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종이라 무시하지 마세요".. 하이브리드견의 재평가
폼피츠(포메라니안+스피츠), 몰티푸(몰티즈+푸들)… 최근 생겨나는 새로운 견종들이다. 이들은 두 가지 기능이나 역할을 하나로 합쳐진다는 뜻의 하이브리드에서 따와 '하이브리드견'이라고 불린다. 사실 순종이든 흔히 믹스견이라 불리는 비순종이든 개의 기원까지 올라간다면 현재 모든 개는 하이브리드견이라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에 불리는 하이브리드견은 각 견종의 장점을 결합하려는 계획에 의해 태어난 것으로 디자이너독이라고 불리기도 하며, 엄마, 아빠 개의 혈통이 확실한 개들을 말한다. 국내에서는 블로거들을 중심으로 하이브리드견 분양과 양육에 대한 정보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포메라니안+스피츠=폼피츠. 게티이미지뱅크, www,olx.ph
국내에서 가장 잘 알려진 하이브리드견은 폼피츠다. 포메라니안과 스피츠 사이에서 태어난 강아지로, 상대적으로 덩치가 큰 스피츠 보다 몸집은 작으면서도, 포메라니안처럼 공처럼 둥글고 풍성하게 부풀어 오른 털을 갖고 있는 게 특징. 다만 개털에 알러지가 있는 반려인이라면 조심해야 한다. 털빠짐으로 유명한 포메라니안과 스피츠 사이에서 태어나, 폼피츠 역시 털이 많이 빠지는 편이다.
몰티즈+푸들=몰티푸. 게티이미지뱅크, www.thepuppymatchmaker.com
블레이크 라이블리와 몰티푸(왼쪽), 제시카 심슨과 몰티푸. www.foxbreakingnews.blogspot.kr
몰티즈와 푸들이 만나면 몰티푸가 된다. 털이 잘 빠지지 않는 푸들의 장점과 작고 귀여운 몰티즈의 외모를 모두 갖고 있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브레이크 라이블리, 리한나, 제시카 심슨 등 할리우드 스타의 파파라치 사진에서 그들의 품에 안긴 몰티푸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몰티즈와 푸들 중 어느 견종에 더 가까운가에 따라 털 색깔도 연한 베이지색부터 짙은 초콜릿색까지 다양하며, 직모일 수도, 곱슬일 수도 있다.
코카스파니엘+푸들=코카푸. 게티이미지뱅크, www.rosedaledoodes.com
코카스파니엘과 푸들의 교배로 탄생한 코카푸. 1960년대부터 알려져 혈통의 역사가 깊은 견종으로, 가장 먼저 세상에 나온 하이브리드견이라 추정된다. 활발하고 사랑스런 코카스파니엘의 성격과 털이 잘 빠지지 않는 푸들의 특성이 합쳐졌다. 미국에서는 코카푸의 표준화를 위해 1999년 코카푸 클럽도 생겼다.
골든리트리버+스탠다드푸들=골든두들. 게티이미지뱅크. www.reddogstable.ca
골든두들처럼 대형 하이브리드견도 존재한다. 골든리트리버와 푸들사이에서 태어난 골든두들은 총명하고, 사람에게 우호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의 유명 가수 어셔는 모금행사 경매에서 1만2000달러에 골든두들을 분양 받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래브라도리트리버와 푸들의 교배로 태어난 '래브라두들'도 비슷한 외형을 갖는다.
포메라니안+허스키=폼스키. 게티이미지뱅크, www.gracielushihtzu.com
포메리니안과 허스키의 교배로 태어난 폼스키는 포메라니안의 영향으로 몸집은 작아졌지만 눈동자와 털의 색깔은 허스키를 빼 닮았다. 초소형견인 포메라니안과 대형견 허스키의 교배과정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반드시 포메라니안을 부견, 허스키를 모견으로 두어야 분만이 가능하다. 하지만 자신보다 작은 수컷강아지와는 자연 교배하지 않는 암컷 강아지의 특성상, 폼스키의 탄생은 인공 수정으로 이뤄진다. 폼스키 교배는 주로 미국과 호주 등지에서 이루어지고 있어 국내에서의 폼스키 입양은 흔치 않다.
하이브리드견은 어떤 품종의 부모개에게서 태어났는가에 따라 외양이나 성격 등의 특성을 예측해 볼 수 있다. 또 순종을 얻기 위해 근친끼리 교배시킨 순종견의 경우 유전병이 있지만 하이브리드견은 유전병으로부터는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다. 다양성을 존중하는 측면, 비순종 강아지도 예쁘다는 것을 알리는 것에서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의 미의 기준, 또 사람이 가진 유전학에 대한 정보에만 기초해 새로운 종을 만들어낸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현재의 보더콜리는 더 뛰어난 목양견을 만들기 위해 스카치 쉽독이라는 견종과 스파니엘을 교배한 것으로, 예전 교배에는 합리성이 있었지만 최근 하이브리드견은 너무 사람의 미의 기준만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 아니냐는 얘기다. 동물보호단체 카라의 전진경 이사는 "최근 하이브리견 탄생은 나만의 것을 갖고 싶은 욕심, 외양의 아름다움에만 치중해서 교배가 이뤄지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현진 인턴기자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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