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라덴 사살한 '네이비실'에 첫 여성 들어간다

▲ 미 최초 육군의 레인저 스쿨(Ranger School) 통과 여군 장교 2명
2011년 5월1일. 리언 파네타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제로니모 EKIA’(Enemy Killed In Action·적 교전중 사망)라고 백악관에 보고하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제로니모는 빈 라덴을 일컫는 암호였다. 이날 공격에 투입된 부대는 미 해군의 특전단인 '네이비실'(Navy SEAL)' 대원 20여 명이었다.
4년 전 알카에다와의 전쟁을 끝낸 네이비실은 미국 특전단의 대표 주자다. 1962년 당시 존 F. 케네디 대통령의 특명으로 발족한 최정예 특수부대인데, 미국의 현대전에서 네이비실은 점점 활약을 더 하고 있다. 국내는 여배우 데미 무어가 주연한 영화 'GI 제인'으로도 잘 알려졌다.
50년 넘게 금녀의 구역이던 네이비실이 마침내 여성에게도 지원 자격을 주기로 했다. 존 그리너트 미국 해군 참모총장은 18일 군사전문지 디펜스뉴스(DN))와의 회견에서 "앞으로는 6개월간의 해군 특수전 기초훈련 과정(BUD/S)을 통과한 여성에게 네이비실에서 근무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자격을 갖춘 사람이 네이비실팀 근무를 하지 못한다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면서 "성별을 차별하지 않는 조건에 맞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실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너트 총장의 발언은 미군 사상 처음으로 육사 출신 여군 장교 두 명이 정신력·체력 배양과 소부대 전술 습득을 위한 군사 훈련과정인 미 육군의 레인저 스쿨(Ranger School)을 수료한 데 따른 것이다.
◆ ‘녹색 얼굴의 악마’ 별칭 얻어

▲ 사진캡처 : 영화 GI제인 중 한 장면, ‘데미 무어’
기존의 해군 수중파괴대(UDT) 2개 팀을 모체로 발족한 네이비실은 이후 베트남전, 그레나다 침공, 파나마 침공, 걸프전, 보스니아 내전, 소말리아 내전, 아프간 침공, 이라크전 등 사실상 거의 모든 전쟁에는 참가해 수많은 전공을 거뒀다. 특히 네이비실이 미군에서 주역으로 떠오른 건 1960년대 베트남전쟁에서였다. 당시 네이비실은 메콩델타 지역에서 베트콩 수색정찰이나 매복기습작전을 수행하면서 '녹색 얼굴의 악마'란 별명을 얻었다. 전쟁 후 네이비실은 해군십자장 2개, 은성장 42개, 동성장 402개를 받았고, 최고명예훈장 수상자를 3명이나 배출했다.

네이비실 대원이 되는 과정은 혹독하다. 우선 지원자는 8주간의 기초체력 테스트를 거쳐야 한다. 이 테스트를 거치면 3주간의 예비단계를 포함해 모두 24주간의 BUD/S 과정이 기다린다. 서부 샌디에이고 해군 상륙전기지 부근 등에서 3단계로 나뉘어 진행되는 BUD/S 과정에서 가장 혹독하고 탈락률이 높은 것이 1단계 2주차 때 이뤄지는 '지옥주'(Hell Week)다. 지원자들은 지옥주 기간 5일 반 동안 하루에 많아야 4시간만 자면서 훈련을 받아야 한다.
전투잠수교육이 위주인 7주간의 2단계와 다시 7주간의 지상전술훈련이 위주인 3단계를 통과하더라도 곧장 팀에 배속되지 않는다. 수료생들은 미 육군 공수학교에 입교해 3주간 기초 공수훈련 과정을 이수하고 나서, 다시 26주간 시행되는 실 자격훈련(SQT) 과정을 거쳐야 한다.
SQT가 끝나면 '올챙이'(tadpole) 실 요원들은 일단 팀에 배속되지만, 예비소대에서 팀훈련(TRP)을 받아야 한다. 이에 따라 BUD/S 과정을 포함해 실 요원이 되려면 1년이 넘는 훈련을 이수해야 한다.
금녀의 문이 열렸지만, 여군이 얼마만큼 네이비실 대원이 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앞서 미 해군은 지난 2011년부터 핵잠수함, 강변 순시정, 잠수직, 공병직 등 일부 보직을 여군에 개방했지만, 실제 여군 근무자는 거의 없다. 정원이 1153명인 잠수직에서 여군은 7명으로 전체의 0.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정원이 1094명인 폭발물처리(EOD) 부문 역시 여군은 전체의 0.9%인 10명에 머물렀다.
이승종기자 (argo@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