다. 1986년생인 안세하는 극중 여주인공 김혜진 역의 황정음보다 한 살 아래라 "누나"라 부른다.

"이게 참 상처는 아닌데, 풍호 하면서 사람들이 저를 '노안'으로 많이 기억하시더라고요. 그것도 아주 심하게. 제가 페이스북을 하는데 아주 난리가 났어요. '역대급 반전 다 필요 없다, 김풍호가 김혜진보다 어리다는 게 더 반전이다'라면서. 친구들도 제가 황정음씨에게 '누나'라고 부른다고 하면 '역겹다 어쩐다' 야단이에요. 저는 이 역할이 나이가 좀 들어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노안'으로 보이는 게 목표이기도 했고요."

그는 결코 상처받지 않았다고 강조했지만 일단 '그녀는 예뻤다'가 끝나고 나면 제일 먼저 수염을 깎고 머리스타일도 바꿀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또 다른 모습으로 카메라 앞에 설 예정이다. "저의 '늚음'을 본 분들에게 '젊음'을 보여줄 수 있는 여지가 있잖아요. 변화를 줄 수 있어 좋아요."

실제 만나보면 말간 피부에 수줍은 웃음을 간직하고 있는 안세하는 스타일 따라 확연히 느낌이 달라지는 배우다. 그는 "아래로는 서너살, 위로는 10살 넘게까지 커버가 가능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미래의 선택'에서는 노란 머리로 염색을 하고 사사건건 윤은혜를 구박했고, '신의 선물-14일'에서는 짧은 머리 형사로 조승우와 찰떡같은 호흡을 선보였다. '용팔이'에선 사채업자로 주원과 독특한 관계를 그렸다. 깨알같은 디테일과 리드미컬한 호흡이 캐릭터에 생기를 더하는 느낌이다.

"연기의 첫 번째는 묻어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대본을 볼 때 이 인물이 캐릭터들과 자연스럽게 묻어가는가를 가장 먼저 생각해요. 그리고 이 사람이라면 어떻게 할까를 생각하고요. 자연스럽고도 인간적인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연기 잘하시는 선배들은 다 저의 롤모델이죠. 그 중에서도 '신의 선물'에서 만난 조승우 선배는 '저런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는 분이에요. 그리고 오달수 선배님이 계세요. '우아한 세계'를 보면서 '뻑'이 갔죠. 어떤 작품에도 저렇게 잘 어울릴 수 있나,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배우 안세하 / 사진=김창현 기자
배우 안세하 / 사진=김창현 기자

◆반전3. "본명은 안재욱..발라드 가수가 꿈이었어요."

안세하란 중성적인 본명으로 활동중인 그의 본명은 안재욱. 연기는 꿈도 꾸지 않았고, 원래 장사가 하고싶어 대학에서도 경영학을 전공하며 마케팅 수업을 열심히 들었다. 함께 돈까스집을 하자고 의기투합 했던 친구는 실제로 돈까스 가게를 차려 잘 살고 있다. 그 때 안세하는 월 80만원을 겨우 벌며 연극 무대에 서고 있었다.

"발라드 가수가 하고 싶었어요. 2008년 군 제대하고 상경해서 본 오디션에 덜컥 붙어 2년간 준비했죠. 아르바이트 한 시간을 빼면 밤12시까지 건반 앖에서 살았어요. 트로트가수로 제목이 '뻥이야'라는 노래도 냈는데 그게 제 목표는 아니었거든요. 창원에 살 땐 제가 노래를 잘 하는 줄 알았는데 서울에 올라오니 너무 노래도 못하고 얼굴도 못생긴 거예요. 그런 줄을 몰랐죠. 당시만 해도 안재욱으로 활동했어요."

그는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 뮤지컬에서 코러스 역할을 했던 게 인연이 돼 연기를 시작했다. 대타로 3일간 무대에 오른 그를 보고 한 선배가 '재욱아, 너 연기했으면 좋겠어'라고 말한 게 그의 마음을 움직여 지금에 왔다. 당시에도 이름은 그대로 안재욱이었다. 한류스타 안재욱인 줄 알고 그의 공연을 보러 왔던 일본팬이 '이젠 당신의 팬이 됐다'며 과자 선물을 주고 간 일도 있었다.

"제 스타일의 연기를 하고 싶었고, 그래서 연기를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이름을 확실히 바꾸자고 결심했어요. 부모님한테 '결정해 주십시오' 했더니 대여섯개를 지어 주시더라고요. 안세하 빼고는 다 제 이미지랑 어울리는 이름이었어요. 다 생각은 안 나지만 '덕남'이도 있었어요, 안덕남.(웃음) 회사 대표님에게 '저는 안세하로 하겠습니다' 했더니 딱 한마디 하시더라고요. '후회하지마'라고. 아지까지 후회는 안 하고 있습니다."

배우 안세하 / 사진=김창현 기자
배우 안세하 / 사진=김창현 기자

◆반전4. "김태호PD부터 김인권까지..무수한 닮은꼴"

능청스런 캐릭터와 닮은꼴 외모 때문에 안세하를 '리틀 김인권'으로 기억하는 이들도 많다. 실제로 김인권과는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 하지만 김인권도 그의 존재를 알고 있다고.

"같이 한 선배님들이 '본인도 알아' 이렇게 애기를 하시더라고요. 영화 '어떤 살인'에서 함께 한 신현빈 배우가 '방가방가'를 김인권 선배님이랑 같이 하셨잖아요. 통화하며 제 이야기를 했는데 '내가 봐도 닮았더라'라고 하셨다더라고요. 다음엔 혹시 쌍둥이 역할로 나올 수 있을까요.(웃음)"

안세하는 "김인권 선배님 말고도 닮은 사람들이 좀 많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녀는 예뻤다'에 처음 안경을 끼고 등장했을 때는 '무한도전'의 김태호 PD를 닮았다는 이야기도 들었다. 하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봉준호 감독, 김기덕 감독, 가수 조PD, 개그맨 이경규에 안상태까지. 하지만 이제 점점 그냥 '리틀 김인권'도 누구누구 닮은꼴도 아닌 그냥 '배우 안세하'를 아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날 것 같다.

그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 '혹시 더 하고싶은 말씀 없나'라고. 수상소감도 아니건만 그는 "'부모님께 사랑한다고' 좀 전해달라"로 한 마디를 더했다. "누구를 위해서 열심히 연기하고 있냐 질문하신다면, 제 자신도 있고 회사도 있고 다 있지만 부모님이 보시는 데 제일 중점을 둔다"는 그다.

"요새 바빠서 적응이 안 돼요. 피곤한 것도 감사하죠. 지난 명절에 집에 내려가지 못해서 아버지한테 농담삼아 말씀드렸어요. '잘 나가는 배우는 이럴 때 못 간대요.' 아버지께서 흔쾌히 '그래? 오지 마라' 하시더라고요. 앞으로는 일 없어도 내려가지 말아야 되나 고민할 것 같아요."(웃음)

김현록 기자 roky@mtstarnews.com<저작권자 ⓒ ‘리얼타임 연예스포츠 속보,스타의 모든 것’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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