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변신] 환기 - 통풍 좋은 '판상형 복귀'.. 초고층 탑상형은 퇴조

2015. 10. 20.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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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봇물 이루며 한때 휩쓸던 탑상형 수요자들 외면
-환기 등 실용성 낫고 값 상승여력 더 커 판상형으로 회귀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한때 우리나라 서울의 이미지는 성냥갑 아파트로 대변됐다. 서울 하면 세계인들이 일자로 끝없이 늘어선 아파트 단지를 떠올릴 정도였다. 일자로 배치된 아파트에서는 앞뒤로 베란다를 둔 판상형 구조의 타입이 대세였다.

2면 개방형 탑상형 구조.

하지만 90년대 중후반 본격화된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 공급으로 상황은 달라졌다. 초고층 타워를 연상시키는 아파트의 외관은 기존 일자형 성냥갑 아파트에서 진일보된 아파트로 인식됐다. 이런 아파트는 구조적으로 2면 개방형인 탑상형 구조로 설계될 수밖에 없었다. 일자 모양의 판상형 아파트에 식상한 대중들이 초고층 주상복합의 탑상형에 열광하면서 탑상형은 아파트업계의 ‘공룡’으로 성장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목동 하이페리온, 용산 파크타워 등 지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아파트는 모두 탑상형 일색이었다. 지방 대도시에서도 주상복합 탑상형이 고급 아파트의 대명사로 자리잡으면서 탑상형의 위상은 전국적으로 높아만 갔다. 탑상형이라는 공룡이 전국을 순식간에 휩쓴 것이다.

그러나 탑상형 첫 공급 후 20여년이 지나면서 대중들의 선호도는 다시 판상형으로 돌아오고 있다. 같은 단지에서 탑상형과 판상형의 분양가는 거의 차이가 없지만 입주 후 두 타입의 집값 격차는 크게 벌어지기 때문. 입주 전 분양권이나 입주 후 아파트 모두 판상형이 탑상형보다 더 비싸게 거래된다. 아파트를 분양받는 사람들 역시 되팔 시기를 고려해 가급적 판상형을 선호하고 있다.

판상형이 선호되는 주된 이유는 환기, 채광 등 실용성 때문이다. 가장 큰 부분은 환기 문제다.

4베이 판상형 구조.

‘ㄴ’자 2면 개방형으로 이뤄지는 탑상형 구조는 판상형 구조보다 환기가 어렵다. 판상형은 앞뒤 베란다가 뚫려 있어 문만 열어두면 자연 환기가 된다. 하지만 탑상형은 2면을 모두 열어놓고 환풍기까지 가동해야 한다. 매일 사용하는 주방과 화장실이 있는 주택에서 환기 문제는 거주자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요소다.

또 채광 또한 판상형이 더 유리하다. 최근 아파트 설계기술의 발달로 판상형 구조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기존 판상형은 방 2개, 거실 1개가 남향을 바라보는 3베이 구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오랜 부동산 시장 침체로 좁은 면적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혁신설계 기술이 날로 발전하면서 아파트 주택형 중 최소 단위로 꼽히는 전용면적 59㎡부터 4베이(방 3개, 거실 1개가 남향) 판상형 구조가 가능해졌다. 최근에는 4베이 판상형에서 발코니 확장기술을 응용해 접목한 4베이 3면 개방형 판상형까지 발전한 단계다.

이런 4베이 구조에서는 집의 모든 방이 남쪽을 향할 수 있게 된다. 북향으로는 주방, 화장실, 팬트리, 드레스룸, 서재 등 집에서 꼭 필요한 기능을 배치한다.

또 다른 배경은 판상형이 탑상형보다 되팔기 쉽고 가격도 높게 형성된다는 인식이 퍼진 것과 관련이 크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7년여간 지속된 부동산 경기 침체의 여파로 수요자들은 아파트 선택에 있어 철저히 실용성을 중시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들은 대부분 대형보다는 여차하면 되팔아 현금화하기 쉬운 소형 아파트, 구조는 탑상형보다는 판상형을 선호한다. 이러다보니 애초 두 타입 분양가는 비슷했지만 갈수록 가격 격차가 나타나기까지 한다.

모 건설사 평면설계 담당자는 “수요자들이 집을 선택할 때는 외관이 수려한 탑상형을 선택하기 보다는 여러모로 실제 사용 가치가 높은 판상형을 선호하다 보니 판상형의 선호도와 가치는 계속 높아질 것”이라며 “앞으로 탑상형을 최소화하거나 탑상형을 판상형처럼 만드는 설계기술 역시 계속 발전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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