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 70년, 분단 70년>폭약구멍·잿구덩이 ..'日 세균인체실험' 범죄인멸 증거



'731부대 생체실험 특별감옥 유적' 첫 공개
1932∼1945년 만주 일대에서 세균전 및 생체실험을 저지른 일본 관동군 731부대의 반인륜적 만행을 입증하는 새로운 증거물들이 대거 발굴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체제가 들어선 이후 중국이 2년여간 731부대의 만행을 고발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여 발굴 작업을 벌인 결과다. 중국은 헤이룽장(黑龍江)성 문물고고연구소가 731부대 터에서 발굴한 유물 1000여 점을 전시한 신관 개관 행사를 오는 15일 개최한다고 11일 밝혔다. 이들 증거물이 한국 언론에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신관 개관을 앞두고 주요 유물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시진핑 체제에 들어와 대대적으로 전개 중인 대일 역사전쟁과 관련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다.
중국 국가문물국은 신관 개관을 계기로 731부대 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세계문화유산등록준비팀을 가동, 2019년까지 731부대 유적 관리 사업을 추진하면서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 속속 발굴되는 새로운 증거물 = 이번에 새로 발굴돼 공개된 731부대 주요 유물은 마루타(생체실험) 특별감옥 유적지인 사각형 건물 '쓰팡러우(四方樓)'를 포함하고 있다. 헤이룽장성 문물고고연구소는 "발굴 전 쓰팡러우 특별감옥은 푹 들어간 모습이었으나 이번에 땅속에 묻혀 있던 감옥 전모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또 세균전 외에 본격적인 생화학무기용 독가스로 화학전을 전개하기 위한 독가스 저장 및 생산실·실험실·저장실도 공개됐다. 이곳에는 보일러 급수대와 생체실험을 위해 설치한 마루타 철도, 731부대를 총괄하는 항공반과 항공지휘소, 동상실험실이 포함돼 있다. 문물고고연구소는 그동안 세균실험실과 특수감옥 유적지를 중점적으로 조사 및 발굴 작업을 진행해 왔다.
총 부지 면적 1만5000㎡를 넘는 이 구역은 731부대 유적지의 핵심 구역 남쪽 중앙에 위치해 있다. 세균실험실, 특수감옥, 중심 회랑 및 4개의 정원으로 이뤄져 있다. 그 가운데 세균실험실은 731부대가 세균 연구와 생산, 저장 및 인체실험을 주로 자행했던 곳으로 731부대 유적지 중 핵심 구역에 속한다.
일본군이 화학전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기 위해 1938년 만든 독가스 실험실은 2층 벽돌 슬래브 구조로, 1층에 큰방 1개와 작은방 3개가 있다. 독가스 생산실·저장실은 1940년에 만들어졌다. 현재 개관을 위한 발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며 독가스 실험실 내외부 사진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31부대의 실험 종류는 100가지가 넘는다. 731부대는 대개 생체실험 및 세균전 부대로 알려져 있으나 대대적인 독가스 시설이 있었다는 사실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다. 독가스 종류와 생산량은 정확히 공개되지 않았다.
◇ 마루타 특별감옥 유적 전모 공개 = 쓰팡러우라 불리는 특별감옥 유적지는 서쪽 7동에 남자, 동쪽 8동에 여자 생체실험자가 수감됐다. 중간은 복도 형태로 돼 있고, 1층은 단체감방, 2층은 독방으로 이뤄져 있다. 이번 발굴로 특별감옥 전모가 드러났다. 1945년 8월 13, 14일 쓰팡러우 특별감옥은 벽 두께 50㎝로 일본군이 공병과 비행기를 투입해 폭파시킬 정도로 증거 인멸을 기도했던 극비 시설이다. 중국은 이번 발굴을 통해 폭약구멍과 소각의 증거인 잿구덩이를 처음 찾아냈다.
중국 전문가들은 "폭약구멍과 소각 잿구덩이야말로 일본 침략자들이 증거를 인멸한 직접적인 증거"라며 "더 이상 논쟁의 여지가 없는 최고의 사례"라고 평가했다. 문물고고연구소는 "기존 사료와 이번에 확인된 증거로 볼 때 731부대는 1945년 8월 철수 전에 서둘러 실험 설비를 폐기하고 세균실험실을 폭파시켰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731부대 기념관 측은 "이번 신관 개관을 계기로 천장을 설치하고 바닥을 유리로 만들어 관람객이 밑을 보면서 걸을 수 있도록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매일 오전 2~5명가량의 희생자가 본부 대로에 있는 실험실로 끌려가 산 채로 해부되는 생체실험 대상이 됐다. 731부대 일본군 규모는 3500명 정도로 알려졌으며 피해자 숫자만 해도 6500명가량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감옥은 집단난동을 막기 위해 내부에 독가스 배출시설도 갖춘 것으로 드러났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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