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열의 내 인생의 책](5) 조선상고사 - 한국 사학의 주류를 넘다
이만열 | 전 국사편찬위원장 2015. 8. 6. 22:09
▲ 조선상고사 | 신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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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란 무엇이뇨? 인류사회의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이 시간부터 발전하며 공간부터 확대하는 심적(心的) 활동 상태의 기록”이라고 쓴 것이 바로 <조선상고사> 첫머리에 나오는 글귀다. 이 구절은 흔히 “역사란 ‘아(我·나)와 비아(非我·나 아닌 것)’의 투쟁의 역사다”라고 정리되고 있다.
<조선상고사>의 저자 단재 신채호(1880~1936)는 한말 일제강점기의 사학자요, 독립운동가다. 그는 <을지문덕전>을 비롯한 몇몇 영웅들의 전기를 썼고, 또 <조선연구초사> <조선상고문화사> 등을 남겼으나 <조선상고사>가 그의 대표적인 저술이다. 이 책은 첫머리에 그의 역사 이론과 한국사학사를 정리한 ‘총론’, 단군에서 시작하여 삼국시대 말까지를 다루고 있다.
내가 신채호에 주목한 것은 1970년대 초 어느 신문에 역사학 부문의 ‘한국의 학보(學譜)’를 쓰면서부터다. 신채호는 역사학자로서 아주 특출한 존재였다. 한국 역사학의 주류를 이룬 유교적 사학 전통에다 재야사학(在野史學)의 정신적 맥락을 접목하여 그 두 흐름을 종합했으며, 그 위에 근대민족주의사학을 이룩한 학자였다. <조선상고사>와 신채호는 그 뒤 내게 더 중요한 의미를 주었다. 나는 처음에 한국 고대사를 공부하게 되었는데 신채호를 연구하면서 근현대사로 학문적인 이적을 했다. 그가 남긴 대부분의 저술은 고대사이지만, 그의 고대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채호 자신을 먼저 이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를 이해하기 위해서 나는 신채호의 삶과 학문의 배경이 되었던 한국 근현대사를 공부하게 되었다. 그 때문에 <조선상고사>를 주저로 하고 있는 신채호는 나의 학문연구 분야를 넓혀 주었다.
또 <조선상고사> 총론에서 언급한 한국사학사는 내게 한국사학사 연구를 촉구했다.
<이만열 | 전 국사편찬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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