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형농가를 찾아서-충남]쪽파에 반한 남자, 틈새시장을 정복하다

허수진 기자 2015. 9. 2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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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 참살이유통 신석영 대표

[편집자 주] '농업의 위기'는 새삼스럽지않다. 쌀 관세화와 한중 FTA 등 뚫고나가야 할 난제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농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정립이 시급하다. 과연 대한민국 농업은 미래성장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 우리 농민 특유의 근면성에 ICT, 6차산업, 해외시장과의 접목 등을 꾀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뉴스1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과 함께 한국농업의 가능성을 개척하고 있는 '미래형 농가'를 선정했다. 전국 지역별로9차례에 걸쳐 게재할 예정이다.

신석영 참살이유통 대표는 대학졸업 후 20대 중반부터 소농으로 쪽파농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20여 년간 달려왔다. © News1

(아산=뉴스1) 허수진 기자 = ◇성공 포인트
1. 작물 ‘틈새’ 종류 공략
2. 남들 일 안할 때도 일하는 부지런함
3. 본인만 알고 있는 디테일한 재배기술 ‘팁’

“쪽파가 자라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반했다. 다른 채소들에 비해서 더 특출나게 비주얼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왜 쪽파를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참살이유통’(www.chamsalee.co.kr)의 신석영 대표는 이와 같이 대답했다.

신 대표는 대학졸업 후 20대 중반부터 소농으로 쪽파농사를 시작해 지금까지 20여 년간 달려왔다. 현재 약 7~8만 평의 비닐하우스 밭에서 하루 3~4t씩 1년에 약 1000t 이상의 쪽파가 생산되고 있다. 15명 정도의 고정 직원들이 신 대표와 함께하고 있다.

단순 생산만 해서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판단한 그는 유통비용을 절감해보기 위해 밭 옆에 작업장(공장)을 만들었다. 밭에서 생산된 쪽파는 바로 옆에서 판매가 가능하도록 다듬고 포장되는 작업까지 동반된다. 김치공장에 납품되는 쪽파는 세척까지 된다. 신 대표는 “농산물은 헐값에 도매상에 팔리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유통 과정을 줄여 훨씬 흑자를 보게 됐다. 초기 투자 비용에 비해 많이 이득을 봤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처음에는 전국 쪽파 산지를 모두 찾아다니면서 재배 기술을 습득하고 어떤 방법으로 유통시키는지 노하우를 눈여겨보면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그는 “사실 농사 짓는데 특별한 노하우랄 게 없다. 다만 개인이 혼자 하는 일이 아니고 여럿이 함께 해야 하는 일인 만큼 다른 사람들과 정보를 교환하고 유대관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디의 누구 물건이 좋다 어떤 방법으로 농사 짓더라 하면 벤치마킹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 대표는 ‘종자 선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쪽파는 1년에 2모작, 3모작이 가능하다는 점도 한 몫 한다는 것이다. 또 쪽파는 주요 수출품목에 들어가지는 않는 대신 수입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한국인들이 사랑하는 채소로서 국내 소비자들이 많다는 이점이 있다. 신 대표는 “비 주요품목이지만 운이 좋게 틈새시장을 우리가 선점하는 상황이 돼 지금까지 크게 적자 보지 않고 버틸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신 대표는 본인이 특별한 노하우가 없는 대신 상품의 희소가치가 생기는 타이밍을 잡는 ‘영리함’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신 찾아온 기회를 활용하려면 평소의 부지런함으로 최상의 쪽파 상품가치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다.

악천후 뒤에는 공급이 현저히 줄어들어 쪽파의 품귀현상이 일어난다. 이 타이밍에 최상 품질의 물건을 공급해 그만큼 수익을 올려 손해 봤던 부분을 모두 복구한 적도 있다.

참살이유통에서 나는 쪽파는 도매시장 및 주요 대형마트, 김치공장에 납품된다. 특히 대형마트 납품을 계기로 위상이 크게 올랐다. © News1

작물의 상품적 가치도 강조했다. 쪽파는 열이 많은 식물로 적당한 상태를 얼마나 잘 유지시켜주느냐가 상품 가치를 많이 좌우한다. 너무 서늘하면 대가 너무 가늘고 너무 고온이면 웃자라거나 끝이 마른다. 그래서 신 대표는 발품을 팔아 특히 더위에 강한 종자를 선택해 파종한다고 설명했다.

이곳 참살이유통에서 나는 쪽파는 도매시장 및 주요 대형마트, 김치공장에 납품된다. 특히 대형마트 납품을 계기로 대내외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올라서게 됐다. 스스로 자부심도 갖는다.

쪽파를 심고 남는 2~3만 평의 ‘히든’ 밭을 이용해 대파를 파종하고, 가을·겨울에는 냉이도 심을 계획이다. 신 대표는 “기회가 된다면 쪽파를 이용해 파김치를 담아 상품화시켜 판매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미래형 농가를 찾아서]

neverm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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