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직업군 겨냥한 '틈새 대출'이 뜬다
[ 김은정/박한신 기자 ]

시중은행들이 특정 직업군을 겨냥한 대출상품 판매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고소득 전문직뿐 아니라 군인이나 교직원, 소규모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특화상품으로 고객을 끌어들이려는 전략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이 지난해 1월 출시한 ‘우리 동네 사장님 대출’의 지난달 말 판매잔액은 450억원을 넘어섰다. 이 상품은 골목상권의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대출이다. 다른 은행과 달리 세무서 신고소득이 아닌 신용카드 매출대금을 기준으로 대출금액을 산정하는 게 특징이다.
사업기간과 사업장 보유 형태 등을 감안해 최대 2억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큰 부담 없이 매일 원금 일부와 이자를 갚는 일일 자동상환서비스 등이 입소문을 타면서 지금도 꾸준히 월 10억원 이상씩 팔리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컨소시엄에 참여하지 못해 지주 차원에서 핀테크(기술+금융) 기업과의 제휴에 적극 나서고 있는 신한은행은 지난달 말 군 간부를 대상으로 한 ‘스피드업 모바일 군인대출’을 선보였다. 은행에 들르지 않고 스마트폰을 활용해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5년 이상 근무하면 최대 1000만원, 3개월 이상 5년 미만 근무하면 최대 500만원까지 대출 신청을 할 수 있다.
계열사인 하나저축은행과 연계해 중금리 대출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KEB하나은행은 시중은행 중 가장 폭 넓은 틈새 상품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대학교수부터 수의사, 개인택시 운전기사 등을 위한 대출상품을 판매 중이다. 동물병원을 연 수의사를 대상으로 한 ‘하나 수의사 클럽대출’은 급여나 아파트 관리비 이체 등 조건을 충족하면 연 1.5%의 우대금리를 줘 연 3%대 초반(개인 신용등급 3등급 기준)으로 대출받을 수 있다.
학비 부담이 큰 해외 유학생이나 특수목적 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을 자녀로 둔 부모를 대상으로 한 ‘에듀큐론’도 소비자 문의가 많은 상품이다. 대출 연장을 통해 최대 5년간 50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으며, 취급 수수료나 중도상환수수료는 없다. 다만 대출을 이용하려면 KEB하나은행을 거래외국환은행으로 지정해야 하는 조건이 있다.
시중은행이 연령, 직업, 소득 수준 등에 특화된 대출상품을 잇달아 내놓는 이유는 부실위험 관리가 상대적으로 쉬운 데다 상품 간 경쟁이 덜해 수익성에도 유리하다고 판단해서다.
여기에 가계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정부 규제가 강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연내 예비인가 결과가 발표될 인터넷전문은행이 저비용을 앞세워 공격적으로 공략할 틈새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시중은행의 한 부행장은 “주택담보대출 쏠림을 조정하는 과정”이라며 “최근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의 심사를 강화하도록 주문한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박한신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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