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주 "비록 꼴찌로 프로 가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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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5∼2016 프로배구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프로선수가 된 원곡고 4인방이 파이팅을 외치고있다. 왼쪽부터 장혜진, 김유주, 이한비, 강소휘. 한국배구연맹(KOVO) 제공 |
딸의 친구들도 착했다. 딸의 단짝 친구 강소휘(원곡고 3년·레프트)는 9일 열린 2015∼2016 프로배구 여자부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GS칼텍스의 지명을 받았다. 그 뒤 친구들 이름이 모두 불릴 때까지 강소휘는 두 손을 꼭 쥔 채 기도를 멈추지 않았다. 같은 학교 이한비(레프트)는 흥국생명에서 세 번째, 장혜진(센터)은 도로공사에서 다섯 번째로 이름을 불렀다. 딸의 친구들이 모두 지명자석으로 옮기고 딸 혼자만 대기석에 남게 되자 기도하는 사람은 세 명으로 늘었다.
결국 지명 포기를 포함해 30번째 순번에 IBK기업은행에서 아버지의 딸 김유주(리베로)를 찾았다. 이날 마지막 지명이었다. 김유주까지 자리를 함께하자 네 친구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기쁨과 안도의 눈물이었다. 이날 드래프트 참가자가 모두 지명을 받은 학교는 경기 안산시 원곡고뿐이었다.
김유주는 “친구들과 아버지, 그리고 김동열 선생님(원곡고 감독)이 없었다면 이 자리에 설 수 없었을 것이다. 코트를 등졌을 때도 마음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믿어주셔서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며 “중학교 때부터 계속 같이한 친구들과 6년 만에 헤어지게 됐다. 다음에 자리를 같이할 때는 더 좋은 선수가 돼 만나고 싶다”며 울먹였다.
굳이 따지자면 청소년 대표 출신 강소휘나 이한비가 김유주보다 앞서 있는 게 사실. 그래도 열아홉은 성패를 논하기에 너무 이른 나이다. 여자 배구 대표팀 선수 중에는 연습생 출신도 있었다. 김유주는 그저 출발선 맨 뒤에 섰을 뿐이다. 언제나 그랬다. 마침표를 예쁘게 찍는 자만이 처음을 남긴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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