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야놀자] 물속에 바로, 판타지가 있다 - 제나 할러웨이 사진전

뉴미디어뉴스국 2015. 8. 1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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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과 ‘빛’이 만들어내는 마법 같은 순간을 포착한 사진들. 수중 사진작가, 제나 할러웨이(Zena Holloway)의 작품이다. 수중 공간은 그녀 삶의 현장이자 스튜디오다. 그녀가 진행하는 촬영은 모두 물속에서 이뤄진다. 육상에서 경험할 수 없는 ‘물속 판타지’와 마주할 수 있는 전시가 진행 중이다.

물속에 바로, 판타지가 있다제나 할러웨이는 1973년 바레인에서 태어나 영국 런던에서 자랐다. 고등학교 졸업 후 2년간 스쿠버 다이빙을 배웠는데, 이때 바다의 신비함과 아름다움에 매료됐다. 그녀는 처음 느꼈던 물속에서의 경험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사진을 독학했다. “빛은 물감이며 물은 캔버스”라고 선언한 제나 할러웨이는
자신의 경험과 느낌을 사진 작품으로 내기 시작했다. 그렇게 24년이 지났다.

시선을 끄는 물속 세계의 몽환과 신비전시장에 들어서면 유독 사람들이 몰리는 작품이 눈에 띈다. <워터 베이비(The Water Babies, 2005-2007)> 연작이다. 아이들이 동물들과 함께 자유롭게 헤엄치고 있다. <물의 아이들, 땅의 아이를 위한 요정 이야기>라는 찰스 킹슬리(Charles Kingsley)의 고전 동화를 재해석한 작품이다.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꼬박 2년이 걸렸다. 이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제나 할러웨이는 아이가 물과 친한 지부터 하나하나 확인했고, 물을 두려워하는 아이들과는 촬영을 진행하지 않았다. (그녀의 큰 딸도 작품에 등장한다.) 그래서인지 물속에 등장하는 아이들의 표정은 즐겁고 자연스러워 보인다.

무중력, 모든 것이 떠오르다“나는 무중력의 평온한 상태 속에 잔잔하게 떠다니는 인물을 보여주고자 했다. 이 여성은 시력이나 청력이 상실된 곳, 감각이 무뎌지는 곳, 육체가 호흡할 수 없는 곳에 존재한다. 그녀는 두려움 없는 평화 속에 놓여있다.” -제나 할러웨이

흰 드레스를 입고 깊은 물속을 부유하는 한 여성. <천사, 백조의 노래(Angel, Swan Song), 2005> 작품이다. 평생 울지 않다가 죽음을 직감했을 때 단 한 번, 아름답고 구슬프게 노래하는 백조의 전설을 모티브로 삼았다. 물의 움직임에 따라 흐늘거리는 드레스는 백조의 새하얀 깃털을 연상시킨다. (작품을 별도로 포착한 영상을 함께 보기를 추천한다.) 이 작품은 1990년 초 데미안 허스트 등 당대의 신예 예술가들을 발굴했던 세계적인 컬렉터 ‘찰스 사치(Charles Saatchi)’ 컬렉션에 선정되기도 했다.

한계를 갱신하는 끝없는 시도여인의 몸을 감싼 빨간 천이 어두운 물속을 가로지르고 있다. 적(赤)과 흑(黑)의 단순한 대비를 통해 이미지는 더 강렬한 생기를 얻는다. 그녀의 대표작
<엘르(Elle, Style Awards), 2011>다. ‘수중 사진의 백미’로 불리는 이 작품은, 물속 촬영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담았다고 평가받는다. 자기 한계를 넘기 위해 제나 할러웨이는 지금도 새로운 작업을 연구하고 있다.

물속에서 펼친 동화책제나 할러웨이는 요행을 바라는 사진작가가 아니다. 화면 속 여인은 하늘에서 사뿐히 내려온 듯 우아하지만, 그녀의 작업은 우아함과는 거리가 멀다. 원하는 찰나를 포착하기 위해 매번 1분 이상 숨을 참아야 한다. 스텝 9명과 카메라 7대를 동원해 8시간 동안 1,469컷을 촬영해 <잠자는 숲 속의 미녀(Sleeping Beauty), 2014> 작품을 완성했다.

물을 캔버스로 삼아 그린 세계그리스 신화 <오디세우스>에 등장하는 바다요정 ‘사이렌’은 아름다운 노래로 선원들을 유혹하고 파멸시킨다. 제나 할러웨이는 신화 속 ‘사이렌’을 에르메스(Hermes) 드레스를 입은 현대적 모델로 재탄생시켰다. 화면 안에 극장에서 느끼는 암전(暗轉)과도 같은 어둠의 세계를 <사이렌(Sirens), 2012> 작품 안에 녹이고자 했다.

오감이 흔들리는 순간제나 할러웨이의 사진은 인간의 오감(五感)을 잠시 흔들리게 만든다. 물속에서는 모든 것이 무중력 상태에 놓이고 감각도 무뎌지기 때문이다. 수중 세계는 고요한 외계와도 같다. 남성의 몸을 한 <인어(Merman), 1997>는 그 속을 자유롭게 유영하며 떠오른다. 작품을 가만히 바라본다. 고요하고 적막한 바닷속에서 사진 속 인어와 함께 헤엄을 치는 상상을 한다.

바다를 느끼는 방법"결정적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긴 시간을 기다린다. 그 긴 시간은 단 한 장의 사진과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 -제나 할러웨이

끝없이 하강하는 다이버. 빛을 마주 보고 팔을 벌린 그의 모습은 온몸으로 바다를 느끼는 듯하다. <다이버(Free diver), 1998>는 카리브 심해 다이버를 촬영한 제나 할러웨이의 초기작이다. 날씨가 좋지 않아 고생했지만 본인 스스로 스쿠버 다이빙 강사로 활동한 경험을 살려 얻어낸 역작이다.

제나 할러웨이, 물속 세상에 인생을 걸다“스쿠버 다이빙을 처음 할 때 깊은 물속에 있는 느낌이 참 좋았다. 뭔가 신성하고 새로운 세계에 들어가는 것 같았다. 다이빙이 일상이 된 지금도 그렇다. 따뜻하고 시야가 훤히 트이는 맑은 물속에 들어가면 여전히 신비스럽다.” -제나 할러웨이

수중 촬영은 제나 할러웨이에게 인생을 건 도전이었다. 18살 나이에 ‘수중 사진’이라는 개념이 생소한 시점부터 활동을 시작했으니까. 옆에서 그녀를 가르쳐줄 사람도 없었다. 독학과 시행착오를 거쳐 24년이 지났다. 제나 할러웨이는 이제 수중사진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 세계 최고 수준의 작가로 평가받는다. 긴 시간 물에 젖어 오들오들 떨었던 고통과 노력이 남긴 200여 점의 증거를 만나보자.

제나 할러웨이 사진전 – 더 판타지위치 :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7전시실
전시 기간 : 2015년 7월 3일 ~ 9월 7일
관람 시간 : 오전 11시 ~ 오후 8시
휴관일 : 매월 마지막 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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