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구옥 리모델링 '대구황금동 주택'

취재 김연정 사진 황효철 입력 2015. 8. 12. 15:33 수정 2015. 8. 12.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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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집

대구 도심의 오래된 주택가, 똑같은 지붕의 집들이 촘촘히 모여 있다. 그곳만의 모습을 그대로 지켜주고 싶었던 가족은 신축 대신 고치고 사는 법을 택했다.

[House Plan]

지난가을, 대구 황금동에 위치한 오래되고 낡은 주택을 리모델링하고 싶다는 부부를 만났다. 주택에 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오랜 기간 발품을 팔다가 이 구옥을 발견한 그들은, 본래 살고 있던 집주인을 설득해 이 집을 구입하게 되었다.

집은 대구의 황금동, 그 중에서도 어린이회관 주변 공원을 바라보고 위치해 있는 주택단지의 첫 번째 집이다. 이 집의 가장 큰 장점은 남향이면서 동시에 남쪽으로 숲을 바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또한 단지의 첫 번째 집이기 때문에 지하(이면서 동시에 1층이기도 한)에 주차장 공간을 갖고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다.

사실건축주는 이 땅에 새로이 집을 짓고자 하였다. 30년 이상 된 집이라 오랫동안 관리가 잘 되지 않은 상황이었고, 덕분에 많이 낡고 부서져 고치고 산다는 것이 당최 쉽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부수고 새로 짓자니 도로에 면한 땅을 꽤나 많이 내줘야 하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거기다 건축주는 오랜 시간 동안 유지되어 온 같은 형태의 주택들이 모여 만든 이 마을의 통일감을 가급적 지켜주고도 싶었다. 이런 이유들로 부부는 결국 리모델링을하기로 결정했다.

리모델링을 시작할 때는 우선 고칠 집이 가진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집의 단점은 딱히 나열할 필요도 없을 만큼 총체적이었다. 단열, 설비, 거기다 구조까지도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큰 문제는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집은 주차장으로 쓰이던 지하공간, 지상 1층, 그리고 여기에 다락높이 밖에 안 되는 2층이 있었다. 특히 지하는 너무 습해 오랫동안 비워져 있었고, 덥고 추워서 2층 역시 사용이 쉽지 않아 보였다. 또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나는 지붕에선 비가 샌 흔적도 있었다. 따라서 온전히 쓸 수 있는 공간은 1층뿐인데, 그마저도 공간구조가 효율적이지 못했고 1층의 절반은 난방도 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우선 쓸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지하주차장(도로에서는 바로 진입할 수 있는 1층 레벨)에 현관을 두기로 결정했다. 지하 전체를 내부에서 우레탄으로 단열을 하고 그 다음 이중벽을 쌓아 습한 벽에서 나오는 물을 처리하였다. 그렇게 만들어진 현관은 충분히 여유로운 공간이 되었고, 다양한 놀이와 취미활동을 위한 짐을 둘 창고도 생겼다.

현관을 지나 계단을 따라 올라오면 1층에는 주방과 다이닝, 거실, 욕실과 안방이 있다. 여기서 우리는 주방과 다이닝에서 이어지는 외부 테라스공간을 커튼월을 이용해 만들었다. 이곳은 난방이 되지 않는 내부공간이며, 형태적으로는 집의 전면에 위치해 집 앞의 공원을 더욱 가깝게 만날 수 있는 장소이다. 또한 필요에 따라 외부로부터의 시선을 차단하고, 동시에 집에 새로운 표정을 만들어 넣기 위해 패브릭(Fabric)을 이용한 패턴을 커튼월 뒤에 설치했다.

안방에는 예전 집의 천장을 뜯어내면서 생긴 높은 층고를 활용해 건축주의 개인공간인 다락을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밝은 거실공간을 원했던 가족을 위해 천장엔 2층을 관통해 지붕 밖으로 이어지는 천창을 내어 집 안으로 하늘을 끌어들였다.

여기서 한 층 더 올라가면 세 자녀들의 공간이 나타난다. 우리는 일단 지붕 전체를 걷어내고 단열과 방수가 제대로 된 지붕을 다시 만들어주기로 했다. 기존 지붕을 철거한 후 여기에 새로 목구조를 짜고 우레탄으로 지붕 전체를 단열하였다. 외부는 징크를 사용해 지붕의 외피를 만들었다. 그리곤 2층의 내벽을 다 없애 하나의 공간으로 사용하고자 했다. 대신 구조의 역할을 겸하는 2층 침대를 만들어주었고, 이 과정에서 지하부터 2층까지, 필요한 위치에 구조보강을 위한철골빔 작업이 이뤄졌다.

건축가의 입장에서 리모델링은 난감하지만 또한 즐거운 작업이다. 난감함의 이유는 수많은 돌발 상황들에 의해 공사가 끝날 때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는 것이고, 즐거움의 이유는 오래된 집이 새롭게 바뀌어 가는 모든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매우 놀라운 경험이기 때문이다. 처음 집과 건축주를 만나고, 시간이 지나 그 집이 새롭게 바뀌어 가족들이 즐겁게 지내는 모습을 보면 이 두 감정들이 교차되며 새삼 감사함을 깨닫게 된다.

집은 사람이 살고, 관심으로 자꾸 어루만져야 낡아도 낡은 것이 아니며, 오래되어도 좋은 것이 되는 듯하다. 이 집도 앞으로 가족들에 의해 새로운 시간이 더해지겠지만,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더 좋은 집으로 남아있길 바라본다.글•원유민

JYA-RCHITECTS  건축가 집단

원유민, 조장희, 안현희 세 명의 파트너로 구성된 젊은 건축가 집단. 네덜란드의 사무소와 한국의 대형, 소규모 사무소에서 각기 다른 건축환경을 경험해온 세 명이 서로가 고민해오던 건축을 둘러싼 많은 현상들에 대해 서로 다른 경험들을 공유하고 교합하여 나름의 건축적 해결책을 모색하고자 한다. 2013 젊은 건축가상을 수상하였으며, 현재 다양한 프로그램과 규모의 프로젝트들을 진행하고 있다. 070-8658-9912, http://jyarchitects.com

월간 <전원속의 내집>의 기사 저작권은 (주)주택문화사에 있습니다. 무단전재, 복사, 배포는 저작권법에 위배되오니 자제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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