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폰' 손현주, 묵묵히 때를 기다리는 우직한 배우 [인터뷰]

신상민 기자 2015. 10. 16.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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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폰 손현주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연달아 3편의 스릴러를 하면서 ‘스릴러킹’이라는 칭호가 붙은 배우 손현주. 하지만 그는 ‘스릴러킹’이라기 보다는 묵묵히 한 우물을 파며 때를 기다리는 배우다.

‘더 폰’(감독 김봉주 제작 미스터로맨스)은 살해당한 아내로부터 전화를 받은 한 남자가 과거를 되돌려 아내를 구하기 위해 벌이는 단 하루의 사투를 그린 추격 스릴러다.

손현주는 ‘숨바꼭질’에 이어 ‘악의 연대기’, 그리고 ‘더 폰’까지 세 작품을 연이어서 스릴러라는 장르를 선택했다. 물론 그 시작은 2012년 방송된 드라마 ‘추적자 THE CHASER’(이하 ‘추적자’)였다. 드라마부터 시작하면 3년 째 스릴러 장르만 파고 있는 셈이다.

그렇기에 그는 주변 사람들의 걱정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주위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손현주는 호방한 웃음과 함께 “나도 밝은 거, 재미있는 걸 하고 싶다”며 “그런데 스릴러가 많이 들어온다. 되도록이면 스릴러는 한 템포 쉬어야겠다”고 대수롭지 않은 태도를 보였다. 우려에도 불구하고 스릴러에 끌렸던 이유는 손현주가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시나리오를 고른 나의 결정을 보면 로맨틱 코미디보다는 스릴러처럼 긴박한 내용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공포 영화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살 수 있을지 없을지에 대한 궁금함에 대한 재미가 있어요.”

스릴러 장르를 즐기지만 그럼에도 스릴러 장르 자체가 주는 무게는 3편의 스릴러를 한 손현주에게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그는 “스릴러가 마음을 무겁게 하는 건 사실”이라며 “촬영 시작부터 편집이 끝날 때까지 나를 압박하고 힘들게 한다. 때로는 트라우마로 남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이에 손현주는 스릴러를 “힘들게 하고 못 살게 구는 장르”라고 정의하면 웃음을 지었다. 무엇보다 그는 자신을 스릴러 장르로 이끈 ‘추적자’를 가장 힘들었던 작품으로 꼽았다. 촬영 이후 극 중 자신이 연기한 백홍석 역에서 빠져 나오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손현주는 지금까지 해온 작품들을 스릴러라기 보다는 가족 영화라고 농담을 했다. 그는 ‘숨바꼭질’을 설명하면서 내 가족이 사는 집에 누군가 살고 있다는 설정이라고 ‘가족’을 강조했다. 또한 ‘악의 연대기’를 설명하면서도 ‘가족’ 같은 형사들의 이야기라고 말을 해 웃음을 자아냈다.

어찌 보면 두 아이의 아빠이자 한 가정의 가장이기에 가족을 살리기 위한 이야기에 본능적으로 끌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손현주는 “나 같은 사람도 벽을 만나 이길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커다란 벽과 소시민이 싸우면 누구나 진다는 걸 알지만 영화를 통해서 이길 수도 있다는 만족감을 느끼게 하고 싶은 마음이 있음을 밝혔다.

스릴러는 작품의 무게만큼이나 몸이 고단할 수 밖에 없는 특성을 가진 장르다. 그렇기에 손현주는 크고 작은 부상을 안은 채 촬영을 해야 했다. 특히 촬영 중 갈비뼈를 다쳤음에도 압박 붕대를 한 채 촬영을 강행했다.

“늑골 6번이 다치면 기침을 하는 것도 불편하고 숨쉬기조차 힘들어요. 찍다 보니까 이러다 정말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서 두려움을 많이 느꼈어요. 저뿐 아니라 배성우도 많이 다쳤어요. 나중에 알게 됐는데 인대가 크게 손상이 돼 거의 끊어진 상태로 뛰었다고 해요.”

부상에도 불구하고 손현주는 대역을 쓰지 않는다고 딱 잘라 말았다. 그의 대답은 간단했다. 대역을 쓰면 영화에서 티가 나기 때문이다. 그는 “물론 정말 높은 곳에서 뛰어 내리거나 그런다면 전문가를 써야 한다. 그런 게 아니면 나이가 먹으면 대역을 쓰게 될 것이다”고 답변을 했다.

영화는 도심을 배경으로 쫓고 쫓기는 추격이 긴장감 있게 그려진다. 특히 청계천, 종로, 광교 등 우리에게 익숙한 도심이 펼쳐져 반가움을 더한다. 손현주는 연등 행사 추격 장면을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았다.

그는 “연등 행렬을 보면서 기가 눌렸다”고 말했다. 연등 행사 중 촬영이 진행되어야 했기 때문에 시간과의 싸움이었다. 또한 1만 명이 넘는 인파 속에서 진행되는 촬영이기에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배우뿐 아니라 스태프 모두가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촬영이라고 당시를 기억했다.

“도심에서 촬영을 할 때 대부분의 장면이 밤에만 찍었어요. 여름에 촬영이 진행되니까 해가 늦게 지고 빨리 뜨기 때문에 시간이 없었어요. 그래도 10시가 넘어가니까 사람이 없었어요. 예전에는 청계천, 을지로에 늦게까지 사람이 많았는데 요즘은 가족 단위로 많이 오기 때문에 그런지 10시가 지나니까 사람이 싹 빠지더라고요.”

영화는 현재의 남편이 1년 전 죽은 아내에게 전화를 받게 되면서 과거가 바뀌게 된다. 손현주는 “아마 영화를 보고 난 뒤 관객들이 많이 생각해볼 거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은 1년 전을 돌이킬 수 있다면 “수술을 하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그는 “피곤이 쌓여서 병원을 찾아 검사를 했다가 암 조직이 발견돼 떼어 냈다”며 “이거 때문에 ‘악의 연대기’ 촬영이 뒤로 조금 밀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리고는 “앞으로 갈 길이 바쁜데 과거까지 생각해야 할까”라고 조금은 무거워진 분위기를 가볍게 하려고 했다.

그가 과거보다는 갈 길을 중시하는 이유는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라는 마음가짐 때문이다. 그는 연극 무대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내며 “가야 되는데”라고 말을 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한 번에 두 가지 일을 병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현재 영화에만 집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마도 연극을 하게 되면 모든 걸 멈추고 연극에만 매진할 거에요. 드라마를 하게 되면 아마 드라마만 몇 년 할 거에요. 나름의 주기가 있는 거죠. 지금은 영화를 할 때인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준비하고 기다리면 때가 와요.”

손현주의 말처럼 ‘추적자’ 이후 ‘더 폰’까지 3년이라는 시간은 그에게 스릴러의 때였다. 이제 손현주에게 어떤 주기가 다가올지 궁금해진다.

[티브이데일리 신상민 기자 news@tvdaily.co.kr/사진 제공=호호호비치]

더 폰 | 손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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